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아이들과 함께 제주도 일주일 살이를 하고왔다.

단 일주일 뿐인 시골 주택 살이었지만 아이들도 나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 삶을 즐기다 왔고 금새 그리워하기 시작했다. 그 삶을 그리워할때 효리네 민박을 애청했고 더더욱 주택에 대한 그리움과 꿈은 커져만 갔다. 이런 꿈은 나만 갖고있는건 아니었다. 요즘 들어 주변 많은 이들이 아파트와 도시에서의 삶에 지쳐있고 소박하고 간결한 주택살이에 대해 관심있는걸 느낀다. 하지만 현실은 직업 또는 아이들 교육등 여러가지 이유로 실행하기 다소 어려운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내 오랜 꿈인 내집짓기를 실천하기위해 남편과 지난 가을부터 관련 책도 많이 읽고 공부하며 내 집을 지을만한 터를 찾아 발품도 팔았다. 부동산부터 시작해서 건축, 내집짓기, 인테리어등 관련된 서적은 틈나는데로 도서관과 서점을 이용하여 시중에 나와있는 책은 다 읽은듯하다. 수 많은 책들을 읽으며 이제 어느정도의 정보가 축척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직 지어보지 않아서 인지 수만은 현장 수기이며 집지은 수기들을 읽고도 마음 한구석에는 불안감과 풀리지 않은 궁금증들이 남아있었다.

이 부부의집짓기 책은 현존하는 집짓기 관련 수기들 중에 가장 생생한 완결편이라고 말해도 부족하다. 내가 읽은 그 어떤 집짓기 이야기보다 내 머리속을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다시한번 집짓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집은 우리를 품어주고, 행복하게 해주고, 꿈꾸게해준다" p.15

집을 짓는다는 상상만으로 설레이기 시작한다. 마치 여행을 계획할때 여행지에 있는 나를 미리 상상하며 행복해지는것과 같은 것 같다. 이지성 차유람 부부의 다른듯 닮은 서로의 생각 이야기를 읽으며 마치 우리부부와 비슷하다 생각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부부가 같은 공간을 꿈꾼다는 것은 어찌보면 조금 어려울 수도 있어보이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원하는 부분이 같기에 가능한 일인것 같다.

"무엇보다 우리가 집을 짓기로 결정하고 나서 집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묻고 듣고 공유하는 시간이 좋았다. 아이와 함께할 우리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며 삶에 대한 의욕도 자연히 커졌다." p.254

부부란 참 신기하기도 하고 소중한 인연이다. 모든 부부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을 터인데 이상하게도 그 속에서 공통점은 항상 있는듯 하다. 나와 내 남편도 성향도 자란 환경도 전혀 다르지만 신기하게 같이 공감하는 성장 배경이 있고, 원하는 이상적인 집이 비슷하다. 하.지.만, 분명 다른점도 존재 하기에 그런 부분을 서로 대화하며 생각해 나가는 과정이 나도 참 소중하다. 그런 과정에서 서로에게 싸움과 스트레스가 된다면 집짓기를 심각히 다시 생각해보는것도 좋을듯 하다.

집짓기는 함부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서로에 대한 생각의 차이를 좁히는 것도 문제이지만 더큰 문제는 현실적인 집짓는 공사 과정중에 일어나는것 같다.

"아무리 열심히 알아보고 집을 지어도 아쉬운 점은 늘 남는다.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챙긴다고 해도 여전히 문제는 생긴다. 건축가도, 시공업자도 자신의 집을 짓고 나서는 후회를 한다. 그 누구도 완벽한 집을지을수는 없다" p.202

아주 많은 책에서도 이러한 문제, 특히 하자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있다. 그렇지만 내 집의 하자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직접적으로 솔직하게 풀어놓고 그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 책은 단연코 이 책 만한게 없다. 세세하게 집을 짓는 과정에서 일어난 하자 부분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 책을 읽고 집짓기가 어렵다고 포기된다면 당장 포기하시길 추천한다.

난 오히려 이지성 차유람 부부같이 친환경 주택을 짓기위해 열심히 알아보고 대한민국에서 유명한 분들께서 집짓는 과정에 참여하셨는데도 이런 힘든 부분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위로받고 용기를 얻었다. 비록 내가 더 대단한 집을 지을 자신은 없지만, 최대한 노력해서 우리 가족에게 최상의 집을 짓고싶다는 다짐을 할수있었다. 또한, 하자가 생기는 부분에 대해 덜 스트레스받고 그 부분을 보수 하기 위해 마음 편히 알아보게 될것 같다.

한국에 집은 하나뿐이시지만 어려운 나라의 아이들을 위해 '모두를 위한 집짓기'를 실천하시는 이지성 차유람 부부에게 정말 존경의 박수를 보내드린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