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터치, 눈맞춤, 정서 조율, 순서 바꾸기, 함께 보기, 관점 바꾸기
인간 소통의 가장 오래된 구조를 다시 묻다
오늘날 우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말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스마트폰 하나로 지구 반대편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인공지능은 유창한 문장으로 우리의 질문에 답한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외롭고, 그 어느 때보다 관계에서 자주 실패한다. 말 잘하는 사람이 정작 가장 가까운 이와 소통하지 못하고, 논리적으로 완벽한 설명이 상대의 마음에 닿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통이 이토록 어려운 것은, 우리가 소통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통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위가 아니다. 서로의 몸과 눈빛과 리듬이 얽혀 의미를 공동으로 구성하는, 살아 있는 상호작용의 과정이다. 소통에서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불과하다. 나머지 93%는 터치, 눈맞춤, 표정, 침묵, 호흡의 리듬-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것들이 채운다. 심리학자 비고츠키에 따르면, 우리는 소통하기에 존재하고 소통하기에 생각할 수 있다. 데카르트의 고전적인 명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정면으로 뒤집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다. 즉, 우리는 소통하기에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