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이 덧없고 힘겨울 때 이따금 가슴으로 암송했던 시들, 이미 절판되어 오래된 명성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들, 동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연가(戀歌)”를 되살리고자 1996년 11월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시작했던 문학동네의 [포에지 2000] 시리즈. 그 맥을 잇는 [문학동네 포에지] 시리즈가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문학동네 포에지] 스무 번째 작품집은 이현승 시인의 『아이스크림과 늑대』이다.
“단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일의 맛은 쓰다고 생각해서일까. 고된 일이 끝나면 몰려가 단것을 마시는 사람들, 단것을 들고 만화방창 피어난 사람들 사이에서 아무도 모르게 선명해지는 느낌, 홀로 설탕으로 결정되어가는 그런 느낌. 화살보다 뾰족한 혓바닥들이 들이닥칠 것 같은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애써 끓인 찌개를 내놓으며 어때? 좀 짜지? 하는데 강한 짠맛보다 그 사이 엷은 단맛이 더 불편한,
그런 고집스러운 느낌으로 이 시집을 쓰고 건넜다.
나는 이걸 철학이라고 할까 고집이라고 할까 망설이다가 그냥 까다로움이라고 하기로 했다.
괜찮다.”
- 개정판 시인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