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발견하다.

햇살비
- 작성일
- 2011.1.31
네가 있어준다면
- 글쓴이
- 게일 포먼 저
문학동네
"선택해야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독자들에게 저자가 던지는 질문이다.
생과 사 앞에서 자신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죽는 것은 쉽다 사는 것이 어려운 것이지라는 미아의 말처럼
살아 있는 것이 힘들어 그냥 죽음을 택할 것인가?
아님 힘겨워도 내가 곁에 있어주기 바라는 사람들의 소원대로 살아줄 것인가?
뇌사상태로 의식조차 없지만 자신이 생과 사를 선택할 수 있다면 과연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옳을까?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미아."
애덤의 애원이 내게도 울림이 되어 북받쳤다.
절대 집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는 보지 말아야지 했던 책인데 얼마 남지 않은 책장을 손에서 뗄 수 없어 결국 출근길에 들고 나섰다. 새벽잠을 설치더라도 읽었어야 했는데 라는 자책과 함께. 결국은 일을 내고 말았다. 출근하는 버스안에서 나의 노력도 헛되이 눈물이 흘려내렸다. 낭패다. 미아가 곁에 있어주기를, 살아나 주기를 바라는 애덤의 간절한 마디마디가 내 가슴을 훓어내린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에 머물러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귀에 이어폰을 꽂아 음악을 들려주며 매달리는 애덤이 되어버린냥 슬픔이 휘몰아친다.
첼로리스트를 꿈꾸는 열일곱의 소녀 미아.
가족들과 함께 나선 나들이가 영원한 이별이 되고 말았다.
자신도 알 수 없는 순간에 일어난 차 사고는 부모님과 어린 남동생을 잃게 했고 그리고 자신은 온 몸에 호수를 매단채 여러번의 수술을 했지만 의식도 없이 병실에 누워 있을 뿐이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알 수 없지만 자신의 영혼은 육을 빠져나와 움직임이 없는 감각조차 없는 자신을 물끄러미 내려본다.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다른 친척들과 사랑하는 남자친구 애덤,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 킴, 그리고 미아가 좋아했던 많은 사람들과 알지 못했던 사람들까지 미아가 떠나지 않고 깨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벌이는 소동을 바라본다. 지켜봐야 하는 미아의 가슴도 무너져 내리지만 미아는 어찌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자신이 살아야 하는 건지 부모님과 동생을 따라 가야하는지 막막하기만 하기만 한 미아는 할아버지의 속삭임에 위안을 얻는다.
"괜찮아. 네가 떠나고 싶다고 해도. 다들 네가 남아주길 바라지만. 나는 살면서 이보다 더 더 간절하게 원한 것은 없었단다. 할아버지는 네가 남아주면 좋겠구나. 하지만 이건 내 바람이고 네가 다른걸 바란다 해도 난 이해 할 거란다. 네가 떠나고 싶다고 해도, 이해한다고 그냥 말하고 싶었다. 네가 꼭 우릴 떠나야 한다면 괜찮아. 이제 그만 싸우고 싶다해도 괜찮아."(p196)
깨어나기만 하면 모든 것을 해 주겠다는 애덤도 네가 꼭 남아주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네가 가고 싶다고 한다면 그것도 이해해 주겠다는 할아버지나 우리는 네 가족이라고 말하는 킴이나 모양은 다른지만 이들이 간직하고 있는 것은 미아에 대한 애정이며, 사랑이다. 네가 어떤 모습이더라도 <네가 있어준다면> 네가 이 땅에 존재해주기만 한다면 그것 자체가 위안이 될 것이라는 간절함이 숨어있는 사랑이다.
영원할 것 같았던 가족의 행복이 한순간 물거품으로 변해버렸지만 그들이 살아온 삶이 사랑이었음을 그리고 남아 있는 것이 사랑이었음을 그리고 그 사랑이 가지고 있는 힘이 얼마나 큰지를 다시 가늠해 보게 해 준 <네가 있어준다면>의 책장을 덮어면서 난 아직도 생각한다.
내가 미아와 같은 상황이라면 난 어떤 선택을 할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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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