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다면 조금 더 용기를 낼 것

꿈은 언젠가 이루어진다는 말을 믿을 것

_83쪽

식탁 위의 작가. 제목이 내 마음을 끌었던 것은 몇달 전 <식탁위의 경제학자들>이라는 책으로 이미 식탁 위에서 경제학자들과 한 차례 만남이 있었기 때문일까.

이 책은 작가가 이야기하는 작가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해보니 지금껏 작가가 되기까지 자신의 여정을 이야기해주는 책이 있었던가? 나의 책탑의 높이가 높지 않아서 모르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내가 기억하기로는 없었다.

고시 시험을 볼때 해마다 그 해의 수석, 최연소 합격자의 '합격수기'를 스크랩해서 혹시 벤치마킹할 부분은 없는지 몇번을 들여다보곤 했다. 나보다 먼저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걸어간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는 그 길을 뒤따라 가려고 하는 내게 나침반이자 이정표가 되어주었다.

이제는 합격수기를 읽을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목표를 세우고 나니 도대체 다른 작가님들은 언제 어떻게 작가의 세계에 입문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했지만 작가의 세상에는 고시계의 '합격수기'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에는 허미라라는 작가가 작가가 되기까지, 그리고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가 갓 지은 고슬밥 처럼 잘 차려져있다.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어 떠먹기만 하는 것 같아 죄송스러울 정도.

특히 나처럼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과 목표는 가지고 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작가와 동떨어진 일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작가가 될 수 있을지 막막한 분들은 읽으면 허 작가님은 이런 과정을 거쳐왔구나! 하고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었던 부분은 '작가가 체질'이라는 3장인데, 내가 작가가 될 상인지 궁금한 분들은 이 장을 유심히 읽으면 좋겠다.

또 본캐가 공무원, 부캐로 작가를 꿈꾸는 나와 반대로 작가가 본캐, 부캐로 글쓰는 7급 공무원으로 근무했던 이야기는 내가 경험할 수 없는 세계에 관한 것이어서 그런지 더욱 재밌었다. 목차를 훑고 나서 이 부분이 제일 눈길을 끌어서 이 부분만 먼저 읽었을 정도니깐.

내가 해야 할 일은 주 2회 새벽 5시에 출근해서 신문자료 스크랩 하기, 구청장의 연설문이나 기고문, 방송 인터뷰 대본과 각 부서의 기고문 및 행사 시나리오, 보도자료 작성과 구청 페이스북 관리, SNS 서포터즈 관리 및 교육 등이었다.

그동안 방송작가로, 기획자로, 강사로 일하면서 갈고닦은 실력 덕에 구청에서 하는 일은 전부 자신 있었다. 다마 어려웠던건 끊임없이 서류화하는 일이었다.

원래 나에게 글을 쓰는 건 재미있는 일이었는데, 구청에서 일을 시작하고부터 점점 그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똑같은 행사의 시나리오, 똑같은 행사의 연설문, 비슷한 내용의 인터뷰 내용들, 보도자료 내 생각은 절대 들어가서는 안 되고 오로지 '구의 방향'에 맞추어 써야 하는 글들... 꼭두각시가 된 느낌이었다.

공무원은 서류로 시작해서 서류로 끝나는 법! 서류로 이야기하는 공무원 조직에서의 서류화하는 일이 어려웠다고 이야기 하는 모습에서 공감을 했다.

작가님이 아무리 방송작가로, 기획자로, 강사로 일하면서 실력을 갈고 닦았지만 서류작업만큼은 녹록지 못했나보다.

또한 구청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생각이 아닌 '구의 생각과 방향'을 담은 글을 써야 하는 것이 엄청 힘들었을 것 같다. 자유롭게 나의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의 목소리를 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고 알게 되는 것이 프로로서의 글쓰기일지, 아마추어로서의 글쓰기일지는 직접 느껴보길 바란다. 하지만 확실한 한 가지는 글을 쓰는 일은 프로든, 아마추어든 신성한 작업이라는 것이다. 글을 쓰고자 마음먹고 시간을 내어 쓰기를 시작한다면, 당신은 그 순간부터 프로다.

_프롤로그 중

이 책을 다 읽고 덮은 지금도 내가 느끼고 알게 된 것이 프로로서의 글쓰기인지, 아마추어로서의 글쓰기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프로면 어떻고 아마추어면 어떤가 싶다. 글을 쓰는 일은 신성한 작업인 것은 분명하니 말이다.

사락에서 나만의 독서노트를 기록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사락에서
나만의 독서노트를 기록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