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우리나라엔 호랑이가 많이 살았지만 지금은 멸종되어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용맹함을 떨쳤던 한국의 호랑이는 일제시대때 일본의 말살로 사라졌고, 자연의 섭리가 아니라 인간의 손에 의한거라 (더군다나 일본) 더 뼈아프게 다가온다. 일제의 침략으로 인한 가슴 아픈 사건과 피해는 이루 헤아릴수 없는데 동물들도 대참사를 피해갈 수 없었던 것이다. 이제는 동물원에나 가야 호랑이를 만날 수 있고 그마저도 귀하니 참으로 안타깝다. 100년전만 해도 한반도에 많이 서식했던 호랑이가 이제는 사진, 책으로만 만날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일제시대 때 위험동물로 분류되어 사라져야 했던 슬픈 역사가 어린 호랑이 왕대를 통해 재현된다. 더불어 임금이 살던 궁궐인 창경궁이 동물원과 식물원이 되며 창경원으로 바뀐 것도 또 하나의 비극이라 하겠다.

 

인왕산에서 엄마와 함께 사는 왕대는 아직 태어난지 다섯달 밖에 안된 아기 호랑이 이다. 그래서 엄마가 사냥을 하는 동안엔 동굴에서 안전하게 있어야 했다. 성인이 되면 아빠처럼 늠름한 호랑이로 숲을 호령할 테지만 지금은 독수리도, 곰도 버거운 상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세상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많은 왕대는 그만 별똥별을 보다가 사냥개들을 맞닥뜨리게 되며 위험에 처하게 된다. 사냥개들은 호랑이 사냥에 나선 일본인들이 푼 것으로 왕대와 엄마가 그 덫에 덜컥 걸려버린 것이다. 그들은 재미로 호랑이를 죽였는데, 이번 목적은 인왕산 호랑이를 잡아서 잘 키워 동물원에 전시하는 것이었다. 이들의 계략으로 인해 왕대는 엄마를 잃고 처음으로 인간과 함께 살게 됐다. 엄마가 왜 인간이 가장 무서운 동물이라고 했는지 동물원 생활을 통해 잘 알게 된 왕대는 감옥같은 그 곳을 탈출해 인왕산으로 가고만 싶다.

동물원은 숲과 많이 다른 곳이었다. 이 곳에 살던 유일한 호랑이는 너무 나이가 들었고, 어린 동물들은 한번도 숲을 보지 못했고 사자 피터에게 꼼짝도 못한채로 살고 있었다. 피터를 대장으로 인정하고 잘못한 것도 없는데 반성을 해야만 하는 걸 왕대는 도무지 이해할수 없었고 그렇게 피터와 안 좋은 사이가 된다. 그래도 아기 고양이 나오미가 있어 버틸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 외의 것은 다 마음에 들지 않고, 동물들이 박제된 걸 보고선 큰 충격을 받는데 얼른 이 곳을 벗어나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된다. 동물원에서 태어난 아기 동물들은 이 곳을 벗어날 생각이 없어보이기에 혼자 기회를 틈타 탈출을 노리는데, 단 한번의 찬스가 결국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외에도 피터와의 싸움과 동물들을 죽이려는 음모 등이 펼쳐지며 왕대의 상황은 더 힘들어져만 간다.

 

동물원에 가둔 채 관람객들에게 구경거리로 살게하고, 박제를 만들고, 자유를 억압하는 것도 모잘라 동물원 측은 불쌍한 동물들을 죽이려고 한다. 전쟁상황 속에서 혹여 동물들이 탈출해 인명피해를 줄까 하는 우려에서 였지만 참으로 가혹한 처사이다. 그런 인간의 잔인함이 한반도에서 호랑이를 몰아내어 버렸고, 수많은 동물들의 목숨을 앗아가버렸다. 보조사육사 재윤이 처럼 동물을 친구로 여기고 도와주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대참사를 막지는 못했다. 만약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쯤 인왕산 호랑이를 실제로 볼수 있지 않았을까. 마치 전설 속 동물처럼 느껴지는 호랑이가 아니라 말이다. 인왕산으로 돌아가게 된 왕대처럼 진짜로 창경원을 탈출한 호랑이가 있어 그 명맥을 유지하며 숲속에서 살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