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심리의 대가 카를 융의 저작에서 엄선한
삶의 전환기에 길잡이가 되어줄 말들
인생의 정오를 지날 무렵, 오후의 찬란한 빛 아래 누구나 한 번쯤 발밑에서 삶이 흔들린다. 태어나서 지금껏 부모와 세상의 요구를 따라 성실히 사회의 일원이 되어온 사람의 버젓한 겉모습(페르소나) 아래서, 자신도 모르던 무엇인가가 꿈틀거리다 못해 터져 나온다. 알 수 없는 상실감과 공허함이 밀려오며 ‘지금까지의 삶과 역할을 빼고 나면 대체 나는 누구지?’라는 질문이 떠오른다. 일찍이 이 시기에 주목해 한 사람이 자신의 내면을 비추고 삶을 온전히 채워갈 길잡이를 제시한 사람이 바로 심리학자 카를 융이다. 그가 제시하는 궁극의 치유는 ‘자기Self’ 자신이 되는 것이다. 『인생의 오후에는 잃어야 얻는다』는 20세기 정신분석과 심층심리학의 대가 카를 융의 수많은 저작 속에서 대표 심리학 개념(자기, 무의식, 페르소나, 개별화, 그림자, 원형, 투사, 아니마·아니무스)의 정수를 담은 문장들을 징검다리 삼아 삶을 다시 쌓아올리고 자기를 회복하는 여정을 한 권에 담는다.
삼십대 후반 또는 사십대에 접어들면서 삶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으면서 내가 알지 못하는 나의 모습들이 튀어나오는가 하면, 정작 삶에서 내가 결정하거나 선택하는 것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게다가 내가 원하는 것이 정말 좋은 것이 맞는지, 나다운 삶이라는 것이 도대체 어떤 것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더러는 몸이 크게 아프거나 힘든 일들에 휘말리게 되면서, 그동안 고수해온 삶의 기준이나 우선순위가 무너지기도 한다. 부부 관계나 가족의 문제들로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럴 때 융은 가장 좋은 조언자라 할 수 있다. 이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자기’를 만나기 시작할 때이기 때문이다. - 들어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