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아이에게 책을 사줘야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

6개월 넘어가면서 슬슬 아이에게 한권씩 마련하고 있었는데 앉고 서고 웃고 하며 갑자기 성장해버렸던 7,8개월 아기가 되자 그 필요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 전집을 들여야 하나 계속 단행본으로 때워야하던 중, 일단 단행본으로 가자 하며 골랐던 책이다.

평이 좋아서 골랐는데 이건 나도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 페이지의 거울 부분의 아이디어가 참 좋았다.

우리 아이도 그 거울이 달린 페이지로만 가면 활짝 웃는 것이다.

한 동안 이 책을 스스로 넘기며 자기 얼굴을 감상하곤 했지만

정작 이 책의 주인공의 다양한 표정 변화에는 큰 관심을 보이진 않았다.

지금은 좀 컸다고 그림이나 표정까지도 눈여겨 보지만 말이다.

어떤 그림들이 있는지 들여다 볼까?

이렇게 다양한 표정들을 재미있게 표현한다.

곰을 만나 겁먹는 표정부터 결국 곰을 이겨보려 용감하게 맞서 보려다가

곰도 자기의 아기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알게 되어

오해를 풀고 마지막엔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개월수가 되면

우리 아기도 스토리 자체에 흥미를 느낄 것 같다.

아직은 거울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거울에 자기 얼굴이 나오면 뽀뽀하고 환한 미소를 짓는다.

책이 꼭 내용을 전달하고 지식을 쌓아가는 수단이 아닌

아기에게는 하나의 장난감이자 놀이의 수단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