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작가는 너무 빨랐고 독자는 조금 늦었다.”
인간 진화에 관한 미싱 링크를 찾아서-인간은 선과 악의 변이와 선택으로 진화한다
2016년 856쪽의 벽돌책『다윈 영의 악의 기원』으로 한국 문단에 독보적 발자취를 남기고 홀연히 떠난 고(故) 박지리 작가의 책을 3권으로 분권해 ‘욜로욜로’ 시리즈로 새롭게 펴냈다. 작가는 이 책으로 2016년 ‘레드어워드 시선 부문’과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사회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실천을 발견하거나 창조한 활동을 높이 평가하는 ‘레드어워드 시선 부문’에서는 “거주 지역이 곧 신분이 되는 구조적 차별에 맞서는 인간과 진실을 은폐하고 수용함으로써 악의 세계를 유지하는 인간을 동시에 보여 준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한국출판문화상 심사평에서는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도전적인 걸작”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완전히 새롭고 낯선 세계를 그리고 있지만 비현실적이지 않고, 계급사회로 회귀한 미래 같기도 하고, 과거로부터 온 이야기 같기도 하다. 법의 효용과 사회 구조의 모순, 한 인물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밝혀 나가는 과정은 법소설이나 범죄소설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건 작가가 노리는 바가 아니다. 이 책은 다윈 영의 진화에 관한 미싱 링크를 추적해 나가는 과정이자 인간의 본질에 관한 실증적 보고서다. 동시에 이곳, 우리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