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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나로서 당차게 살아가기
- 작성일
- 2022.05.24
나로서 당차게 살아가기
긴긴밤 / 문학동네
나는 누구일까? 최근 들어 이 질문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 자신은 누구인지. 이 책은 그 답을 찾아주진 않았지만 나에게 그 답에 대한 힌트를 준 책이다. 내가 누군지보다 나로서 당차게 살아가는 법에 대해 말이다.
노든은 인간들로부터 가족과 친구까지 잃고 슬픔에 잠겨있던 중 치쿠를 만난다. 치쿠 또한 친구 윔보를 잃은 슬픔에 젖어있었다. 그들은 서로의 아픔과 슬픔을 나누며 친해지고, 치쿠의 알을 지키게 되었다. 알은 그들에게 하루를 사는 원동력이였고 알을 위해 모든 것을 받쳤다. 그러던 중, 치쿠는 별이 되었고 펭귄은 세상에 나왔다. 알에서 태어난 또 다른 펭귄과 노든은 바다에 가겠다는 꿈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새롭게 살아간다.
어느 날, 펭귄은 노든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물어본다. 노든은 이름이 있어도 좋을 게 없다며 펭귄의 특징 하나하나. 그것이 ‘나’ 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태어나서부터 이름을 가지며 그 이름자체가 그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다. 이름은 그 사람의 한계가 되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내 이름이 있지만 나에 대해 내 이름만이 아니라 나의 장점, 특징들로 기억되고 싶다. “매운음식을 좋아하는 사람”, “말을 재밌게 하는 사람”, “매우 빠르게 걷는 사람.”
사람을 이름만이 아닌 사소한 특징들로, 사랑의 눈으로 관찰한 장점들로 이해한다면, 나로서 살아가는 것이 조금 더 보람있고, 행복하지 않을까.
우리모두는 나의 이름으로 매일매일을 살아가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 '나'라는 존재에 대한 주변에 기대와 여러가지 시선들은 나로서 살아가는 고통이지만, 우리는 서로의 고통을 나누며 나의 삶을 기쁨으로 채워나가고 있다. 긴긴밤을 함께 했던 노든과 펭귄처럼. 펭귄에게 노든같은, 노든에게 펭귄같은 존재들은 나자신으로서의 고통을 위로하고, 또 공감해준다. 가장 소중한 존재 또한 나라는 길에 대한 고통을 나누며 서로의 삶을 기쁨으로 채워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마치 같은 어려움을 겪은 듯이 위로해주고, 또 함께 웃어주며 나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존재 말이다.
나에게 그런 존재는 나의 엄마였다. 남들은 뭐든지 잘하는 것만 같은데, 나만 못하는 것 같은 생각들로 힘들었을 때. 나의 모든 것들이 남들의 기준에 맞춰지려 하고 있을 때. 나라는 존재에 대한 원망감이 들었을 때, 나를 꼭 안아주셨던 엄마. 지금 이대로도 훌륭하다고,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주셨던 그날 밤을 기억한다. 엄마의 위로는 어두컴컴한 하늘에서 나의 별을 찾지 못했던 나에게 남의 별이 더 크든, 더 높든 나의 별이 가장 빛날 수 있다는 용기를 주셨다. 하지만 강한 존재만이 위로와 응원을 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나의 동생 또한 가끔씩 나에게 큰 힘이 되어 주기도 한다. 유난히 밤을 무서워하는 내 곁에 있어주거나 오히려 괜찮다고 안심시켜 주기도 하는 작지만 고맙고 소중한 위로와 응원. 펭귄 또한 노든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듯이, 나보다 작은 존재도 때로는 큰 힘이 되기도 한다.
나는 누구일까? 이제 나는 이 질문에 이렇게 답하고 싶다. ‘어디에서나 빛날 가치가 있는 존재, 나라고 당차게 말할 수 있는 존재, 언제든지 위로받고 응원받을 수 있는 존재, 내일에 어두움에 대해 걱정해도 그 밤을 함께 해줄 사람이 있는 존재.’
나는 그리고 우리모두는 서로와 고통을 나누고 기쁨을 선물할 존재이기에 오늘의 긴긴밤이 어둡지만은 않기를, 악몽을 꾸지 않을 수 있기를, 가장 소중한 존재에게 기대 잠들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 또한 나로 살아간다는 것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누군가에겐 소중한 존재로 살아가고 싶다.
망고열매색 하늘아래, 펭귄은 힘차게 바다로 뛰어들었고, 그동안의 어두웠던 긴긴밤들에 대한 보답을 얻어냈다. 나 또한 앞으로 맞이할 긴긴밤들을 보내며 누구보다 당차게 나의 꿈을 향해 도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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