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지는 않았다. 그 때는 그냥... <오션스 일레븐> 한국판이라는 말만 듣고 단순히 카피 영화인가 싶어서 보지 않았던 것 같다. 나의 오만이자 잘못된 편견이 만든 일이다. 매번 후회하면서도 왜 이리 사람평에 흔들리는지.... 그것도 몇 안보이는 악평에 말이다.

그러다 최근 케이블 방송에서 도둑들을 틀어주기에 보게 되었는데, 거참 잘 만들었네. 속으로 감탄했다. 영화관에서 안본 것을 미안하게 여길 정도였다. 그래서 앞으로는 한국 영화에 대해 "또 무슨 헐리우드 영화 베꼈네." 하는 악평이 있더라도 가능한 관람해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

이 영화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캐릭터들이 살아있다. 별명도 그들 이미지에 맞추어 멋지게 지어서 쏙쏙 귀에 들어오고, 캐릭터 성격과 과거 이야기 등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실제 인물들과 같은 생동감이 느껴졌다. 물론 영화특유의 과장이 있다고 하나, 본래 영화 세상은 인간들의 진짜 세상에 비해 단순하니까..

두 번째 스토리 진행이 군더더기가 없다. 정말 시원시원하게 이야기가 진행되며 긴 영화 시간에도 마치 짜릿한 광고 영상을 이어보는 듯한 즐거운 느낌이었다. 거기다 "레이홍"이라 불리던 홍콩 장물아비의 카리스마.. 만화 같은 카리스마였지만 훌륭했다. 덕분에 가장 마지막 장면에만 등장했음에도 이야기의 완결을 완벽하게 만들어 주었다.

세 번째 대화가 쫄깃쫄깃하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인물들의 대화도 쫄깃쫄깃... 중국어, 영어 대화도 어색하지 않았다. 발음의 어색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대화 표현력에서 말이지. 생동감 있는 대화 색감으로 영화의 분위기도 좀 더 흥미진진한 분위기를 연결한 것은 아니었을까?

마지막으로 액션이다. 줄타기 액션은 미션임파서블3인가 에서도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배우 김윤석의 줄타기가 훨씬 역동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총격 다툼부터 차량 충돌 등도 충실했고...

아 물론.. 한국식 이야기 답게 아름다운 사랑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한국에서 영화, 드라마 성공할려면 역시 사랑 이야기가 들어가야 한다. 배우 김윤석과 김혜수... 밀고 당기기가 잘 느껴졌다. 중년 남자의 사랑 이야기도 좀처럼 보기드문 주제이니 눈길을 준다.

한국 영화가 요즘은 정말.. 잘 만든다. 글쓰는 사람으로서 배울 점도 많고 용기도 많이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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