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성공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이것이 현대 성공철학의 아버지 나폴레온 힐의 기본 명제다. 힐은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열독해 마지않던 '자기계발의 신'이신데, 강철왕 카네기를 인생 멘토로 삼은 그의 '개인 성취 철학'은 크게 '자기절제', '패배로부터 배우기', '황금률의 이행' 세 가지 원리로 압축된다. 카네기와 힐의 교류하는 마음이 잘 드러난 책이 『자기 마음의 주인이 되는 법』(한스미디어, 2020)이다. 이 책의 전반적인 서술 방식은 나폴레온 힐과 앤드류 카네기의 대화가 우선 소개되고, 편저자인 제임스 휘태커의 주석이 '멘탈 트레이닝 어드바이스'라는 이름하에 이어진다. 다음으로 나폴레온 힐의 전문 담론이 나오고 역시 글의 중간중간 휘태커의 주석이 가미된다.

세 가지 원칙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자기절제다. 자기절제가 되지 않으면 "모든 역경은 그에 상응하는 혜택의 씨앗을 수반한다."는 패배로부터 배우기와 "다른 사람에게 하는 것이 곧 자신에게 하는 것이다."란 황금률의 이행 모두 그저 공염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자기절제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행위다. 카네기는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는 7가지 긍정적 감정과 7가지 부정적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자기 절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한다.

7가지 긍정적 감정은 사랑, 섹스, 희망, 믿음, 열정, 충실, 바람이고, 7가지 부정적 감정은 두려움, 질투, 증오, 복수, 탐욕, 분노, 미신이다. 그런데 14가지 감정을 하나하나 꼽아보면 섹스가 왜 감정에 포함되어 있지 고개를 좀 갸우뚱하는 분이 계실 것이다. 카네기가 말하는 섹스의 의미가 통상의 의미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엔 '창조적 감정'의 의미가 강조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카네기의 섹스는 심리학자들이 언급하는 '에로스'에 더 가까운 의미일 것이다.

"내가 섹스라는 표현을 할 때에는 성적인 힘의 물리적인 표현뿐 아니라 인류에게 창조적 능력을 부여하는 타고난 창조적 감정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이해해야 합니다. 섹스라는 위대한 감정을 부정행위로 사용하거나 질이 낮은 말로 표현할 때 그 수준이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49쪽)

아무튼 카네기는 사랑과 섹스를 인간 행동의 근본 동기이자 창조적 힘의 원천으로 간주한다. 사랑과 열정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라고 해서 통제가 완전히 필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두려움과 분노처럼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해서 무조건 다 피해야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건설적인 원동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자기절제를 통해 부정적인 감정의 위험성을 털어버리고 유용한 목적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토아학파의 주장처럼, 자기절제의 기본은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것과 해결할 수 없는 것을 분별하여, 해결할 수 있는 것에 건설적인 에너지를 쏟아붓고, 해결할 수 없는 것은 깨끗이 미련을 버리는 것이다. 카네기는 자기암시와 관련된 13개의 문구로 이뤄진 심리 공식을 통해서, 힐은 일종의 자기선언문인 '내 일상의 신조'를 통해서 자기절제를 한층 강화시키는 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헬렌 켈러, 시어도어 루스벨트, 토머스 에디슨 등 자기절제를 통해 성공을 거둔 사람의 사례도 빼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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