- ♡ 주역 공부

사랑지기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9.1.1
소축 : 부드럽게 응하라
소축괘는 아래 건괘와 위 손괘로 이루어져 있다. 모양으로 본다면 건괘는 하늘이고 손괘는 바람이다. 하늘에서 바람이 분다. 허공이 없다면 바람은 불고 다닐 곳이 없다. 바람은 하늘을 따른다.
小畜(소축)은 亨(형)하니 密雲不雨(밀운불우)는 自我西郊(자아서교)로다
(소축은 형통하니 짙은 구름이 일지만 비는 내리지 않는다. 내가 있는 서녘들로부터 시작할 것이다).
(初九) 復(복)이 自道(자도)이니 何其咎(하기구)리오 吉(길)하니라
돌아옴이 길로부터이니 무슨 허물이 되리오. 길할 것이다.
(九二) 牽復(견복)이니 吉(길)하니라
이끌어 돌아옴이니 길할 것이다.
(九三) 輿說輻(여탈복)이며 夫妻反目(부처반목)이로다
수레바퀴살이 벗겨지며 부부가 반목한다.
(六四) 有孚(유부)면 血去(혈거)하고 ?出(척출)하여 无咎(무구)이리라
성실함을 가지면 피가 사라지고 두려운 상황에서 나오니 허물이 없을 것이다.
(九五) 有孚(유부)라 攣如(연여)하여 富以其隣(부이기린)이로다
성실함을 가지고 끄는 듯 그 이웃과 부를 함께 한다.
(上九) 旣雨旣處(기우기처)는 尙德(상덕)하여 載(재)하니 婦(부)가 貞(정)이라도 ?(려)하리라
이미 비가 내리고 이미 그침은 덕을 높이어 가득 참이니 지어미가 곧고 바르더라도 위태로울 것이다.
소축괘(小畜卦)는 위가 바람이고 아래가 하늘이다(風天小畜). 아래의 강건한 하늘 기운이 위로 올라가려는데 위의 바람이 쓰다듬으면서 그치게 한다. 올라오려는 기운을 머물게 하면서 조금 비축하는 것이다. 빽빽하고 짙은 구름이 일지만 아직 기운이 충분히 비축되지 않아서 비 올 정도까지는 되지 않은 것처럼 일이 진행될 듯하면서도 더 나아가지 않고 머물러 있는 형국이다.
이 괘는 '주역(周易)'을 지었다고 하는 주(周) 문왕(文王)의 세력이 장차 은(殷)의 주왕(紂王)의 정권을 몰아내려고 준비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되기도 하였다. 나아가려 하지만 일이 풀리지 않아 잠시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 다른 측면이 있는데, 나라를 세우고 나서 비괘(比卦)에서처럼 인재를 모아 국력을 양성하는 단계에서 성급하게 국력을 낭비하지 말고 잠시 머물며 그 에너지를 비축하여야 함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주역·계사전(繫辭傳)'에 '한 번 음이다가 한 번 양이다가 하는 것을 일러 도라고 한다(一陰一陽之謂道)'고 했듯이, 변화발전은 일진일퇴(一進一退)를 거듭하는 단계를 거친다. 일부러라도 힘을 비축하며 때를 기다릴 필요도 있다.
초구는 수레가 나아가던 길로부터 돌아와 힘을 회복하여 비축함이다. 계속 진행하려는 것을 잠시 머물게 하는 것이다. 구이는 하괘의 가운데에 있어서 중도를 지키며 주위의 뜻 맞는 이들을 규합하면서 힘을 회복하여 비축하는 것(牽復)이다. 그런데 구삼은 하괘의 맨 위로서 에너지회복의 의미를 잠시 잊고 수레바퀴살이 벗겨지듯 소축괘의 취지에서 일탈하는 것이다. 역사에도 국가가 창업된 초기에는 부처(夫妻)가 반목(反目)하듯 쓸 데 없는 내분과 내란으로 국력이 낭비되는 일이 있기도 하였다. 이 시기를 잘 넘기지 못하면 공동체의 발전이 어렵다.
육사는 성심으로 대처하여(有孚) 육삼의 고비를 넘기고(血去) 난국을 타개하는 것(?出)이다. 그러다가 구오에 이르러 소축괘 전성기의 효험을 본다. 즉 상괘의 가운데에서 최고책임자로서 중도를 지키며 그 동안 비축해 놓은 성장의 과실(富)을 이웃과 더불어(攣如) 분배하는 것이다(富以其隣).
그러나 지나친 자리인 상구에 이르면 다시 또 경계하고 조심해야 한다. 구름이 짙게 드리워져도 비는 오지 않다가 결국 비가 오는 상황 즉 그 동안 힘들여 비축해 놓은 아래 건괘의 남성적 에너지를 섣불리 터트려 버리는 상황을 경계함이다. 비유컨대, 달이 거의 보름에 가까워지듯 남성(君子)에너지가 가득 찬 상태가 되면 여성(婦)에게 함부로 쏟아서는 안되는 것이 도교(道敎)의 '환정보뇌(還精補腦)'로서, 신선(神仙)되는 방법의 하나이다.
정해왕 부산대 철학과 교수
*출처 : (9) 소축괘(小畜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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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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