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직장 회장님께서 강조하시는 것 중 꼭 실천하려고 하는 게 한 가지 있다. 하루 3분 정도 자기 성찰 시간을 가지는 것. 회장님께서는 3분이 안되면 2분, 2분도 힘들면 1분이라도 해보라고 하셨다. 이 말은 시간을 얼마나 투자하느냐가 아니라 일단 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시작만하면 되고, 꾸준히 하면 된다는 의미다. 그렇게 해보면 무조건 얻는 게 있다는 얘기다. 회장님께서는 이미 그것을 경험하고 알고 계셨던 것이다. 1분이 아닌 단 몇 초의 실행도 의미 있다는 것을 말이다.

혼자 있을 때만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글을 쓰고 있을 때 떠오르는 것들도 있다. 나름 깨달음이라 여기고 메모하고 정리하지만 그때가 지나면 잊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침에 명상할 때 떠올린 것은 그 다음 날 명상할 때 다시 떠올린다. 그러면 생각한대로, 느낀대로 살아보자고 마음먹지만 일상의 분주함으로 들어서면 같은 생각을 다시 떠올릴 기회가 없다. 그래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메모해 둔다. 자주 그것을 떠올리면 일상이 바뀔까 하는 기대로 말이다. 하지만 순간의 스파크를 불꽃으로 만들기란 쉽지 않다.

자기를 살피는 시간,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그래야 나라는 존재를 인식하고,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살피게 된다.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만 하루 1분, 혹은 하루 10분 정도 명상으로는 사실 일상의 변화를 이끌기 쉽지 않다. 책 한 권을 읽고 책이 말한대로 변화하기 힘들 듯이, 한 순간의 생각이나 깨달음이 일상을 변화시키기 힘들다. 일상이 변하려면 내가 아는 것, 깨달은 것이 일상에 스며있어야 한다. 책을 자주 들여다보던지, 나를 살피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하는 것이다.

이 책 <선심초심>이 알려 준 한 가지 수행 방법이 있다. '현존'이란 말로 정리해 봤다. 이 순간에 존재하자는 것. 매 순간 깨어있자는 것이다. '지금'이 소중하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런데 '지금'을 챙기려면 매 순간, 매'지금'에 깨어있어야 가능하다. 잠든 것처럼 살면 잃어버리는 '지금'이 훨씬 더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깨어서 순간을 챙길 수 있을까? 비법은 없다. 지금 이 순간 그냥 깨어 있는 수밖에. 그래서 나는 '현존'이란 말을 떠올린다. 그러면 그게 주문이 되어 '지금'을 살핀다.

여러분의 삶이 주변 상황과 하나일 때, 달리 말해서 여러분 자신이 일어나고 있는 일을 늘 각성하고 있을 때,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마음이 실제로 주어진 현실이 아닌 다른 생각을 좇아 헤매기 시작한다면 주변 상황은 실재하지 않으며 여러분의 마음도 더 이상 실제가 아닙니다._(p.137)

잘 사는 길, 지혜롭게 사는 길은 지금 이 순간을 의미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려면 내가 온전히 이 순간을 살아야 한다. 방법은 그냥 이 순간에 깨어있으면 되는데, 훈련이 되지 않으면 그게 잘 안된다. 그래서 나는 훈련 중이다. 지금 깨어있기 훈련. 이 책 <선심초심>에서는 호흡과 자세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덕분에 생각날 때마다 내 호흡을 느끼고, 자세를 고쳐 바로 앉는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어디에도 의지하지 않고 바로 선 내 몸을 느낀다. 이 두 가지만 챙겨도 나를 깨울 수 있다.

세계적인 명사들이 명상을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있다. 동서양을 떠나 명상은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 책 <선심초심>은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를 읽다가 만난 책이다. 그들이 읽었다고 하니 호기심에 구입해 읽었고, 지금 내게 꼭 필요한 책이 됐다. 나를 살피는 시간, 명상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그 방법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자주 호흡과 자세를 주시하는 것. 이 두 가지만 해도 그 순간 나를 느끼고, 생각을 깨운다.

나를 챙기기 시작하면, 내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은 불교의 선수행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찾아야 할 본래의 마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그게 가능해지면 내 존재가 단순히 일개의 개체가 아니라 우주마음의 일부란 말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이 책을 읽고, 우리가 원래 큰 마음, 우주마음을 가진 존재란 사실을 믿게 된다면 나와 세상을 보는 눈이 서서히, 아주 서서히 달라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런 기대로 나는 지금도 호흡하고 자세를 바로 잡으려고 애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