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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선의책읽기
- 공개여부
- 작성일
- 2008.8.12
[책읽기 365] 진중권 ‘호모 코레아니쿠스’ | |||
입력: 2007년 03월 14일 18:33:15 | |||
언젠가 ‘진중권 닮은 사람’과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축구 이야기로 좌중을 즐겁게 하던 그이는 볼수록 진중권과 똑같았다. 나중에 인사를 나눌 때야 비로소 알았다. 그는 진짜 진중권이었다! 촌철살인의 냉소는 그가 쓴 글의 특징이다. 나는 배려 깊은 눈빛의 사내가 마음 불편한 글들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좋은 약은 입에 쓰게 마련. 훌륭한 필자도 마찬가지다. 영혼을 맑게 하는 비판은 당장은 괴로워도 곱씹을수록 소중하다. 진중권은 메스 대신 펜을 든 ‘시대정신의 외과의사’다.
진중권의 비판은 젊은 문화로도 향한다. ‘일촌 맺기’ 등의 온라인 풍습은 마실 같은 전통 문화의 연장선이다. 논리보다는 감정이, 정보보다는 관계가 웹 공간을 지배한다. 그러나 이는 자칫하면 ‘디지털 블루칼라’들의 문화에 그칠 수 있다. 창의성은 여전히 직관이 아닌 문자에 기초한 훈련과 폭 깊은 사고에서 오는 까닭이다. 책 표지에 그려진 사내의 모습대로 화장실에 앉아 하루에 한 꼭지씩 읽어보자. 진중권의 유쾌한 독설은 뻔한 일상을 생각거리 가득한 공간으로 바꿔놓을 것이다.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 |
출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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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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