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리즈를 제일 좋아하는 이젠 다커버린 딸아이가 고른책 '소나기밥 공주'

소나기밥이 뭐냐는 물음에 그럼 같이 읽어보면 되지, 그렇게 읽기 시작해 이책의 주인공 '안공주'를 만나게 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공주'는 아빠와 단둘이 연립주택 반지하 방에 살고 있다. 아빠가 알코올 중독으로 무료 재활원에 들어가게 되면서 공주는 혼자 지내게 되고 학교 급식이 유일한 제대로된 끼니가 되어 급식을 많이 빨리 먹게 돼면서 ‘소나기밥’이라는 별명이 붙어 버렸다. '소나기밥'이란 소나기처럼 빨리 먹는 밥을 뜻한다는걸 알게 되었다. 밥을 많이 먹는다고 돼지라 놀려도 "먹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먹어 두자!”는 아이답지 않은 생각에 콧끗이 찡했다. 좁은 반지하 방에 살면서도 늘 씩씩하고 부지런한 공주. 반찬이 없어도 밥을 꼭 챙겨 먹고, 청소하고, 매사에 차분하고 주눅 들지 않던 공주도 생활비가 바닥나자 오로지 ‘먹을 것’만 생각하게 된다.

콩나물 560원어치를 사서 마트에서 나온다 202호 대문 앞에서 장바구니를 배달하기 위한 마트 배달원과 만나고, 202호 사람이라고 배달원을 속여 봉지를 받아든다. 봉지에 든 음식 재료로 밤마다 요리를 해 먹어도 어쩐일 인지 공주는 소화도 안되고 자꾸만 허기감을 느낀다. 난생 처음 한 도둑질로 인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다 배탈이난 공주를 202호 아줌마가 병원에 데려다 주고 오는길에 공주는 장바구니를 훔친 사실을 이야기하고 잘못의 대가로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공주의 아빠는 편지에서 “술 안 먹도록 최선을 다할게. 정말 참기 힘들 땐 너한테 물어볼게. 네가 허락 안 하면 안 마실게.”라는 다짐을 하고 공주는 그런 아빠를 한 번 더 믿기로 하고 힘을 낸다.

이제껏 알고 있던 해피엔딩식의 동화가 아닌 많은 것을 느끼게한 짧지만 희망의 이야기다. 어른들의 온전한 도움으로 끝마칠수 있지만 잘못한 것은 스스로 아르바이트란 방법으로 값을 치르는 쪽이 공주에겐 마음편하고 당당했으리라.

비록 마르고 키만 비죽이큰 공주지만 누구보다도 당찬, 열세살 공주의 눈으로 본 현실과 어른들의 세계는 따뜻 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세상을 원망하지도, 그누구도 탓하지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작은것에 행복을 느끼는 공주에게 오히려 따뜻함과 희망을 발견할 수 있고 살아가는 힘을 얻게됨은 왜일까?
다 읽고 딸아이와 함께 씩씩한 공주에게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