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 제한 상품은 성인 인증 후 작성 가능합니다.
인증 하시겠습니까?
공지사항
공지사항
[최우수상] 우리 가족은 바빠 가족 - "바빠 가족"을 읽고
- 작성일
- 2016.10.28
우리 가족은 바빠 가족 - "바빠 가족"을 읽고
[서울] 상천 초등학교 4학년 2반 이은*
나는 엄마, 아빠와 떨어져 지내고 있다. 엄마 아빠는 바쁜 일 때문에 다른 도시에 사시면서 토요일이면 나를 보러 오신다. 그래서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나를 돌봐 주시고 계신다. 토요일이면 엄마가 밤늦게 오셔서 함께 하룻밤을 보내고 일요일 다시 아빠와 일터가 있는 도시로 서둘러 가신다. 나는 그때마다 엄마 품에 껌 딱지처럼 붙어서 떨어지고 싶지 않다. 하지만 차마 그렇다고 말하지 못하고 그냥 보내 드린다. 슬프다. 그런데 엄마는 그런 내 마음을 알고 계실까?
‘바빠 가족’은 꼭 우리 가족 같다. ‘바빠 가족’의 엄마 깔끔 여사처럼 우리 엄마도 집안 청소를 엄청 깔끔하게 하고, 정리정돈도 잘하신다. 그리고 늘 바쁘시다. 아빠 일을 함께 도와야 하니 늘 시간에 쫓기는 것 같다. 난 ‘바빠 가족’의 다잘난 군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잘난 군은 공부, 교실청소, 학교 운동장 쓰레기 줍는 일들까지 스스로 한다. 나도 모든 걸 스스로 하고 있다. 학교생활에 필요한 준비물들, 숙제, 내 방 청소, 학원도 혼자 챙겨 다니고 있다. ‘바빠 가족’들은 늘 ‘바쁘다 바빠’라고 중얼거리는데 우리 가족도 ‘너무 바쁘구먼’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가족끼리 함께 모여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짧다. 얼마 전 아빠, 엄마와 함께 캠핑을 갔을 때,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그런 시간에 우리 가족은 각자 휴대폰을 보고 올림픽 경기를 시청했다. 아빠가 나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우리 반과 내 출석 번호, 담임선생님 성함 정도라도 알아주셨으면……. 내 마음은 이런데 아빠는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실까? 그래서 여쭤보았더니 역시 아빠는 하나도 모르시고 계셨다. 그땐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굴었지만 왠지 눈물이 났다.
난 요즘 자주 외로움을 느낀다. 특히 주말에는 더 외로움을 탄다. 평일에는 학교와 학원을 다니고 저녁 8시쯤 집에 돌아와서 씻고 저녁을 먹으면 거의 밤 10시가 된다. 나머지 숙제를 하고 책가방을 챙겨놓고 잠자리에 들기가 바쁘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외로움을 느낄 시간도 없다. 하지만 엄마가 오시는 토요일이 되면 갑자기 ‘뻥’하고 시간의 그물이 뚫려버린 것만 같고 왠지 게으름을 부리는 것만 같아 집안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지치면 마음 한구석에 외로움이 되살아난다. 엄마를 기다리는 시간은 그렇게 긴데 정작 엄마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왜 그렇게 짧은지 모르겠다. 이러다 ‘바빠 가족’처럼 우리 가족의 그림자들도 너무 바쁜 것이 싫다면서 모두들 떠나버리는 것이 아닐까 덜컥 겁이 난다. 다행히 ‘바빠 가족’은 혼자서 바쁘게 살다가 어느 날 힘들고 지친 그림자들이 서로 자리를 바꿔 생활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신들의 생활을 돌아보고 가족 간에 관심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우리 가족은 너무 바빠서 같이 모여 살지 못하고 있다. ‘바빠 가족’처럼 우리 가족도 여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대화하며 함께 살았으면 참 좋겠다. ‘바빠 가족’이 행복해지는 것을 보면서 나도 우리 가족이 언젠가는 같이 모여 살면서 더 행복해지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전글
[최우수상] 우리는 떡 이웃
2016.10.28다음글
[금상] 꽃들에게 희망을
2016.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