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 이야기>,<밀레니엄맨 칭기스칸>,<CEO 칭기스칸>에 이어 네번째로 읽은 김종래 저자분의 책이다. 이 저자분은 전공 역사학자가 아니시다. 자신이 스스로 연구한 내용을 저술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연구자들의 성과를 자신의 시각에 맞춰 서술하는 저자이다. 그러기에 앞에 든 3권의 책은 내가 읽기에는 저자의 주관적 시각이 너무 강했고, 저자 스스로 흥분해서 보여주고 높이 평가하는 부분에 내가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중복되는 부분도 많았다. 그런데 비교적 이 책 <결단의 리더 쿠빌라이칸>은 당시 몽골, 세계의 정세와 쿠빌라이의 입장을 납득이 가게 서술해서 마음에 들었다.

다들 아시다시피, 쿠빌라이는 칭기스칸의 손자이자 대원제국 설립자이다. 그러나, 칭기스칸의 손자였다고 흔히 생각하는 세손출신은 아니다. 그는 칭기스칸의 의문사한 넷째아들 톨루이의 둘째 아들이다. 생모는 패배한 적장의 조카딸로, 전리품으로 넘겨진 여자였다. 그러니 그는 대권 경쟁에서 '을'의 위치에 있다가 '갑'이 된 사람인셈.(이 부분은 저자의 표현을 그대로 인용했다) 그는 권력을 잡아 5대 대칸이 된 이후 몽골제국의 수도를 대도(지금의 북경)으로 옮기고 남송을 정복한 후 남송의 해군력을 계승한다. 또한 운하를 개통하고 염인이라는 지폐를 유통시키며 국제 무역을 장려한다. 즉, 그 전대의 칸들이 초원 유목민의 사고방식을 고집할 때, 그는 패러다임을 전환하여 정복과 약탈이 아닌 공존과 통치를 시도하여 기존의 초원길, 비단길 외에 바닷길까지 개척한 것이다.

고만고만한 영웅들은 흔하다. 정복 군주도 많다. 그러나 쿠빌라이 그는 자신이 속한 유목민의 문화와 관습, 시대 등 사고와 환경의 제약을 넘어 다른 가치를 앞서서 보고 실행에 나섰다. 이번에는 저자의 흥분과 극찬이 이해가 간다.

말 위에서 천하를 얻을 수는 있지만 말 위에서 천하를 통치할 수는 없습니다."
<원사>에 기록된, 한인 참모 유병충이 쿠빌라이에게 건의한 말이다. 쿠빌라이 노선을 이보다 더 절묘하게 상징하는 표현이 없다. 정복보다 통치가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어려운지를 깨우쳐주는 말이다. 먹을 것이 절대 부족했던 몽골 유목미의 전통적 관점에서 보면 전쟁은 정복을 의미했고 정복은 파괴 약탈 살육을 뜻했다. 그러나 통치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 본문 37쪽

*** 별 거 아니지만 몇 가지 오류가 있어 적어본다.

54쪽 3번째 줄 : 칭키스칸 => 칭기스칸
61쪽 6번째 줄 : 모친 한파 => 모진 한파
66쪽 10번째 줄 : 그녀는 칭기스칸의 막내 며느리돼 => 막내 며느리가 돼
같은 현재 북경을 표기했는데 184쪽 지도에는 칸발리크, 189쪽 지도에는 캄발룩으로 표기됨.
73쪽 지도의 도시 위치 표시 이상함(사진 참고)

부다와 페스트는 두나 (=다뉴브, 도나우)강의 좌안과 우안에 있는 도시인데, 이 지도를 보면 거의 프라하와 부다페스트의 거리만큼 멀리 떨어져 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이 시대에 다뉴브 강변에 있고, 부다페스트와 소피아 사이에 있는 큰 도시라면 베오그라드가 있는데, 혹시 베오그라드를 표시하려던 것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