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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때
글쓴이
오은 저
출판사
난다
출판일
2025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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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오은

등단한 순간과 시인이 된 순간이 다르다고 믿는 사람.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정말이지 열심히 한다. 어떻게든 해내고 말겠다는 마음 때문에 몸과 마음을 많이 다치기도 했다. 다치는 와중에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삶의 중요한 길목은 아무도 시키지 않았던 일을 하다가 마주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니 오히려 그랬기에 계속해서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쓸 때마다 찾아오는 기진맥진함이 좋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 때문이 아니라, 어떤 시간에 내가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느낌 때문이다. 엉겁결에 등단했고 무심결에 시인이 되었다. 우연인 듯,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순간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은 사람을 들뜨게 만들지만, 그것을 계속하게 만드는 동력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글쓰기 앞에서 번번이 좌절하기에 20여 년 가까이 쓸 수 있었다. 스스로가 희미해질 때마다 명함에 적힌 문장을 들여다보곤 한다.

“이따금 쓰지만, 항상 쓴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살지만 이따금 살아 있다고 느낍니다.” ‘항상’의 세계 속에서 ‘이따금’의 출현을 기다린다. ‘가만하다’라는 형용사와 ‘법석이다’라는 동사를 동시에 좋아한다. 마음을 잘 읽는 사람보다는 그것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2002년 봄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 『왼손은 마음이 아파』, 『나는 이름이 있었다』와 산문집 『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너랑 나랑 노랑』, 『다독임』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구상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작란作亂 동인이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비상약처럼 나를 든든하게 하는 구호
오은 시인 신간! 『뭐 어때』

시를 쓰는 데 꼭 필요한 것은
모티프를 쥐고 싶은 마음, 작은 불빛 한 점을
가슴에 품고 매일매일 기록하는 태도였다

틈나는 대로 국어사전을 펼치며 단어의 뜻을 톺아보는 시인. 한 권의 책, 한 사람의 삶을 스승으로 여기며 듣는 일의 귀함을 몸소 겪는 이. 잘 말하기에 앞서 제대로 귀담아들으려 꼼꼼히 읽는 사람. 지면 위에 한 편의 글을 쓸 때마다 ‘그런데도’가 불러올 변화를 기다리는 시인 오은. 그의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사회 안팎에 대한 성실한 기록을 담은 산문집 『뭐 어때』가 출판사 난다에서 출간되었다. 연재 지면에 한 달에 한 편꼴로 발표한 산문 60편을 묶었다. 제목 ‘뭐 어때’는 ‘괜찮아’와 맞닿아 있는 말이다. 누군가와 비교하며 나를 증명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몸소 마음껏 받아들이는 말로 그 안에는 자기긍정의 씨앗이 단단하게 심겨 있다. 안온해 보이지만 까뒤집어보면 치열함으로 들끓는 각자의 속. 저절로 되는 게 없는 삶에서 혼자 이어달리기하듯, 어제 도착한 곳에서 오늘의 골인 지점을 향해 달리는 날들. 사랑하는 일, 살아가는 일. 우리가 매일 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누군가 “제대로?” 물으면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려운 일. 다들 척척 제 갈 길을 찾아가는 듯 보이는 세상에서 ‘나만 이상한 게 아니구나’라는 발견은 위안이 된다. 제시된 문제에 명쾌한 답이 아니라 흐리터분한 질문을 나눠가질 때 그것이 오히려 우리를 홀가분하게 하리라. 성큼성큼 걸어가는 사람을 불러 뒤돌아보게 만드는, 그에게 잘 지내냐고 천천히 말 건네는 듯한 글들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바라볼 용기, 스스로에게 건네는 쉼표가 필요한 이들에게 『뭐 어때』가 가닿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십여 년을 바라보는 쓰기 노동자이자 말하기 노동자로 스스로를 칭하는 시인 오은. 그는 개인적 기억과 사회적 기억을 부단히 오가며 순간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고 주변을 두루 살피며 ‘아직’을 ‘당장’으로 옮겨왔다. ‘그러려니’의 마음으로 세상일을 받아들이게 되리라고, 알면서도 속을 거라는 비관 속에서도 열심인 태도로 말을 비집고 들어가 단어와 단어, 이야기와 이야기를 횡단하며 흔흔히 담을 넘고 사이로 파고들었던 그다. 시인 오은은 시민으로서 마땅한 권리를 주장할 때조차 먼저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 이들, 시스템에 의해 이미 졌다고 통보받은 사람의 이야기에, 듣겠다고 작정해야만 들리는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승리는 달콤하고 패배는 쓰라린 것이라는 약육강식의 세계관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세상에서 오은은 승패가 가닿지 못하는 언어의 건너편으로, 패자를 소외시키지 않는 더 다양한 말을 향해서 또박또박 걸어간다. 삶은 성공과 실패로 간단히 나눌 수 있는 승부가 아니라고. 져도 된다고, 굳이 이기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뭐 어때!”라는 특유의 재치를 담아 웃어 보이며. 그렇게 이 책은 실패 속의 작은 성취를 발견해낼 수 있는 시선을 독자에게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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