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전작인 「네이티브 영어표현력 사전(이하 전작)」 을 막 알게 되었을 때는 중고 서점에서도 구하기 어려워 웃돈을 줘야 할 정도였다. 다행히 몇 달 지나지 않아 개정판이 다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오프라인 서점으로 달려 갔었던 기억이 있다. 창피하게도 아직도 그 책을 완전히 습득하지는 못했다. 생각한 것처럼 쉽지도 않았다. 하지만, 소문 만큼 정말 괜찮은 영어 책이었다. 한 권 더 구입해서 한 권은 집에 두고 한 권은 제본을 뜯고 쪼개서 한 챕터씩 들고 다닐까 고민할 정도였으니까.

전작에서는 책 구성을 동사, 전치사, 부사, 명사, 주어 등 문법의 종류별로 Part와 Chapter를 나누어 구성하고 있었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저자는 그렇다 보니 언어에서 가장 중요한 '동사'를 비중 있게 다루지 못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이 번 책은 수 많은 단어들 중 '핵심동사' 36개 만으로 구성하여 집중하여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우리말을 제외하면 외국어 라고 해봐야 학창시절부터 20년을 넘게 해도 제자리 걸음인(^^;) 영어와 일본어가 전부이다. 새로이 배워보고 싶은 언어가 있기는 하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둬야 하고, 영어로 된 넘치는 자료를 생각하면, 일단은 영어가 먼저다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제자리 걸음인 영어 공부를 손에서 놓치 못하는 것 같다.

그나마 일본어는 능통하지는 못하더라도 할 수 있다. 아직도 축구 한일전 종료 후 일본 팬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보며 내용을 타인이 해 준 통번역 없이 바로 이해했던 그 순간, 그리고 같은 방향으로 가게 되며 버스 안에서 일본어 선생님이랑 일본어로 대화할 수 있었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리고 항상 생각한다. 그게 어떻게 가능했는지 그리고 그 때 그 경험을 영어에 어떻게 적용하면 영어로도 그게 가능해질지 1년에 수 백 번도 더 생각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단어를 많이 아는 것. 단지 다양할 뿐만 아니라 한 단어의 다양한 쓰임새를 정확히 아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동사를 잘 아는 것이 중요했다. 일본어와 영어의 어순이 정 반대라 들리는 영어 문장과 눈에 보이는 자막의 순서가 달라 일본어 처럼 따라해 보려다 여러번 실패했지만, 그래도 아는 만큼 들리고 이해되는 그 속도는 분명히 달랐던 것 같다. 또 하나는 귀가 트일때까지 정말 많이 듣는 것이다. 이 두 가지만 꾸준히 해도 기본적인 말이 나도 모르는 새에 나왔었으니 말이다.

책 구성을 보니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가장 기본적인 내용들이 이 책에 많이 담겨져 있는 것 같다. 아마 저자의 전작을 이 책과 함께 알았다면 당연히 이 책 먼저 선택하고 그 다음 전작을 선택했을 것이다. 아직 꼼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해 보지는 않았는데(그렇게 하려면 적어도 1~2달은 걸릴 것 같아 통독 후 리뷰먼저 쓰고 있다.), 단어 혹은 숙어의 잘 알려지지 않은 쓰임새를 담고 있는지를 주로 보려고 했다. 토익 등 대게의 경우 경영과 관련된 용어를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특히 법률 영어 쪽에 관심이 있다 보니 흔하게 알고 있는 단어도 전혀 다르게 쓰여 자료를 볼 때 고생한 적이 많다.

예를 들면 이런식이다. installment(s) 의 경우 '(주로 컴퓨터에서 프로그램 등을) ~을 설치하다.'라고 알고 있지만, 이 단어를 법률 용어로 보면 '분할'의 의미가 된다. 그래서 'pay in installments' 는 '분활 상환'이 된다. 안타깝게도 통독 하는 과정에서 법률과 관련된 쓰임새를 다룬 숙어나 예문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그대신 최근 이슈인 코로나와 관련된 쓰임새가 있어 가져와 봤다.

[p.119] 동사 GO 중 숙어 「go around」

■ (전염병이) 유행하다

예) There's a nasty virus going around. (독한 바이러스가 돌고 있다.)

■ (소문이) 돌다

예) ~~ why it's going around. (왜 그런 소문이 도는지는 모르겠지만 ~~)

아마도 정독을 시작하는 시기는 곧 다가오는 1월이 될 것 같다. 점수도 필요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점수용이 아닌 진짜 영어 공부를 하면서 보면 속도가 늦더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빅데이터가 정말 다양하게 활용하는 시대가 되었나 보다. 이 책의 주요 내용 역시 7만편의 영국과 미국의 드라마에서 추출한 3억개나 되는 말뭉치(corpus)를 분석해서 활용 빈도가 높은 동사와 용례를 선정한 결과물이라고 하니 최근에는 자주 못보고 있지만, 외국 드라마도 좋아하는 편이라 이 책만 제대로 습득한다면 듣기 공부할 수 있는 영상이나 음성 자료도 많아질 것 같다. 열심히 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