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일정이 꼬였지만, 옆지기와 딸아이가 시부야에서 쇼핑하는 동안, 첫날밤에 도쿄 타워 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할 예정이었던 조죠지[增上寺]로 향했다. 조죠지[增上寺] ▶ 조죠지[增上寺]: 1393년 일본 정토종(淨土宗)의 8대 조사 유요 쇼소[西譽聖聰, 1366~1441]에 의해 창건된 사찰이다. 1590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가문의 선조 위패를 모시는 절로 지정했고, 그의 장례가 치러진 곳이다. 아쉽게도 정문인 산게다츠몬[三解脫門]은 25년 4월부터 10년간의 대규모 보수 공사 중이어서 공사 가림막과 비계로 둘러싸여 원래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정문 자리를 지나 조금 들어오면, 본당(本堂)인 다이덴[大殿]이 보인다. 이곳 고슈인쵸의 표지처럼 다이덴과 도쿄 타워가 나란히 있는 모습이 신구의 조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덴[大殿] 안고쿠덴[安國殿] 안고쿠덴[安國殿]의 구로혼존[黑本尊] ▶ 안고쿠덴[安國殿]: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깊이 숭배했던 아미타여래 입상이자 승운(勝運)과 액막이의 상징인 구로혼존[黑本尊]이 모셔져 있다. 도쿠가와 막부에 관심이 있다면, 2대 쇼군 히데타다[秀忠, 1579~1632], 6대 쇼군 이에노부[家宣, 1662~1712], 7대 쇼군 이에쓰구[家繼, 1709~1716], 9대 쇼군 이에시게[家重, 1711~1761], 12대 쇼군 이에요시[家慶, 1793~1853], 14대 쇼군 이에모치[家茂, 1846~1866]가 안장된 도쿠가와 쇼군가 영묘를 방문해도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한국인이라면 굳이 입장료를 내고 방문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죠지의 고슈인 고슈인[御朱印]의 가운데에 ‘흑본존(黑本尊)’, 왼쪽에는 ‘대본산 증상사(大本山 增上寺)’라고 각각 쓰여 있다. 조죠지를 나와 근처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커피 한 캔을 사서 산게다츠몬[三解脫門] 자리 건너에 있는 공원 비슷한 곳에서 잠시 망중한을 즐기다가 저녁을 먹기 위해 시부야로 향했다. 불행히도 이곳이 9개 노선이 얽혀 있는 거대한 미로 형태의,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역 가운데 하나인 것을 깜빡한 덕분에 30분 정도 일찍 도착했지만 계속 헤매야 했다. 간신히 그 미로를 벗어나 스크램블 스퀘어 2층에 도달하니 쇼핑을 마친 가족들이 오고 있었다. 거기서 고층부/레스토랑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에 있는 '몬자야키' 전문점인 모헤지 (MOHEJI)로 향했다. ‘몬자야키’는 에도[江戶] 음식 사천왕 가운데 하나라는데, 생각보다 좀 짰고, 비주얼은 살짝 토사물 비슷했다.^^;; 혹시 맛이 궁금한 사람은 모헤지, 정확하게는 ‘츠키시마 몬자 모헤지(Tsukishima Monja Moheji)’가 2026년 8월 7일 서울 종로구에 한국 1호점을 오픈했다고 하니, 그 곳을 찾아가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철판 위에 놓인 몬자야키의 속 재료 완성된 몬자야키 ▶ 몬자야키: 묽은 밀가루 반죽에 양배추와 명란, 치즈 등을 넣어 철판에 볶아 먹는 쓰키시마의 명물이라고 한다. 종이나 글쓰기 도구를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 아이들이 철판 위에 밀가루 반죽을 구우면서 작은 주걱으로 반죽에 글자를 서 외웠다고 하는 데서 유래한 음식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글자를 의미하는 모지[文字]와 구이를 의미하는 야키[燒き]를 합쳐 ‘모지야키[文字燒き]’라 불렀지만, 나중에는 ‘몬자야키’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저녁을 먹고 오모테산도[表參道]를 거닐며, 나카무라 히로시[中村 拓志, 1974~ ]의 도큐 플라자 오모테산도 오모카도(2012), 2013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이토 토요[伊東 豊雄, 1941~ ]의 휴고보스(2004), 2001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자크 헤르 조그(Jacques Herzog,1950~ ) & 피에르 드 뫼롱(Pierre de Meuron, 1950~ )의 미우미우(2015), 구마 겐고[隈 硏吾, 1954~ ]의 써니힐 미나미 아오야마(2013) 등의 독특한 건축물도 볼 생각이었는데, 3만 보를 넘게 걸었더니 다리가 그만 걸으라고 파업했다. 그래서 고쇼인쵸의 비닐 커버만 사고, 잠시 앉아 커피 한 잔 음미한 후 호텔로 돌아갔다. #도쿄, #東京, #조죠지, #增上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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