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를 배경으로 환경운동과 자본주의, 정치적, 심리적, 윤리적 교차점을 탐구한 소설**

엘리스 캐턴은 1985년 생, 뉴질랜드 작가로, 28세에 두 번째 소설 <더 루미너리스>로 맨부커상 최연소 수상자가 되었다. 이 작품은 그녀의 10년만의 장편소설이다.

코로와이 고개는 잇단 지진으로 산사태가 발생했고 고개 북쪽의 손다이크 마을은 고개가 폐쇄되며 삼면이 막힌

막다른 골목의 처지가 되었다. 버려진 공간에 텃밭을 가꾸는 게릴라 가든닝 활동가 집단 ‘버넘 숲’을 5년간 이끄는 미라 번팅은 현실적인 자금 문제로 인해 이상과 현실 사이에 갈등한다. 활동을 확장할 기회로 손다이크 마을에 관심을 가지고 오언 다이시 경의 농장에 비밀리에 농사를 짓기 위해 방문했다가 드론제조회사 오토노모 공동 창업자이자 억만장자인 로버트 르모인을 만난다.

환경 보호를 지지한다는 르모인은 비밀리에 오언의 농장을 사들였다고 하며 버넘 숲에 거액을 투자하겠다는 제안을 한다. 이익에 관심이 없으면서도 성장에 집착한 미라는 이 제안으로 버넘 숲의 멤버들을 설득하고자 하고

공동창립자인 셸리 노크스는 이 제안에 고민을 한다. 버넘 숲의 전 멤버이자 이상주의적 기자인 토니 갈로는 르모인이 버넘 숲의 이상과 대척점에 있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반대하고 그를 조사하며 위험한 실체에 하나씩 다가간다.

르모인,

그의 투자를 순순히 받아 들여도 될 것인가?

그의 정체는 무엇이고, 진짜 목적은 무엇인가?

버넘 숲이라는 이름이 참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첫 페이지를 넘기며 기억이 났다. 맥베스 중 버넘 숲이 던시네인의 언덕까지 쳐들어오지 않는 한 망하지 않는다는 마녀의 예언에서였다. 이 작품은 단순한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없다. 이 작품에 누가 피해자이고 범인인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촘촘히 짜여진 인물 간의 관계에서 각자의 계층, 신념 사이의 혼란과 사회적 배경과 심리적 갈등이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갈등, 권력과 자본주의 폐해, 발전된 기술을 통한 인간 통제 등 결국은 갈등 속 욕망을 추구하는

인간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권력을 향한 끝없는 욕망이 불안과 몰락으로 이끌었던

멕베스와도 연결된다. 다른 사람을 속이고, 자신의 목표와 욕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르모인에게서

멕베스의 모습이 보이고, 환경운동을 확장하고자 하면서 르모인의 부와 권력에 휘말리는 미라의 모습에서도

다른 방식의 야망이 보인다.

절대 움직일 수 없다고 안심했지만, 병사들의 위장으로 이동하여 운명을 결정했던 ‘버넘 숲’이 이 작품의 제목인 점은

너무나 인상적이다. 마지막으로, 르모인에 의한 감시와 통제는 너무나 그럴 사하여 섬뜩하고 두렵기도 하다.

우리 시대의 이슈를 다룬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섬세한 심리적 갈등과 묘사를 좋아한다면

촘촘한 구조의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