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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감소와 인구 고령화, 그리고 인구학이 말하는 우리의 미래
헤르비히 비르크 지음 | 조희진 옮김 | 신국변형판 | 228쪽 | 값 13,000원 | 2006년 4월 17일 발행 |
ISBN 89-957515-3-3 03330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해서 전 세계가 식량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맬서스의 인구론은, 세계적인 출산율 감소로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맬서스의 인구론은 이미 그 시대에 잘못된 것으로 판명이 났는데도, 인구학 분야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왔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런 맬서스 인구론의 오류를 하나하나 지적하고 인구학의 가장 중요한 학문적 지식의 근원을 가난한 계층의 복지를 위해 사회정치적 개혁을 주장한 요한 페터 쥐스밀히에게서 찾는다.
이 책은 고전주의 인구 이론과 200년 역사의 맬서스 인구론 등을 소개하고, 잘못된 맬서스 인구론이 인구학적 측면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출산율 감소와 그로 인한 인구 고령화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대책은 무엇인지 자세하게 살펴보고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33년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 감소폭이 미국보다 8배, 이탈리아보다 3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율 감소를 단순히 인구학적 문제 정도로만 생각할지 모르지만, 출산율 감소로 인한 인구 감소와 인구 고령화 문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고 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 책은 우리나라보다 이미 30년 앞서 출산율 감소로 인한 인구 감소의 길에 접어든 독일의 사례를 소개하고, 독일이 이것에 어떻게 대처해왔으며, 그런 대책들이 어떤 결과를 낳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내용이 많다.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 세대의 부족은 빠른 시간 안에 복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 책은 사라져가는 세대가 불러일으키는 위기에 대한 담론이다. 이 위기를 제대로 알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자만이 그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그 위기를 이해하고 이에 대처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줄 것이다.
인구학적 지식은 사회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다
인구학은 우리 모두와 관련되어 있다. 인구학은 단순히 출산과 사망에 따른 인구 증감만을 다루는 학문이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떨어지자, 대중 매체에 인구학자들이 등장하는 등 인구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조금씩 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출산율 감소 문제의 심각성을 실감하고 있지 못하고, 인구학이라는 학문을 출산과 관련된 학문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인구학이라는 학문은 단순히 인구 현상뿐만 아니라, 인구 현상이 다른 사회적 구성 요소나 제도 혹은 문화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분석하는 것을 연구 과제로 삼고 있다. 예를 들어, 출산율이 떨어지면 인구가 점점 고령화되고, 이는 노동시장에서 노동력 감소를 불러와 국가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노동 생산성이 약화된다. 이것은 출산이라는 인구 현상이 국가적 거시 경제 및 노동 생산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마케팅 부문에 있어서도 한 사회의 인구 연령구조가 변화한다는 것은 상품의 주요 고객이 변화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므로, 인구 연령구조의 변화에 맞춰 마케팅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이처럼 인구학적 지식은 사회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로서 인구 현상에 대한 이해는 다른 사회 현상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200년 역사의 맬서스 인구론의 오류
1798년 영국 런던에서 간행된 맬서스의 『인구론』은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책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맬서스의 인구론은 실제로 인구 변동사를 통해 이미 오래 전에 그릇된 것으로 판명이 났다. 그런데도 맬서스에 대한 기초 지식은 전 세계적으로 일반 교양이 되어 있고, 여전히 맬서스의 인구론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맬서스는 3가지 전제에서 도출한 정치적 추론을 『인구론』에서 언급하고 있다.
첫 번째 전제는 인간이 생산하는 생계 수단인 식량은 산술급수적 성장 법칙을 따른다.
두 번째 전제는 인구는 기하급수적 성장 법칙을 따른다.
세 번째 전제는 노동자 계층이나 하위 계층 사람들 대다수는 물질적 생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출산율을 높인다.
맬서스의 인구론에 따르면 과잉 일자리나 과잉 인구는 사망률을 증가시켜 경감시킬 수 있다. 또 맬서스는 원조라는 것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에 비도덕적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국가의 극빈자 구호 및 개개인의 자선은 폐지해야 한다고 보았다. 맬서스는 생애가 끝나갈 무렵 영국에서 빈민자 관련법 개혁을 시도하여 국가 차원의 빈민 구호를 폐지시켰다. 과연 맬서스 인구론의 이와 같은 추론들과 맬서스의 주장은 정당한가?
저자는 맬서스 인구론의 오류를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첫 번째,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인구와 마찬가지로 기하급수적으로 생산된다. 게다가 대부분의 산업국가와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식량 생산 증가율이 인구 증가율보다 커져서 1인당 생산량은 감소하기는커녕 오히려 계속 증가하고 있다. 19세기 말 프란츠 오펜하이머(Franz Oppenheimer)는 맬서스의 인구론을 논리적으로 재검토하고, “인구수가 생계 수단을 능가하는 추세가 아니라, 생계 수단이 오히려 인구수를 능가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는 19세기 말에 처음 나타난 것이 아니라, 맬서스 생전에 이미 나타났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전제도 맞지 않는다. 복지 증대로 여성 1인당 출산율은 늘지 않고 줄고 있다. 독일 출신 선험자인 요한 페터 쥐스밀히는 이것을 자신의 책에서 맬서스의 추론과는 정반대되는 추론을 통해 이런 진상을 서술했다. 쥐스밀히가 추론한 대로 여성 1인당 출산율과 인구 성장률은 산업화 및 도시화와 함께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많은 산업 국가들 중 특히 독일은 20세기 후반에 오히려 마이너스 인구 성장률을 보였고 이민 이입을 제외하면 인구는 감소했다.
많은 동물들은 서식지의 식량 공급원 상태에 맞게 새끼수를 제한하면서 번식 행위를 한다. 동물들은 많은 새끼를 낳기보다 태어난 새끼를 먹이고 기르는 데 힘을 기울인다. 맬서스 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고도로 진화한 인간이 다른 동물들처럼 왜 번식을 조절하지 못했겠는가? 맬서스는 인간의 이성을 무시하고, 오로지 번식 행위를 자연 법칙으로만 설명하려 했다.
이렇게 오류가 드러났는데도, 1970년대 세계 인구 증가율이 정점에 이르고 ‘인구 폭발’ 개념을 일반 상식으로 만든 책들이 출간되자, 맬서스 이론이 부활했다. 오늘날 특히 미국과 영국에서 등장하고 있는 맬서스 이론을 주장하거나 근거로 하는 학파는 원조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도 인구 성장률이 높은 극빈국가의 어머니와 아이들을 위한 인도적ㆍ의학적 차원의 구호는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지역의 아이들이 더 많이 살아남을수록 인구는 증가할 것이고 그러면 그로 인한 문제들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요한 페터 쥐스밀히의 인구 이론 vs 맬서스의 인구론
저자는 인구학의 가장 중요한 학문적 지식의 근원을 맬서스의 『인구론』보다 50년 앞서 출판된 요한 페터 쥐스밀히의 저서 『신의 질서』에서 찾는다. 저자는 독일 고전주의 인구학과 19세기와 20세기의 인종주의적 인구론 사이에서 그 어떤 정신적 유대나 연계성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한다. 독일 고전주의 인구학의 특징은 보편적이고 인도주의적이며 기독교적인 원칙을 지니고 있다. 19세기와 20세기의 인종주의적 인구학은 이러한 독일 고전주의 인구학의 전통을 이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붕괴시킨 것이다.
인종주의적 인구론에서 인구학의 기원을 찾는 사람은 쥐스밀히의 인구론이 아니라, 맬서스의 인구론에서 그 정신적 뿌리를 찾는다. 그 정신적 뿌리는 즉 생존 능력에 따라 무자비하게 엄격하게 개개인을 선별하는 단순한 원칙이다. 이 원칙은 맬서스의 인구론과 그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따르고 있다.
맬서스의 정치경제론은 그의 인구론과 상당히 모순된다. 증가하는 생산성은 증가하는 인구와 연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식량 한계 현상이 나타나는 시기는 계속 연기될 수 있기 때문에 사망률을 증가시켜 과잉 인구를 감소시킬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맬서스의 경제 이론에 따르면, 인구의 증가와 경제 성장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다. 훗날 신고전주의 경제론은 이러한 현상을 ‘균등 성장’이라고 했고, 인구 및 경제 역사상 실제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맬서스의 인구론에 따르면, 하층 계급은 경제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출산율을 감소하는 방법이 아니라 증대하는 방법을 택한다. 출산율과 생활 수준 사이의 이와 같은 연관 관계 때문에 하층 계급은 가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맬서스에 따르면, 가난 구제를 위한 사회정치적 개혁이나 최저 생계비를 넘는 임금 인상 대책은 오히려 그로 인해 하층민 인구가 증가하여 실패한다고 보았다.
반면, 쥐스밀히의 이론에 따르면, 출산율과 인구의 생활 수준 사이에는 맬서스가 주장과 상반되는 연관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쥐스밀히는 프로이센 지역의 출산율을 분석한 결과, 아이들의 수는 거주 지역의 크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는데, 도시화의 증대로 인구 성장률은 오히려 감소했다. 맬서스와 달리 쥐스밀히는 가난한 계층의 복지를 위한 사회정치적 개혁을 주장했다. 그는 신생아와 아이들의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산파학교를 세웠고 보건복지기관을 설립하려고 애썼다. 그의 목표는 오로지 생명을 구하는 것이었다.
맬서스는 인구론으로 모든 사회적 진보가 불가능하며 하층민의 생활 수준을 최저 생계비 이상으로 끌어올리려는 정치적 노력이 모두 헛되다는 것을 어느 누구도 반박하지 못하게 하려 했다.
반면에 쥐스밀히는 이와는 정반대의 목표를 추구했다. 그는 인구학 데이터를 통해 신의 존재에 대한 경험적 증거를 제시하려 했으며, 사회 개혁의 가능성뿐만 아니라 필연성을 증명하고자 했다.
독일의 인구통계학상의 세계 기록과 인구경제학적 패러독스
세계 200여 개 국가 중에서 독일은 인구통계학상 3가지 세계 기록을 가지고 있다.
첫째, 독일은 낮은 출산율 때문에 인구 감소가 가장 먼저 시작된 나라이다. 구서독에서는 1972년에, 구동독에서는 1969년에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둘째, 독일 여성의 출산율은 여성 1인당 약 1.2명이지만 독일 거주 이민자의 출산율은 1.9명이어서, 독일 전체 평균 출산율은 다른 나라들과 비슷하게 1.3명 혹은 1.4명이다. 그런데 독일이 출산율이 낮은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같은 연령대의 여성들을 조사한 결과 평생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남성)의 비율이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높다는 것이다.
셋째, 독일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감소된 출산율을 독일로 이민 온 사람들의 비교적 높은 출산율로 보충하는 비율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동구권 붕괴 이후 독일로 이입되는 이민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독일은 그 이전부터 다른 국가들보다 몇 배나 많은 이민자들을 받아들였다.
한 국가의 사회경제학적 발달 속도가 빠르고 수준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낮아지는 ‘인구경제학적 패러독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980년대 출산율이 가장 낮았던 독일을 선두로 하여 중위권 국가들인 신흥 공업국들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그리고 여성 1인당 출생아수가 7~8명으로 최고 출산율을 보이는 앙골라나 나이제리아와 같은 최빈국들도 출산율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다.
유엔의 세계 인구 전망에 따르면, 선진국 인구가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떨어질 것이다. 한 국가의 발전 정도가 미약할수록 세계 인구에서 그 국가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빠르게 성장한다. 또 유럽은 인구수가 감소하고 있는 유일한 대륙이다. 특히 고령층 인구수는 절대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젊은 연령층의 인구는 감소하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25개 선진국과 12개 개발도상국들은 2050년까지 인구가 감소할 것이다. 인구 고령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다.
출산율 감소 이유
저자는 독일의 출산율 감소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 번째로, 지난 100년 동안 독일의 출산율이 감소한 원인은 제1,2차 세계대전과 1932년 세계경제공황, 독일 통일 이후 사회체계 및 경제체계 변화를 들 수 있다.
두 번째로, 1940년대와 195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족을 형성할 시기에 여성 해방 운동과 반권위주의적이고 반가정적인 자아실현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았다. 1950년생 동갑내기 여성들이 직업을 가질 시기인 1970년에 노동시장은 0.8% 최저 실업률을 보였고 직업적 상승의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이들은 대부분 직업적 목표의 실현을 가정 형성의 목표보다 우선시했다.
또한 독일의 1957년의 대폭적인 연금 개혁과 당시 도입된 법적 건강보험과 간병보험의 기반이 되는 분담금 제도는 자식이 없는 집단에게 혜택을 줌으로써 “결혼한 사람들과 그들의 가정은 국가법에 의해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는 헌법을 위배하고 있다. 이러한 연금 개혁 때문에 아이를 갖겠다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임신 여부를 결정하는 데 경제적 요인도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경제적 요인을 제시하기를 꺼려한다. 또 저자는 파트너와 인연을 맺는 능력과 인연을 맺으려는 마음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도 지적하고 있다. 역동적인 경제적, 사회적 생활 여건 때문에 이성과 인연을 맺는 것에 반감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노동시장이 시간적 유연성과 공간적 유연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결혼하는 사람은 점점 줄고 이혼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어울리는 파트너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동거나 결혼 생황을 성공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사회적, 경제적 조건들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경제 사회 및 경쟁 사회에서 직업적 성공을 이루는 일과 가정을 꾸리는 일은 상호 배타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독일의 사례는 첫 번째 이유를 제외하면 거의 우리나라에도 들어맞는 것들이다.
출산율 감소로 인한 인구 감소와 인구 고령화에 따른 문제
인구가 감소할 때 문제는 일차적으로 인구수가 감소하는 것 자체라기보다는 인구 감소와 결부되어 인구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세대간 분배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인구 고령화의 또 다른 문제점은 연금보험, 건강보험, 간병보험의 보험 금액이 높아져 고용인과 피고용인이 이것을 각각 절반씩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높아진 분담금은 상품 가격을 산정할 때 포함시키기 때문에 인구 고령화가 심각하지 않은 기타 국가들과 비교할 때 독일에서 수출되는 상품들의 가격이 높아지는 결과를 낳는다. 이렇게 되면 경제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독일은 경제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고, 그러면 투자는 감소하여 경제 성장이 멈추게 될 것이다. 인구 감소와 인구 고령화는 국민소득 성장률을 감소시킨다. 이것은 소득의 상실과 이에 따른 세수의 감소를 의미한다. 안 좋은 경제 상황은 또 출산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저출산율이라는 인구학적 문제는 더욱 심화된다
저자는 출산율 감소로 인한 국내외 갈등을 크게 4가지로 본다.
첫째, 세대간 분배 스트레스가 커진다.
둘째, 인구 변화로 인해 자치단체, 지방, 각 주들이 성장 지역과 후퇴 지역으로 분열된다.
셋째, 이민자와 토착민이 따로따로 표류한다. 교육 수준이 떨어지는 이민자들은 국가 예산을 증가시키는 신흥 프롤레타리아 하층 계급을 형성할 수도 있다.
넷째, 자녀가 있는 부류와 자녀가 없는 부류로 사회가 양분된다.
이처럼 인구 변화는 사회를 물질적 불평등 사회로 역행하게 만들 것이다. 인구 변화로 인해 이해관계가 대립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인구 변화의 여파는 사회를 붕괴시킨다. 사회가 붕괴되지 않으려면 연대의식을 가지고 함께 뭉쳐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다.
과연 이민 정책으로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독일에서는 30여 년 전부터 이민을 받아들여 부족한 인구를 메우려는 인구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이러한 이민 정책으로 출산율을 다시 현 상태를 유지하는 수준인 여성 1인당 2명까지 끌어올리려는 인구 정책은 이민자 역시 독일의 낮은 출산율을 따르게 될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아서는 최선의 대책이라고 할 수 없다. 계속 감소하는 출산율과 인구 고령화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더 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또한 이민 이입 인구 정책은 독일 내의 많은 인구 문제들을 해결해줄지는 몰라도 자신들이 떠나온 출신 국가에 또 다른 문제를 안겨준다.
이민 문제는 경제적 척도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 문화적으로 이민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경제적 목표만을 강조한다 할지라도 높은 이민율을 겨냥한 독일의 이민 정책은 경제적으로 단점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여러 측면에서 평균 수준 이하인 이민자가 계속 이입되는 한 1인당 소득 성장률은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력이 있는 독일인이 해외로 이민을 가고 대부분 수준이 낮은 외국인이 독일로 이민 오는 것은, 독일 경제 발전에 득이 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 몰락을 부르는 심각한 위험 요소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낮은 출산력으로 인해 줄어드는 노동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수입하는 것을 현재 정부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가 이것을 현실에 적용하기에 앞서, 독일의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고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리라 본다.
어떤 대책이 있을까
인구 문제는 우리 사회에 아주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정치적 이해관계에 맞춰 정책을 실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인구 감소는 자동으로 인구 고령화와 결부되기 때문에 인구 고령화를 완화하고자 한다면 인구 감소를 경감시켜야만 한다. 즉 인구 고령화를 완화하고자 한다면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실시해야만 한다.
물론 고령화 사회가 젊은 사회보다 덜 혁신적이고 덜 생산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고용되지 못한 채 변화를 기다리는 노년층의 인적 자원 속에 숨겨져 있는 생산성을 찾아내기 위해서 사회적 개혁과 혁신을 도모하고 아이디어를 모으는 일도 현 상황에서는 중요하다. 인구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향상에 박차를 가해 성공한다면, 현재까지 이룬 번영을 유지 혹은 증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가족에게 전가된 경제적 착취를 근절하는 것은 아이를 낳는 것이 개인의 발전을 위해 자연스런 일이 될 수 있게 하는 필수 조건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아이를 낳게 하려면 아이가 있는 사람들의 삶이 직업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어려워서는 안 될 것이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있는 국가들과 프랑스는 국립 기관이나 교회 부설 혹은 민간 기관에서 아이들을 제대로 돌봐줌으로써 이런 목표가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저자는 그 밖에 다음과 같은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1. 자녀가 있는 가정의 근로 활동과 양육 활동을 고려해서 연금보험, 건강보험, 간병보험을 가족과 미래 지향적으로 개혁한다.
2. 부모의 양육 활동을 지원해주기 위해 종일반 학교처럼 취학 전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믿을 만한 보육 기관을 도입한다.
3. 자녀 세금 공제액, 자녀 수당, 양육 수당을 인상한다.
4. 부모의 선거권 내지 가족 선거권을 도입하기 위해 기본 원칙을 변경한다.
5. 여성으로 공석을 충원할 때 가정주부를 우선순위에 둔다.
다양한 선택을 위해, 그리고 자신의 잠재성을 제한하지 않기 위해 인생에서 결혼이라는 선택을 기피하고 미루는 사람들은, 결혼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내부 세계의 또 다른 우주를 포기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사람들이 아이를 적게 낳는 이유를 묻기보다는 힘든 삶의 환경에서 아이를 낳아 어떻게 키울 수 있는지를 묻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옳을지도 모른다.
서문
1 고전주의 인구 이론과 현대 이론
2 200년 역사의 맬서스 인구론
3 독일 고전주의 인구학의 기원
4 세계 인구 증가의 종말
5 독일 인구학 분야의 세계 기록
6 세계 인구 추정:신뢰도 및 주요 결과
7 유럽 인구 감소와 북아프리카 및 서아시아 지역의 인구 증가
8 독일의 인구 추정
9 출산율이 감소하는 이유
10 평균 수명의 연장과 인구 고령화의 장기 경향
11 이민으로 인한 독일 인구 발전의 세계화
12 인구학, 번영, 그리고 공공복지
13 인구학과 사회 정의
14 지역간의 인구 문제
15 인구 변화로 인한 국내외 갈등
16 어떤 대책이 있을까
17 인구통계학 시계는 현재 12시 30년을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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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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