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하

6월.. 책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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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한 순
  1. 이 책은 정말 고급스럽다. 책장 안의 공허함과는 달리 책의 표지는 먼지조차 무색할 정도로 예쁘다. 이렇게 예쁜 책이 사실은 쓸쓸 공허 그 자체인지.. 쓸쓸 공허함을 일부러 예쁜 표지로 포장해 둔 것인지.. 이 책은 시작부터 나에게 많은 관심을 요구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정말 간단하고 재미있어서 정말 짧은 시간에 다 읽을 수 있다. 그러나..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나의 처지를 생각하며... 휴.. 한숨 쉬다 보면 이 책은 고급스럽지만 무거운 표지 처럼 내 마음 한 켠을 무겁게 눌러준다. 인생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또 한편으로는 참 힘에 부칠 때도 있다는 거.. 그럴 때마다 힘들어하고 좌절하기에도 이젠 지친 사람들에게 이 책은 위로를 주고 있다. 용기가 아닌 위로를... 지우개처럼 닳아 없어지면서도.. 전혀 관심 받지 못하면서도 그래도 살아가는 것도 있다는 것.. 네 삶이 그다지 구차하지만은 않으니 한 번 열심히 살아보라는 말을 잠깐잠깐 하고 있다. 물론 그 말 역시 금방 지우개로 지워버리곤 해서 내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어버리긴 하지만 말이다.

  2. 외국산순종애완견 머피와 국내산토종똥개 두칠이. 두칠이가 동네 개들과 함께 생활해 나가면서 겪게 되는 일종의 성장 소설이라고 할까^^너무 인간적이고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었다. 개를 하찮게 대하고 보신탕을 위해 팔곤 하는 인간들의 잔인한 모습이 오히려 개만도 못하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만드는 것이다. 두칠이는 주인집 선희네에 순종하며 모범적인 개로 생활해 가지만 주인 없이 숲에 모여 사는 야생고양이를 만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나의 주인은 주인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 그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보신탕거리가 아닌 자신만의 삶을 찾기 위해 집을 나와서 온갖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귀한 대접 받으시는 머피도 데리고 나왔으나 가치관과 사는 방식이 달랐던 탓에 머피는 원래 집으로 돌아가고 두칠이는 그런 머피를 그리워하며 다시 산으로 향하는 것이다. 그리운 머피를 두고 조용히 산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부분은 억지로 결말을 맺지 않고 여운을 둔 작가의 세심한 배려가 보인다. 자신의 삶에 대한 새로운 확신을 가지고 열심히 생활할 두칠이의 모습. 물론 많은 어려움도 예상되지만 도전하는 두칠이에게 박수를 치며 책을 덮으라 한다. 그리고 개든 고양이든.. 모두가 인간과 같이 귀한 생명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 각자의 소중한 삶이 있다는 것... 지나치게 인간 중심으로 생각하는 오만한 인간들에게 따끔한 충고 한 번 던져주신다.

  3. 12살 마코토.. 축구가 좋아서 열심히 뛰어다니지만 기존의 교칙과 입시 위주의 교육을 하시는 야쿠마루 선생님께 강한 반발을 느끼는 마코토.. 야쿠마루 선생님에 반발하며 축구를 그만 두려 하지만 새로운 담임 사토 선생님과의 인연으로 마코토의 학교 생활은 완전히 달라진다. 입시 보다는 학생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배려와 열정이 넘치는 사토 선생님 덕분에 축구와 학교 생활에 활력을 찾게 되지만 학교 사정으로 사토 선생님과 6학년을 마칠 수 없게 된다. 끝까지 자신들을 위해 함께 남아주리라 여겼던 사토 선생님이 학교를 그만두자 마코토는 야쿠마루 선생님과 함께 해야 할 학교를 결석하며 방황하게 되고 사토 선생님의 따뜻한 설득으로 결국 스스로 학교에 가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책에서 마코토는 자신의 꿈과 의지를 위해 상당히 열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내용이 진행될 수록 작가의 욕심이 과해지는 것 같았다. 학교 전체에 자신의 뜻을 펼치며 대항하거나 아이들의 단체 행동을 유도하는 등.. 지나치게 적극적인 행동으로 욱 하며 행동하다가 며칠의 고민과 사토 선생님과의 대화 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축구를 위해 자신의 뜻을 접을 줄 아는 보통의 아이가 되겠다는 마코토.. 내용 전개가 급박하게 마무리되는 듯하였으며 마코토의 가족이 그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 주지못한 것이 내내 아쉬웠다.

  4. 닭의 울음소리를 따라 내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 대한민국, 오미리.. 세상 곳곳의 아이들 사진이 가득 담겨 있다. 우리 대한민국의 사진을 한참 기대했는데 책의 말미에... 닭을 안은 아이들의 사진이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는 꼬끼오 라고 운다는 대목과 함께... 어느 곳이나 아이들의 일상은 비슷하다. 힘겹게 일어나는 아침과 왁자지껄 학교 생활.. 방과후.. 집에서의 아이들은 어느 지역이나 상관 없이 비슷하다. 보여지는 모습이 다를 뿐...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은 참으로 비슷하다. 여러 나라의 사진 속에 가득한 아이들읠 얼굴을 보니 모두가 밝게 웃고 있다. 아이들은 언제나 웃는다. 그래서 아이들일까.. 아버지와 마리가 이야기하는 하루 속에는 세상 많은 아이들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담겨 있다. 아버지의 이야기가 그리 흥미로운 것은 아니었으나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밝게 웃는 아이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기에 책장은 쉽게 넘어갔다. 마리 아버지의 긴긴 이야기보다 사진 속 아이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는 책.. 더 많은 사진을 담은 사진첩이었다면 더 좋았을 책이다.

  5.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내가 아는 만큼의 일본.. 이 책은 딱 그만큼의.. 가장 일본스러운 동화책이었다. 자판기 문화가 발달하여 온갖 물건을 상자 안에 담아 파는 일본. 이 책은.. 편의점에서 추억을 팔겠다는 설정을 하고 있다. 따뜻한 말 한마디 못 해줘서 미안했던 친구가 내게 주려 했던 빨간 수첩.. 잃어버린 리카 인형.. 힘들때 되뇌였던 노래.. 목소리.. 사람이 되고 싶은 고양이.. 고장나서 버린 텔레비전.. 이제는 버려지고 멀어져버린 추억의 물건들을 찾기 위해 사람들은 황혼당을 찾았고.. 그 곳에서 행복을 사 가게 된다. 가정의 불화.. 전쟁의 상처.. 외로움 등 책 속의 사람들은 참 외롭고 힘이 들었고.. 그 곁에는 고양이, 인형, 텔레비전, 라디오 등 사람이 아닌 다른 대상이 있다. 그것에 집착하고 의지하며 슬픔을 이겨 나가는 책 속 인물들을 보며 문득..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깍쟁이처럼 반듯하고 철두철미할 것 같은 완벽한 나라 일본.. 그들이 만들어 내는 소설이나 영화.. 만화 속에는 의외로 쓸쓸함이 가득차있음을 느낀다.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나는 잘 모른다. 그러나 내가 만난 일본은 참.. 쓸쓸하다..

  6. 멋지고 예쁜 책을 보며 나도 저런 책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잘 하지는 못 하지만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욕심 가득한 책 사랑으로 이 책을 펼쳤다. 책의 규격과 종이의 질감.. 컬러 등이 참 따뜻하고 좋았다. 친절한 설명과 다양한 사진 자료 덕분에 누구나 이 책을 보면 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겠다. 이 책에는 책만들기에 대한 나름의 전문적인 부분과 초등학생까지 만들수 있는 부분까지 동시에 담겨 있다. 장점이라면 장점일 수도 있겠으나 실제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볼 작품을 고르던 나로서는 책을 보고 직접 활용하여 만들어보기에 좀더 편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을 가진다. 책의 뒤쪽으로 갈수록 다양한 작품에 대한 소개가 많은데 사진이 많아질 수록 만드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 짧아져서 꼭 만들고 싶은 작품이 있더라도 사진을 보며 눈짐작 작업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만들면서 행복하고 보기에도 아름다운 책 만들기를 작가는 지향한다. 그런 목정에 알맞은.. 따뜻한 책이었고.. 책에 대한 사랑을 더 키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7. 돈냄새를 좋아하는 고리짝 도깨비는 전에 살던 주인의 돈을 가져와서는 빗자루 도깨비, 공책 도깨비와 함께 즐겁게 살아간다. 그러나 도깨비 냄새를 잘 맡는 강아지들 때문에 조용하고 안전한 장소를 찾아다닌다가 한 선비와 맞서게 된다. 도깨비와 선비는 서로 땅을 차지하기 위해 문답 내기를 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도깨비들은 세종대왕 귀신을 만나고 책을 만나게 된다. 책을 찾고.. 사고.. 읽는 즐거움에 푹 빠진 도깨비들은 선비가 그 땅에 도서관을 짓는 것을 도와주고 거기서 책에 빠져 산다는 내용이다. 내용도 좋고 사건 전개도 잘 되었으나 독자의 관심을 확~~ 끌어내기는 조금 부족한 듯 했다. 그러나.. 나름 즐겁게 자알 읽었다. 돈이 좋아 늘 품에 들고 다니는 돈 속의 세종대왕.. 그 세종대왕은 늘 품에 책을 담고 있다. 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과연... 그 돈으로 마음껏 책을 품고 다닐까.. 문득.. 돈과 세종대왕.. 돈과 책.. 돈 사랑과 책 사랑이 똑같애지는 세상이 온다면 우리 사회는 참 아름다워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8. 푸르다는 것이 이렇게 예쁘다는 것을 책을 보고 알았다. 파란 하늘.. 푸른 바다.. 그리고 푸르름과 조화된 제주도.. 잠깐이지만 제주도를 다녀온 후에 이 책을 접하게 되어 다행이다. 지난 겨울.. 폭설로 유명했던 제주도 한 복판에 서 있었다. 지도 한 장 들고 가족과 나선 겨울 제주도는 우리에게 고립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아름다운 곳임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우리가 목적한 그 곳을 가기 위해 옆도 뒤도 보지 않고 앞만 쳐다 보았는데 이 책을 보니.. 후회가 되었다. 조금만 여유를 가지며 둘러볼 것을... 이 책이 던져주는 여유와 여운.. 편안함 가득한 제주도를 내가 너무 허투루 다녀온 것 같아서 아쉬웠다. 그리고.. 그렇게 소홀히 다녀왔기 때문에 다음에 이 책을 들고 한번 더 즐길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괜히 내가 고맙기까지 했다. 사진 속의 제주도는 어느 각도로 찍어도 멋있게 담겨 있다. 그런 제주도를 이렇게 멋지게 찍어놓은 작가의 눈을 부러워하며 책 속 사진 앞에 작가가 섰던 그 자리에 나도 꼭 서보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게 한다. 제주도를 더 사랑하게 만드는 이 책.. 지독히도 흐리고 눈 내리며 추웠던 때의 제주도를 만났던 나에게도 제주도는 참 맑고 좋은 섬이었던 것으로 보아.. 이 책에서 작가가 가장 잘 한 짓은... 최고로 멋진 제목을 붙였다는 것이다.

  9. 젊은 시절 화려하게 이루어 놓은 회사가 휘청거리자 자이쓰 회장은 위기를 감지한다. 안일한 대처와 소극적인 마음가짐은 휘청거리는 회사를 무너뜨리게 됨을 직감.. 보다 적극적이고 파격적인 결단을 내린다. 회사를 위해.. 모두를 위해.. 자신을 위해 .. 눈 앞의 이익보다 먼 내일의 이익을 생각하고 무모하지만 가능성 있는 인재를 키우고자 하며 그 인재가 바로 서른 여섯 켄지 과정이다. 한때 눈부신 성장으로 잘 나갔으나 현재는 쓰레기나 다름 없는 도요아스트론을 사장이 되어 조금씩 일으켜 세우는 과정이 참으로 흥미롭다. 도요아스트론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빠르고 경쾌하게 진행되면서도 켄지 과장과 자이쓰 회장의 마음 속 이야기를 함께 하고 있어서 독자로 하여금 영화를 보는 듯.. 인물의 마음 상태와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7가지의 경영 노트를 통해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소중한 이야기들을 적어놓았다. 켄지는 커다란 성공과 더 커다란 실패를 동시에 맛보며 진정한 CEO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켄지처럼 되지는 못할 것이고.. 그런 상황도 쉽게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절실하게.. 열심히 하고자 한다면 상황은 당신에게 유리하도록 전개될지도 모른다. 그 1%의 가능성을 잡기 위해 당신을 믿어야 하고.. 이 책을 믿어야 하는 것이다.

  10. 초등학교 시절.. 2020년이라는 년도는 정말 상상 속의 세계였다. 과학상상 글짓기를 해도 2020년 자동차가 날아다니고 바다 속 도시가 지어지는 세계도 2020년.. 그러나.. 나는 지금 2010년에 살고 있다. 아직까지 자동차도 날지 않고 바다 속에는 들어가 산다는 사람이 없다. 요즈음 환경 단체의 이야기를 들으면 다시 불안해진다. 빙하가 녹고 기상 이변이 일어나며 지구가 아파하고 있단다. 이대로 가면 지구에서 편히 살기 힘들겠단다. 허나.. 환경단체의 예민한 반응이라고만 생각했는데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보고 사실은 놀랐다. 지구의 허파.. 지구 전체 산소량의 4분의 1을 아마존에서 생성되고 있으며 지금 그 아마존이 파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대로만 가면.. 금맥을 위해 물을 산림과 물을 오염시키고 고무와 농장을 위해 나무를 열심히만 괴롭힌다면 머지않아 우리 지구는 사람이 살기에 아주 적절하지 않은 땅이 될 수도 있겠다. 우리의 죽음은 이 세상이 멸명한다는 것.. 이라는 야노마미 족 추장의 말처럼 지금 아파하는 아마존의 눈물을 닦지 않으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겠다.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실감나고 안타깝던 감동은 느끼기 힘들었지만 어린이를 위한 이 책은 아이들에게 왜 아마존을 지켜야 하고 환경을.. 지구를 사랑해야 하는지에 대한 깨달음은 가질 수 있겠다. 아이들이 아마존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11. 나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이 참 싫었다. 마치.. 너같은 사람은 반성 좀 해야 해.. 라고 말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망설이며.. 가슴 졸이며 초보교사 시절 이 책을 읽었다. 책 속에 푹 빠져들며 감동을 받았으면서도 아다치 선생님과 고다니 선생님의 글쓰기 시간만 강하게 기억에 남았었다. 그리고 5년 뒤... 두 아이를 낳고 다시 아이를 대하는 지금 나는 다시 이 책을 펼쳤다. 매일 내 잔소리를 유발시키고 시도때도없이 주먹을 써서 소란을 피우는 아이가 있다. 수업 시간 내내 떠들거나 엎드리고 입에는 친구들 욕을 달고 산다. 오늘 그 아이에게 실컷 야단을 치고 눈물로 호소하며 찌릿한 눈빛으로 '이제 그만 가봐' 하고 등을 돌렸다. 너무 매정하게 말했나 싶어 마음이 쩌리하면서도 오늘만은 그래야 해.. 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나 집에 가면서 '안녕히 계세요'하는 말에 나도 모르게 '그래^^' 하며 반갑게 답을 해주고 말았다. 그렇게 야단을 맞고도 가는 인사 잊지 않는 그 아이를 미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책 속에는 이런 사랑스런 아이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존경스러울 만치 멋진 선생님들이 가득하다. 내가 배워야 할 것들이 가득한 이 책을 나는 또 읽었다. 내 마음이 약해지고 교사라는 직업이 힘들어질 때마다 나는 이 책을 펼치겠지. 이미 주변에는 사랑스런 아이들로 가득 찼으니 나만.. 진짜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12. 길쭉한 직사각형의 두꺼운 책에는 아이들의 곤충 도감이나 백과사전에 쉽게 찾기 힘든 참 희안하고 다양한 곤충들이 186종이나 담겨 있다. 스케치북 사이즈의 한 면에 곤충이 가득 자리잡고 있다. 그것도.. 여느 곤충도감에서처럼 예쁜 등이나 얌전한 날개가 보이는 윗모습이 아니라 책을 펼친 나에게 침이라도 쏠 뜻.. 얼굴과 다리 등 앞모습이 적나라게 보여지고 있다. 아이와 함께 보았는데.. 책장을 넘길 때마다.. '우와.. 이게 뭐야'를 연발하였으니 이 책의 세밀하고 큼직하며 흔치 않은 구도에 놀라고 놀랄 뿐이었다. 곤충에 대한 설명도 확실히 달랐다. 이 곤충이 먹이를 어떻게 잡아 먹는지.. 위기 상황에 어떤 독을 뿜고.. 상대를 어떻게 제압하는지가 단계별로 잘 나와 있어서 곤충의 생김새, 먹이, 서식지, 특징 등을 지루하게 정리한 기존의 과학서적에서는 얻을 수 없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지식들.. 알고 나니 오히려 무서워지고 조심스러워지는 내용이 제법 있어서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한 장 한 장 즐거웠다. 또 부록으로 끼워주는 곤충 카드 덕분에 아이와 책 속 곤충을 카드에서 찾기 놀이도 제법 오래 했었다. 처음에는 그림이 크고 징그럽다며 손도 안 대던 아이가 큼직한 글과 그림에 혼자 글자도 짚어가며 읽고 치열한 그들의 생존 방식에 놀람을 금치 못하였다.

  13. 기분 좋은 주황색과 연두. 분홍. 노랑.. 파스텔톤의 적절한 조화와 귀여운 캐릭터.. 딱 요새 책이다. 젊은 감각이 만들어낸 작품이라 그런지 전부터 익히 들어왔던 심리학 이론도 적절한 비유와 재미있는 표현으로 들으니 새로웠다. 인간관계심리. 학습심리. 자기관리심리. 애정심리. 경제심리. 다양한 분야의 심리에 대해 보기 좋게 정리해 주시고 굳이 전문 용어까지 체크해가며 가르쳐주시는 자상함.. 그 용어들을 외우려 노력하지는 않았으나 종종.. 외기 쉬운 것들은 괜히 사람들에게 들먹이며 설명하게 된다. 여느 심리학 책은 자기 이해로 끝이 나곤 했는데 이 책은 자꾸만 사람들에게 써먹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이나.. 원본 블로그가 인기가 있었나 보다. 어느 순간.. 짖궂은 농담과 과격하지만 귀여운 캐릭터 그림이 익숙해졌다. 차분하고 긴 글씨보다 장난스럽게 귀엽고 짤막한 글들이 눈에 쏙쏙 들어오면서 차분히 교양 서적을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류의 책이라도 전문 지식을 얻을 수만 있다면 읽어도 좋겠지만 너무 고전스러움을 잊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책장을 휙휙 만화 보듯 넘기며 어려운 심리학 이론 앞에서 킥킥거리는 나를 보니 조금은 안타깝기도 했다. 이런 나의 심리는.. 어찌 표현해야 하오리까^^

  14. 초록색 비닐 우산에 떨어지는 하얀 빗방울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은 우산 끝에서 잠시 머물렀다가 톡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작은 감동을 모아모아 나의 가슴 속에 툭!! 떨어뜨렸다. 영이는 아침 학교 가는 길에 학교 앞 문방구 옆 담벼락에 비를 맞고 기대있는 거지 할아버지가 눈에 밟힌다. 아이들과 어른들의 비난을 맞고 하늘에서 하염없이 떨어지는 빗방울까지 맞고 있는 할아버지를 위해 영이는 혼자 몰래 나와서 할아버지께 비닐 우산을 받쳐 주고 간다. 하교길.. 거지 할아버지는 영이의 비닐우산을 담벼락에 두고 사라지셨고.. 영이는 아쉽게 그 우산을 든다. 윤동재 님의 시가 이렇게 멋진 그림과 함께 했다. 비가 오는 우울한 아침.. 거지 할아버지가 슬퍼서 더 우울했던 아침.. 노란 옷과 초록 우산의 영이의 눈으로 세상은 보여지고 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거지 할아버지의 시선으로 옮겨져 빗방울이 떨어지는 거친 땅바닥이 보인다. 그리고 영이의 초록 그림자.. 노란 그림자가 비치며 할아버지에게 빗방울 대신 따스함을 씌워주고 간다. 비가 갠 오후... 거지 할아버지의 마음도.. 영이의 마음도 조금은 개였을 오후... 오전과는 다른 밝은 경쾌함이 그려져 있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가지라는 딱딱한 설명 대신 그림으로 아이들을 조금씩 적셔주는 그림책... 정말 따뜻하고 촉촉한 책이다.

  15. 무엇보다도 제목이 엄마인 나의 마음을 끌었다. 아이가 커 갈수록 다루기가 힘들어지고 예상치도 못했던 일들이 하나 둘씩 터지면서 여유롭고 느긋하겠다던 다짐이 깨지기 시작하고 있다. 마음은 육아서적의 활자처럼 그대로인데 아이들에게 내뱉는 말과 행동은 거의 코미디 수준이다. 그런 나를 나무라며.. 엄마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부끄러워하다가 이 책 속의 벤취에 앉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 학교..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학교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나라도 좋은 방법을 배우려는 참으로 계획적인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너무 의도적인 접근을 해서인지 이 엄마학교는 생각보다 시시했다. 엄한 선생님처럼 어머님들.. 이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 하세요.. 를 기대했는데 여느 육아서처럼 이런 저런 넋두리를 하며 제 아이들을 키웠던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고 있다. 제법 자주 별다른 공을 들이지 않았는데 잘 자라준 아이들에게 감사하며 엄마로써 사랑으로 느긋하게 기다리며 함께 바라보고 달리라는 말씀을 해 주신다. 그런 믿음을 느낀 내 아이는 분명 스스로 달릴 준비를 하며 제 꿈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그러나 답답한 마음 가득한 엄마에게 조금은 힘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준다면 당장 이것 하나만은 바꾸어 보자.. 라며 실행으로 옮길 수 있을텐데 지나치게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어서 필기조차 못한 빈 공책만 들고 돌아가게 만드셨다.

  16. 앞과 뒤를 보지 못하고 아둥바둥 가운데서 애만 졸이던 때.. 아이들과의 관계가 불편해지고 나에게 자신이 없어져서 얼굴에 내내 그늘이 지던 그때.. 옆반 선생님께서 웃는 낯으로 이 책을 건네셨다. 네잎 클로버는 아니지만 예쁘게 잘 말린 세잎 클로버를 예쁘게 끼우신채 말이다. 읽어보니 좋더라며.. 두고두고 읽으라신다. 그때는.. 선물이라는 이유 만으로 좋았다. 제목이 전해주는 교과서 같은 느낌에 며칠을.. 곁에 두고만 있었다. 사실 그때는 이런 책을.. 더구나 시를 접할 만큼 여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서재에 꽂아두기를 여러날.. 문득 선생님이 내게 하고 싶은 말들이 궁금하여 이 시집을 펼쳤다. 이 책은 익숙한 이름의 김용택 시인이 40년 교직 생활을 돌아보고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며 모든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위로와 격려의 시를 뽑아 엮어놓은 책이란다. 삶이 힘들고 내 맘대로 안되어서 온갖 걱정과 불만을 내 안에 가득 펼쳐놓으며 너무 힘들다고 외치기만 했었는데.. 이 시집에서는 그런 나를 근본적으로 깨우쳐주려 했다.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짧은 시 한 편 읽을 수 있는 작은 시간이나마 나를 사랑하고 아낄 줄 아는 사람이 되라 하신다. 좋은 내용의.. 너무 착한 시들만 모여 있어서 거부감이 생길 줄 알았는데 순수하고 진실된 내용에 나도 모르게 '네.네' 마음속으로 대답을 하게 된다. 조금만 더 나를 사랑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17. 은지는 외국으로 유학 나간 아빠 덕분에 시골로 전학을 온다. 언어부터 확연히 다른 새 학교에서 은지는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아이들이 잘난 척 한다고 놀아주지 않아 힘들고 외롭게 생활하는 은지. 선생님의 배려로 책 속에 미친듯이 빠져들면서 겨우 친구들과의 힘들었던 관계를 잊을 수는 있으나 은지는 여전히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지 못한다. 그러다가 짝지 진형이와 친해지면서 은지를 괴롭혔던 금지와 결투를 하고.. 두 번의 결투 끝에 은지와 금지는 친구가 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예전부터 친하고 싶었는데 먼저 말 걸기가 어려웠다는.. 경상도 사람들은 좋으면서도 먼저 따뜻하게 말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핀잔 주고 퉁 하게 되어 그리 되었단다. 전학 와서 힘들게 혼자였을 은지에게 선생님과 선생님은 크게 관여하지 않았고 은지는 시간이라는 좋은 약과 함께 서서히 마음을 열어 나갔다. 책 제목처럼 은지가 잘 삐친다는 내용은 별로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혼자라서 외로워하던 모습.. 친구들이 자기를 좋아해주도록 고모의 좋은 점을 관찰하며 노력하는 모습이 책 속에 가득 담겨 있다.그러나 그 와중에도 공주의 자존심만은 잃지 않는 것을 보면 책 제목을 그렇게 붙일 수밖에 없었구나...

  18. 명절날 큰집에 가서 일가 친척들을 만나며 겪게 되는 즐거운 일을 시로 엮었다. 백석의 시를 홍성찬이 풀어 쓰고 그림까지 그렸단다. 이 책은.. 정말 완벽하게 그림책이다. 구수한 평안도 방언을 완벽하게 구사하여 그 지역의 느낌을 제대로 살린 백석의 시가 이 그림책에서는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쓰여 있기 때문에 백석의 시를 읽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시의 내용에 너무도 맞도록 그림이 잘 그려져 있다. 시가 말하고 있는 상황을 사진으로 찍어낸 것처럼 그림이 섬세하고 사실적이다. 그림만 보고도 명절날의 설렘과 반가움. 즐거움 등이 그대로 묻어난다. 예쁘고 귀여운 그림은 아니지만 실제 이 마을에 들어와 곁에서 지켜보는 듯한 사실적인 그림이 이 그림책의 묘미다. 대신 백석의 <여우난골족>은 원문 그대로 이해하는 것이 더 좋겠다.

  19. 참 웃기고 어정쩡하고 묘한 느낌을 주는 싱야는 마음으로 색을 보고 느끼며 손님에게 가장 어울리는 색을 정해주는.. 행복을 전해주는 페인트공이다. 싱야의 붓과 색과 마음을 그리고 있는 이 책은 정말 그림이 멋지다. 미적 조예가 전혀 없는 나로써는 멋지다라는 표현밖에 할 말이 없으나 이 책에 담긴 그림들은 정말 책 속 내용과 어울리며 참으로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책을 덮은 후에도 책 속의 따뜻하고 부드럽고 은은한 색들이 기억에 남아서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 색을 잘 쓴다는 것이 얼마나 멋지고 대단한 일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정말.. 이 책.. 그림이 정말 좋았다. 그리고 책 전반에 신비로움을 더해주는 위트릴로의 흰색.. 기쁨과 슬픔. 설렘과 외로움. 모든 감정을 담은 색이란다.

  20. 시골에서 서울로 전학온 달래는 화려한 고층 아파트에 사는 부잣집 아이가 아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이 건강한 깜둥이 소녀인데 친구들은 주택가.. 그것도 철거될 지 모르는 주택가에 사는 달래를 괴롭힌다. 고층 주택들에게 하늘을 도둑맞고 친구들에게 건강한 마음을 도둑맞은 달래는 엄마가 가꿔주는 건강한 자연의 냄새 덕분에 건강함을 되찾고 하나둘 친구도 생긴다. 어느 집이 더 비싸고 어떤 것이 더 좋은지 너무나 잘 아는 속물인 나는 이 책에서 아이들의 갈등이 어떤 식으로 해결될 것인지 참 궁금했다. 철저히 금이 간 아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풀어 놓을 것인지... 작가는 감자와 강아지를 제시하였다. 직접 가꾼 감자의 맛과 감자캐기 체험.. 멍멍 짖어대며 장난치는 강아지.. 고층 아파트에 사는 삭막한 아이들의 마음을 감자와 강아지가 녹여주고.. 달래와 화해하게 만든 것이다. 덕분에 모든 아이들이 함께 웃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사는 집과 입은 옷은 비싸고 쌀 수 있겠으나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은 절대로 돈으로 매길 수 없겠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하늘처럼.. 아이들의 마음 속에 따뜻한 사랑과 배려가 심어졌으면 좋겠다. 그 중요한 재배를 우리 어른들이 해주었으면 더 좋겠다.

  21. 늘 2등만 하는 동우는 엄마가 무섭다. 엄마 앞에서는 늘 '벌벌' 떨고 있는 동우. 늘 1등만 하는 영수의 뒤를 캐서라도 1등을 하라는 엄마의 성화에 동우는 영수의 1등 비결을 찾기 위해 가슴 졸인다. 그러다가 영수가 평소 책을 즐겨 읽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도 책의 즐거움 속으로 빠진다. 책벌레가 되고픈 동우는 엄마께 받을 '벌'을 예상하면서도 대담하게 책을 선택한다. 그리고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말과 글로 표현할 줄 알게 되고 자기 자신에세 스스로 내렸던 무겁고도 무서운 '벌'을 내려놓는다. 스스로를 벌레취급하며 쪼그라들기만 하던 동우가 점점 즐겁게 책벌레가 되어가며 자신감을 가져 나가는 것이다. 만년 2등이던 동우가 자기에게 솔직해지자 1등이라는 선물이 동우에게 찾아온다. 그렇다고 금방 엄마가 무섭지 않은 것은 아니다. 여전히 문제지와 공부가 동우의 앞을 가로막지만 여러 권의 문제지 사이에 동화책 한 권을 끼워넣어주는 엄마의 작은 변화처럼 동우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책을 통해 마음을 열고 자기를 다스릴 줄 아는 아이가 되어가는 것이다. 2등이 아니라 더 못하더라도 동우는 이제 슬퍼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아이에게 권할 책이 아니라 자신감을 잃고 시험 앞에서 쪼그라드는 안타까운 아이에게 권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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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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