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장래 희망은 아빠가 되는 거다.
아빠가 되면 큰소리를 쳐도 되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먹고,
텔레비전도 마음대로 보고, 늦게까지 안 자도 되니까.
엄마가 잔소리를 해도, 그냥 빙그레~ 못 들은 척하면 그만인 아빠.
때리기 놀이를 해도 절대 봐주지 않고 정말 아프게 때리는 아빠.
나는 얼렁 커서 뭐든지 마음대로 하고 호령하는 그런 아빠가 되고 싶다. "
딸 있는 집 아빠가 연애하듯 한다면, 아들 있는 집은 둘이 경쟁을 합니다. 아들 둘 키운다는 말처럼, 빵 한 조각 앞에 두고 서로 으르렁~하는 것부터, 아닌 거 우기고, 엄마 골탕 먹이고, 똥폼 잡는 것까지…어쩜 그렇게 붕어빵이신지들! 라면을 먹는 모습도, 양치질하는 모습, 낮잠 자는 모습도 신기하게 꼭 닮은 두 남자 '아빠와 아들'. 이 둘의 심드렁하면서도 유쾌한 교감을 담았습니다.
작가는 마치 라면봉지에 불량식품 원료로 그린 것 같은 그림풍에, 만화처럼 물풍선 대사를 달아가며 아빠와 아들 간의 묘한 심리를 잘 그려냈습니다. "인라인 스케이트 사줄 테니 너는 커서 아빠한테 꼭 자전거 사줘야 된다~"는 아빠의 제안에 아들은 이렇게 물풍선을 달지요. '일단 인라인 스케이트를 받고 나중에 모른 척할까.' 밤늦게 술 먹고 들어온 아빠, 아들을 껴앉고 주절주절 옛날 이야기를 시작하자 납작하게 엎드려있던 아들의 말풍선은 다시 꼬리를 뭅니다. '으으윽, 마늘냄새 미치겠다. 언제까지 내가 보살펴줘야 해. 아들 노릇하기도 힘들다."
으르렁대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한통속이 되어 키득거리는 그네들의 능청스러우면서도 정이 넘치는 에피소드가 간질간질 재미나게 읽힙니다. 엄마들이라면 능글맞은 두 남자의 '쌩쇼'에 슬몃 웃음이, 아빠들이라면 유쾌한 공감이, 아이들은 "정말 우리 아빠랑 똑같아~ 우하하" 하며 박장대소를 날릴만 한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