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시카
  1. 산행수첩-근교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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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 10.


   

   긴 설연휴의 마지막 날 대단원의 막을 노고산 산행으로 내리기로 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북부구간을 달리다보면 북한산 맞은 편에 아담하고 부드러운 노고산이 보이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북한산 조망이 좋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블로그를 이것저것 검색해보니 노고산은 비박이나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산으로 보였다. 자동차로 움직이려다보니 주차장이 잘 되어 있다는 흥국사를 들머리로 했다. 주차장이 정말 화끈하게 넓었다. 흥국사 일주문을 바라보고 오른쪽에 등산로를 알리는 화살표가 붙어있다. 그 다음부터는 외길로 먼지날리는 퍽퍽한 흙길을 따라 그저 올라가기만 했고, 북한산 조망은 아침이라 완전한 역광으로 실루엣만 보일뿐이었다.

 

 

   흥국사가 있는 심막골쪽에서 올라와서 노고산 정상으로 향했다. 멀리 저수지가 보였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정말이지 텐트치기 좋은 동그란 공터가 계속 나왔고 사람들이 놀다간 흔적도 간간히 남아있었다. 오후에 올라오면 북한산 조망이 좋을 것이고 멀리 보이는 서해쪽으로 일몰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비박의 성지로 알려진 것이 아닐까 짐작해볼 뿐이다. 노고산 정상에는 군부대가 있고 정상에 아주 제대로 집을 지어놨는데 군부대를 사진찍는 것은 국민의 도리가 아닌 것 같아 참았다. 정상 바로 밑의 헬기장에는 노란 텐트가 쳐있고 텐트앞에서 남녀가 무언가를 먹고 있었다. 정상둘레에는 크게 철조망이 쳐있어서 철조망을 따라 진행하게 되어 있었는데 군부대안에서 개짓는 소리가 요란했다. 꿋꿋하게 가보니 부대의 입구와 이어지는 포장된 임도가 나왔다. 지금이라도 원점회귀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임도로 내려가면 외곽순환도로 주변 어드메로 나오게 될터이니 버스를 타고 흥국사로 돌아갈 수도 있을 듯해서 계속 가보았다.

 

 

 

임도의 앞쪽으로는 자운봉과 상장능선이 보였다.

 

 

   그러나 이 임도가 끝까지 이어지는 것이 아니었으니 등산로로 또 올라가야만 했다. 솔고개와 청룡사 중에서 꼭 솔고개로 가야한다는 것을 이때는 미처 몰랐다. 올라가면 다시 철조망이 쳐진 군부대 훈련장이 나오고 철조망을 따라가다보니 휴전선을 시찰하는 기분이었다. 좋은 산도 많은데 하필이면 군부대 주위를 뱅뱅 돌고있으려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언덕을 내려가면  또 다시 포장된 임도가 나오고 솔고개와 노고산 정상을 표시하는 어정쩡한 화살표가 있는데 솔고개로 가려면 다시 높은 언덕으로 올라가길래 그냥 임도를 따라 하산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이정표가 나오는데 일영유원지까지 1.4Km, 청룡사 0.1Km라 무조건 청룡사로 해서 빨리 내려가기로 했다.

 

 

   그러나 왠걸. 등산로가 없다니... 청룡사에 세워진 자동차들은 그러면 어디로 내려간다는 것인가 이해가 안되어 내려갔더니 정말이지 막다른 길이었다. 청룡사 자동차들은 다시 올라가서 멀리 돌아가는 모양이다. 할 수 없이 청룡사 벤치에서 가볍게 간식을 먹고 다시 거슬러 올라가 일영유원지쪽으로 향했다.

 

 

   산 아랫자락 폐허가 된 산소가 있는데 비석과 석물이 범상치않아 올라가서 비명을 읽어보니 내시부 상선 나공의 묘다. 상선이라면 내시 중 가장 높은 벼슬이었을텐데 허망할 따름이다. 내시라해도 양자를 통해 가문을 이어가던데 이제 누가 나서서 돌보지 않을 수도 있겠다.

 

 

   일영유원지가 이랬었나? 대학교 1학년때 과동기들과 일영유원지에 놀러왔다가 무슨 객기인지 학교까지 걸어가기로 했었다. 겨우 연신내까지 걸어가서 호프집에서 생맥주를 나눠마시고 버스를 타고 각각 집으로 돌아갔던 기억이 새롭다.

 

 

하천옆에는 썰매장이 만들어져서 가족끼리 즐거운 명절연휴를 보내고 있었다. 전원일기의 배경이었던 일영은 역시 시골이다.

 

 

 나중에 트랙을 복습해보니 외곽순환도로를 걸어서 횡단해버렸다. 아마도 노고산터널위로 지나가느라 도로를 보지 못했고 따라서 청룡사에서 도로로 나가는 길이 없었던 것 같다. 솔고개 방향으로 가야 외곽순환도로변으로 나갈 수 있다고 한다, 잊지말자, 솔고개!!!

 

 

 일영유원지 주변은 너무 호젓해서 버스도 오지않았고 할 수 없이 ㅋㅋㅇ 택시를 호출해서 흥국사로 돌아갔다.

 

 

 흥국사는 알고보니 북한산 원효암에서 수행하던 원효대사가 창건한 유서깊은 사찰이다.

 

 

 초파일도 아닌데 연등이 가득했다. 새해 복을 기원하는 연등이라고...

 


   영조가  어머니인 숙빈최씨의 묘소를 참배할때 마다 들렀고, 약사전의 현판도 써주었다고 한다. 절에서는 대추차를 공양해주고 있었는데 마침 떨어져서 맛보지는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노고산은 비박이나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성지일지 몰라도 산행만 하기에는 좀 아쉬운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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