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서문에서 "정말 사람처럼, 그것도 전문가로서 일하고 대응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디지털 노동자'를 만나고 돌아와서 앞으로 이 '디지털 노동자'가 기업 세계를 어떻게 바꾸고, 개인의 직무 나아가 직업적 삶을 어떻게 바꾸어나갈지 생각하며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한다.

1장에서 소개하고 있는 '뉴욕에서 만난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은행원', '중국에서 만난 인공지능 홀로그램 영어 교사', '하노이에서 만난 무인 은행 점포' 이야기를 읽다가 나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4차산업혁명)시대에 IT선진국이라고 자부하는 우리나라의 발전속도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부문에서 동남아시아의 신흥강국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보다도 뒤떨어져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이 운영하고 있는 은행이 국내 상위권임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에서도 운영하고 있는 무인은행점포를 아직 갖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서 우리나라의 현실이 더 실감이 났다. 우리나라의 정치권이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과거에 얽매여 있다 보니 다른 나라는 저만치 멀리 가 있음에도 우리는 진전이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장_우리에게 교육이란 무엇인가?'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과외가 금지되었던 시기여서 단과학원에 다니는 것도 금지가 되었다. 그래서 학교 교육 중심으로 대학입시를 준비할 수밖에 없었고, 선생님들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열과 성을 다하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학생과 선생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보니 학교가 제 역할을 학원에 떠 넘기고 있고, 학생들이 학습은 학원에서 하고 학교는 수업시간에 잠을 자거나 복습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단의 해결방법이 나오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는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3장에서는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을 미국과 비교하고 있다. 조국 사태와 코로나19로 수학능력시험 하나로 학생을 선발하는 정시 전형의 비중이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인 한국의 교육현장을 압축해서 설명하면 획일화와 하향 평준화라고 할 수 있다는 저자의 지적은 적확한 지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와 달리 미국은 공교육 시스템에 혁신을 가하고 있다고 한다. 'STEM 교육',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등 21세기 디지털 사회에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소양을 교육과정에 내재화하고, 나아가 '개인화된 학습'을 법률로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도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서 미래의 인재양성을 위해 교육체계의 혁신을 이뤄야 할 것이다.

4장에서 다루고 있는 미국의 교육 혁신은 우리나라의 교육혁신을 위해서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미국에서 대학교의 학생 선발 기준 변경과 기업의 채용 방식 변화가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을 참고해서 우리나라에서도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대학교와 기업에서 먼저 변화를 촉발시키는 도화선 역할을 해줘야 할 것이다. 21세기 교육은 '개인화된 학습'으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지만 그 과정과 단계는 결코 쉽지 않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고 해서 시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인만큼 이 방향으로의 변혁을 실제적으로 전개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5장에서 다루고 있는 대학의 새로운 미래에서 저자는 우리나라의 사립대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렇게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등록금 외에 다른 부대 수입원을 확보하지 못하는 대학은 문을 닫는 극단적 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사립대학의 문제점을 적시하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은 '차별화-집중화' 또는 '집중화-차별화'이다. '차별화-집중화'는 '연구 중심 모델 vs. 교육 중심 모델' 중 한 가지 방향을 먼저 정립해야 하고, 또한 특성화 영역에 대한 포트폴리오 모델을 만드는 것을 말하며, 그 예로 연세대학교와 동아방송예술대학교를 들고 있다. '집중화-차별화' 모델은 특성화 분야를 먼저 결정하고, '연구중심 vs. 교육 중심' 모델 중 한 가지 방향을 선택하는 접근법으로 그 예로 한국항공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를 들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과 처해 있는 현실, 그리고 미국의 교육제도와 비교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보다 객관적으로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앞부분에서 4차산업혁명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나라를 방문해서 현장을 둘러보고 온 저자의 경험담을 보면서 어쩌다가 우리나라가 이런 지경에 처하게 되었는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을 우리나라의 정치계와 교육계에서 책임있는 자들이 참고하여 정책 입안을 하도록 만들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암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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