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어클럽[서평] 어차피 내 인생이니까|퇴사를 고민하는 40대에게 건네는 이야기☕ 안녕하세요! 책과 함께하는 일상의 기록, 감성을 담아 글을 쓰는 꽃길읽는ᄋᆞᄈᆞ입니다. ✍ 📘 지독하게 평범한 40대 퇴사러의 우당탕탕 생존 모색기 퇴사를 꿈꾸지만 쉽게 떠날 수 없는 40대에게|정지원 에세이 “어차피 내 인생이다.” 이 문장이 유난히 마음에 남았다. 40대가 되면 삶이 어느 정도 안정되어 있을 줄 알았다. 직장에서는 맡은 일을 해내고, 가정에서는 남편이자 아빠의 역할을 하고, 앞으로의 노후도 조금씩 준비하는 삶. 그런데 현실은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다. 매달 들어오는 월급은 고맙지만, 그 월급을 받기 위해 견뎌야 하는 하루가 버거울 때가 있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가도 대출과 생활비, 가족의 미래를 생각하면 선뜻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그렇다고 지금의 생활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바라는 건 아니다. 그만두기에는 책임이 무겁고, 계속하기에는 마음이 지치는 나이. 『지독하게 평범한 40대 퇴사러의 우당탕탕 생존 모색기』는 바로 그 마음을 건드리는 책이다. 🪪 사원증 뒤에 가려진 나의 이름 저자 정지원은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에서 14년 동안 직장인으로 살아왔다. 자신을 쉽게 퇴사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그는 왕복 4시간의 출퇴근과 반복되는 야근, 조직 안에서 겪는 여러 어려움을 지나 결국 회사 밖의 삶을 선택한다. 책의 첫 번째 장인 「사원증 뒤의 이름」을 보면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나는 회사에서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회사에서는 직급과 직책으로 불리고, 가정에서는 남편이나 아빠로 불린다. 해야 할 일과 책임은 점점 늘어나는데, 정작 '나 자신'은 어디에 있는지 돌아볼 여유가 없다. 호구가 되거나, 찍히거나 물론 직장은 소중하다. 가족의 생활을 지탱해 주는 월급과 사회적 관계, 일에서 얻는 성취감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직장이 내 삶의 전부가 되어버렸다면 어떨까? 회사를 위해 열심히 살아왔는데도 미래가 불안하고,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이 언제까지 유효할지 확신하기 어렵다면 말이다. 이 책은 단순히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직장인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져 있던 나 자신을 돌아보는 이야기에 가깝다. 💰 돈이 많아지면 정말 자유로워질까? 40대가 되면 돈의 의미도 달라진다. 젊을 때는 더 좋은 차, 더 넓은 집, 더 많은 소비를 꿈꿨다면 이제는 가족의 안정적인 생활과 자녀의 미래, 노후 준비까지 생각하게 된다. 돈이 많으면 지금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저자 역시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며 부동산 공부에 몰두했다. 하지만 경제적인 여유를 얻으려는 노력이 오히려 가족과의 거리를 벌리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무너지는 것들」이라는 장의 제목이 마음에 남는 이유다. 우리는 종종 지금 조금만 더 참으면, 돈을 조금만 더 모으면,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행복을 미래로 미루다 보면 정작 오늘의 삶을 놓칠 수도 있다. 정말 미친 놈이다. 이혼하자는 아내에게 한다는 말이 퇴사라니. 물론 돈은 중요하다. 가족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경제적인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돈을 버는 이유가 가족과 더 나은 삶을 누리기 위해서라면, 그 과정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과 나 자신의 건강을 잃고 있지는 않은지도 돌아봐야 한다. 미래를 준비하느라 오늘을 모두 희생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 질문은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뿐 아니라 매일 성실하게 출근하는 평범한 직장인에게도 필요해 보인다. 퇴사를 전제로 육아휴직을 하겠습니다. 🎲 주사위를 던진 뒤에 시작되는 현실 퇴사는 결심하는 순간보다 그 이후가 더 어려울 것이다. Rejection is redirection 월급이 들어오던 통장이 더 이상 예전처럼 채워지지 않고, 출근할 회사가 없는 아침이 찾아온다. 이제는 누군가가 정해준 업무 대신 스스로 할 일을 찾아야 한다. 「낙장불입」과 「너무 낯선 길」에는 익숙한 직장 밖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새로운 일을 시도하며, 자유와 불안 사이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특히 현실적인 부분이 인상적이다. 퇴사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고 곧바로 수입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저자 역시 아내와 함께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온라인 플랫폼에 도전했지만,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시간을 겪었다. 어쩌면 우리는 퇴사라는 선택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지도 모르겠다. 회사를 나오면 자유로워질 것 같지만, 회사 밖에는 또 다른 책임과 불확실성이 기다리고 있다. 반대로 회사에 남는다고 모든 것이 안전한 것도 아니다. 지금의 직장과 소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퇴사하느냐, 남느냐만이 아닐 것이다. 지금 내가 선택한 삶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으며, 다른 가능성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퇴사를 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작은 관심사를 실천하고, 회사 밖에서도 나를 설명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일은 시작할 수 있다. 🧭 실패해도 괜찮다는 말의 진짜 의미 「문턱을 넘다」와 「나의 궤도」에서는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조금씩 자신의 방향을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제목만 보아도 이 책이 말하는 변화는 한 번의 대단한 결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고, 특히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는 40대에게 실패는 쉽게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부터 계산하게 된다.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지금보다 상황이 나빠지면? 괜히 시작했다가 가족에게 부담을 주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쌓이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기도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도전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가족의 생계와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면서 할 수 있는 일부터 시도하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선택이다. 작은 일부터 해보고, 맞지 않으면 방향을 바꾸고, 경험을 다음 시도에 활용하는 것. 이 책이 보여주는 변화는 단번에 성공하는 인생 역전이라기보다 실패 속에서도 자신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에 가깝다. 40대에게 필요한 용기는 모든 것을 걸고 뛰어드는 용기만은 아닐 것이다. 지금의 삶을 유지하면서도 작은 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생각과 계획이 달라졌을 때 그것을 인정하는 용기도 필요하지 않을까. 👨👩👧 가장으로 산다는 것, 나 자신으로 산다는 것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되는 부분은 결국 가족이다. 가족을 위해 일하고, 가족을 위해 돈을 벌고, 가족의 미래를 위해 현재를 견딘다.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려는 마음은 자연스럽고 소중하다. 하지만 가족을 위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마음을 계속 뒤로 미루는 것이 언제나 좋은 선택일까? 저자의 이야기는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동안 정작 가까운 가족과 멀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과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일 수 있다. 물론 모든 가정의 상황이 다르고, 누구나 저자처럼 퇴사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어떤 사람에게는 지금의 직장을 지키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책임 있는 선택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을 퇴사를 권하는 책으로 읽기보다는, 내가 무엇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묻는 책으로 읽고 싶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일하는 나.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나. 그리고 그 모든 역할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의 나. 이 세 가지가 반드시 서로 대립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 가장 마음에 남은 문장 어차피 내 인생이다. 변화를 선택하는 것도, 그 변화를 살아내는 것도 나 자신이다. 그러니 살아가자. 조금은 두렵더라도 끝내는 나답게. 이 문장은 무조건 도전하라는 말도, 지금 당장 모든 것을 바꾸라는 말도 아닌 것 같다. 남들이 선택한 길을 따라가는 것이 편할 때도 있다.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고, 정해진 순서대로 살아가면 적어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들이 보기에 괜찮은 삶과 내가 실제로 만족하는 삶이 늘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지금까지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뜻도 아니다. 지금까지 성실하게 살아온 시간 역시 나의 삶을 이루는 중요한 부분이다. 다만 앞으로의 삶까지 관성적으로 살아갈 필요는 없다는 것. 지금의 직장에 남더라도, 새로운 일을 시작하더라도, 잠시 멈춰서 생각하더라도 선택의 기준을 조금씩 나 자신에게 돌려놓을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남들이 보기 좋은 인생이 아니라, 내가 감당하고 살아갈 수 있는 나다운 인생이 아닐까. 📚 책을 덮으며 『지독하게 평범한 40대 퇴사러의 우당탕탕 생존 모색기』는 퇴사 후 단숨에 성공하는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흔들리고, 계획이 어긋나고, 실패를 경험하면서도 다시 자신의 궤도를 찾아가는 한 40대의 기록이다. 그래서 오히려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누구나 회사를 그만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인 여유가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고, 가족과 충분히 상의해야 할 수도 있다. 지금 당장 삶을 바꿀 수 없는 이유도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변화가 반드시 퇴사에서 시작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퇴근 후 미뤄두었던 관심사를 다시 시작해 보는 것. 돈을 버는 일 외에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돌아보는 것.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조금 더 의식적으로 만드는 것. 그리고 앞으로 5년, 10년 뒤에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살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 그런 작은 질문과 실천도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 40대는 늦은 나이일까? 어쩌면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나이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삶을 다시 생각하기에는 오히려 좋은 시기일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출근하고, 일하고, 가족을 생각하며 하루를 살아가는 모든 40대에게 묻고 싶다. 지금의 삶에서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앞으로 조금 달라졌으면 하는 것은 무엇일까? 당장 답을 찾지 못해도 괜찮다. 회사를 그만두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의 삶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으니까. 조금은 두렵더라도, 끝내는 나답게. 오늘의 나를 돌아보고 내일의 삶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어차피 내 인생이니까. 🩵
꽃길읽는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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