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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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제17회 YES24 어린이독후감대회 심사평

작성일
2020.10.14

 독후감은 책을 읽고 난 뒤의 느낌을 적은 글입니다. 다시 말해 단순한 줄거리 요약이나 형식적으로 느낀 것을 나열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상 및 생활과 연계된 살아 있는 이야기가 잘 어우러질 때 좋은 독후감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올해 독후감 대회에는 전국 4천개가 넘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예년보다 많은 어린이들이 응모해 예심과 본심 과정이 힘들고 우열을 가리기도 어려웠습니다. 특히 독후감 중에는 사회 전체적으로 공통의 관심사가 된 코로나19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여기에 어린이들이 평소에 차별, 문화 다양성, 역사, 사회, 과학, 경제, 환경 분야 등의 책을 다양하게 읽고 탄탄한 마음 근육을 키우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비슷한 이야기지만 본연의 목적인 독후감과 관련해 느낀 점을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쓴 작품, 남다른 눈으로 찾아낸 새로움과 개성 있는 해석을 균형 있게 풀어낸 작품을 수상작으로 뽑았습니다. 다만, 어른 및 부모의 생각이나 손길이 보태진 것을 자신의 느낌인 듯 투영한 글, 학년에 비해 너무 많은 양을 쓴 글, 학년 수준보다 지나치게 전문적인 느낌이 있는 글은 수상작에 들지 못했습니다. 

 

대상 수상작인 <같은 시간, 같은 장소, 꼭 지키고 싶은 약속>(허가윤·통영 죽림초등 6)은 ‘여름이 반짝’을 읽고 쓴 글입니다.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던 어린이들이 특별한 시각에 죽은 아이를 만나면서 점차 죽음을 이해하고 친구를 진정으로 떠나보내는 이야기를 아주 진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현재 상황과 자연스레 연결해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더 나아가 죽음과 삶을 깊이 있게 다뤄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보여주는 점이 신선했습니다.

 

저학년 최우수상을 받은 <잎싹아, 나도 열심히 할게!>(이다율·서울 잠실 3)는 ‘마당이 나온 암탉’을 읽은 다음 쓴 작품입니다. 저학년답게 책을 읽으며 생긴 호기심 어린 질문을 계속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어린이다웠으며, 자신의 꿈과 앞으로의 포부를 자연스레 연결 시킨 것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고학년 최우수상 <한중록을 읽고>(호인서·인천 용현남 4)는 상당히 어려워 보이는 역사책을 읽은 다음 이를 문학적 감수성으로 승화시킨 점이 놀라웠습니다. 역사에 등장하는 영조와 그 아들인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새롭게 바라보아 신선함과 깊은 공감도 안겨주었습니다. 화려해 보이는 왕의 자리 뒤로 인간적 고뇌와 갈등을 파악하고 과거를 통해 현재가 존재한다는 깨달음 역시 독후감의 좋은 본보기 글로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금상을 받은 <나는 개다>(정원혁·대구 장동 1) 1학년 어린이답게 동명의 작품 속 주인공 강아지인 구슬이의 상황에 따라 구슬이가 느끼는 감정들에 공감하고, 자신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점이 높이 평가되었습니다.

 

역시 금상 수상작 <동물도 권리가 있어요>(문주하·남양주 덕송 2)동물권’을 읽고 쓴 글입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가치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흔히 동물만 좋아하고 기르고 싶어 하는 요즘 어린이들에게 동물의 권리를 눈높이에 맞춰 알려줄뿐 아니라 수의사 꿈과 더불어 느낌을 잘 표현한 것이 흥미를 끌고 심사위원들의 마음까지 움직였습니다.

 

금상 <안네를 이해하다>(권민서·경남 대청 3)는 독일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으로 은신처에 숨어 지내던 안네의 이야기를 다룬 ‘안네의 일기’를 읽고 난 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 갇혀 지내는 자신을 동일시하며 어떤 상황에도 희망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가 잘 어우러져 표현되었습니다.

 

금상 <나만의 아름다움을 찾아서>(이지우·경기 장내 4)는 ‘매력 부자가 된 키라’를 읽고 쓴 작품으로, 외모지상주의로 잘못된 선입견과 편견을 가진 사회에 당당하게 자아 존중감과 내면의 아름다움을 알려주는 얘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책 내용을 잘 담았을 뿐 아니라 자신의 솔직한 생각과 감상, 의견을 표현한 점을 높이 봤습니다.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4차 산업혁명이 한 발짝 더 빠르게 우리 생활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금상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고요한·안양 귀인 5)는 ‘열세 번째 아이’를 읽고 쓴 독후감으로, 미래 사회 맞춤형 인간과 감정 로봇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고학년답게 인간의 존재란 무엇인지, 감정과 이성이 조화된 삶이란 무엇인지 등을 깊이 생각하고 부모와의 올바른 관계란 무엇인지까지 더 확장해 책 내용과 더불어 인생의 가치관을 폭넓게 다룬 점이 뛰어났습니다.

 

금상작 <수상한 진흙>(김하나·서울 을지 6)은 코로나와 비슷한 돌연변이 바이러스를 통해 현재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아주 유사한 사건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심각한 환경문제와 인간들의 이기적 행동이 초래한 결과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 어려움 속에서도 용기와 공감으로 이런 상황을 해결하고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통해 현실에서 우리 또한 코로나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결까지 매끄럽게 표현한 것을 크게 칭찬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과 공감이란 마법의 약>(정소미·광주 대자 6)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성장 이야기를 다룬 ‘아몬드’를 읽고 쓴 독후감입니다. 책 속 주인공인 윤재가 장애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것처럼 이 글을 쓴 소미 양도 자신의 감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더 나아가 자신의 감정을 예쁘게 가다듬고 표현방식도 다르게 가꿔 나가겠다는 결말이 아주 훌륭했습니다. 특히 가족의 의미로까지 생각을 넓혀가며 사랑과 이해, 존중을 짚어본 점이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올해는 처음으로 환경을 주제로 한 ‘테마상’ 부문을 신설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답답한 현실 문제를 연결 시켜서 표현한 작품이 많았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바깥 활동이 제약된 상태에서도 여러 분야의 독서를 통해 상상력의 폭을 스스로 넓혀가고 있다는 점, 독후감 쓰기를 통해 사회와 공동체적인 삶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은 이 공모전이 바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이는 바로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이기도 합니다.

 

끝으로 이번 대회에 참여해 준 모든 어린이에게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아울러 이 대회가 어린이들의 꿈을 키워나가는 훌륭한 자양분이 될 것을 바라고 또 믿습니다.

 

 

심사위원 : 이창건(한국아동문학인협회장), 임은경(아동문학작가&어린이 출판사 편집장), 서원극 (소년한국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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