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30hime
- 작성일
- 2015.8.10
무서운 공주들
- 글쓴이
- 린다 로드리게스 맥로비 저/노지양 역
이봄

무서운 공주들
동화책에는 없는 진짜 공주들 이야기
린다 로드리게스 맥로비 지음
노지양 옮김 / 클로이 일러스트
이봄
나는 공주를 정말 좋아했다. 우리 어릴 때의 공주란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공주 그 자체였다. 백설공주와 잠자는 숲속의 공주, 신데렐라 같은 만화는 여자 아이들에게는 진리일 수밖에 없었다. 예쁜 얼굴과 날씬한 몸매, 드레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언제나 멋진 왕자님과의 사랑과 결혼이었다. '옛날 옛날에'부터 시작해서 '그래서 그들은 영원히 영원히 행복했습니다' 로 끝나는 공주의 삶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바로 그 공주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그러면서 미미나 바비같은 인형이 마치 자기 분신인냥 드레스를 갈아 입히고 머리를 빗기며 중학생이 될 때까지는 그렇게 지낸 것 같다.
좀 커서도 그레이스 켈리니 다이애나 비처럼 일반인도 공주가 되는 걸 보며 역시 공주는 얼굴이 예쁘고 지적이어야 하고 매력이 넘쳐야 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는 공주에 대한 관심은 점점 옅어졌으니 성인이 된 지금도 '공주'에 대한 생각은 딱 그 시절의 생각에서 멈췄는 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어린이나 청소년 책에서도 [흑설공주]니 [옛 이야기 뒤집어 보기], [종이봉지공주]같은 것들이 있고 애니메이션에서도 [뮬란], [슈렉], [겨울왕국]이 나오니 좀 다를까? 그래도 어린아이들 옷이나 헤어장식등을 보면 여전히 공주님들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그러다 역사를 배우면서 '측천무후'를 알게 됐고 여성이 이렇게 세상을 지배할 수 있구나, '미실'을 보면서 아~ 세상을 나누는 건 성이 아니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이 책『무서운 공주들』을 보면 동화책에는 없는 현실의 공주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전사인 공주, 왕위찬탈자, 음모와 계략이 제갈공명 급인 전략가 공주, 살아남기 위해 애쓴 공주들이 있는가 하면 우리가 알던 전형적인 공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파티중독자, 난잡한 공주, 미친 공주들도 나온다.
그 중에서도 나는 전략가들이나 살아남기 위해 애쓴 공주들 얘기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여성이 아니었다면 그리 힘들지않았을 왕족의 삶이 왕자가 아닌 공주라서 너무 힘들었고 인정받지 못해 몸부림치는 모습은 너무 안타까우면서도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저지른 일들은 입에담기에도 무서울만큼 마치 호러물을 보는 듯 섬뜩하기도 했다. 이집트 최초의 여자 파라오 '하트셉수트'는 이집트 역사상 가장 살기 좋은 시대를 만들었지만 사후 역사 속에서 지워질 뻔 했고 '측천무후'는 권력을 잡기위해 왕과 왕의 아들의 후궁이 되고 살인을 저지르고 말안듣는 자식은 바로 내치고 온갖 음탕한 방법으로 밤을 지냈다 하니 어린 시절 우리가 소망하던 공주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역사 속 우리가 알고있는 또는 몰랐던 공주들 이야기인 『무서운 공주들』은 공주라서 여자들이라서 더 이야기거리가 되는 거지 왕자 즉 남자들이었다면 이런 책이 나올만큼 이슈가 될 일도 없었을 지도 모른다. 그만큼 아직도 세상은 남자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조금씩 세태는 변하고 있다. 중학교 배정이 남자 중학교를 바라는 엄마들이 많은 것도 여자아이들이 더 우수해서 이고 각종 고시의 상위 그룹에서 여성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도 달라지고 있는 세상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이 실제 세상의 여러 공주에 대해서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공주도 인간이고 공주의 삶역시 별다를 것 없다는 걸 가르쳐 준다. 내가 비록 공주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내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역사에 남을 멋진 공주로도 아니면 공주의 시녀같이도 또는 시대의 악녀로도 살 수도 있다. 언제나 모든 삶의 선택은 내가 하고 그 선택의 결과로 내 인생이 만들어진다는 걸 기억하고 오늘 하루도 지금 이 순간도 행복하고 즐겁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공주도 공주나름 여자도 여자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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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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