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선의리뷰

이재선의책읽기
- 공개여부
- 작성일
- 2009.10.17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저 | 창비 | 2008년 10월
역시 베스트셀러를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가끔은 나도 베스트셀러를 읽지만 역시 얼마 전에 ‘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를 쓴 일본 저자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같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거기다가 소설이라니. 하긴 어차피 이 책은 내가 산 것이 아니라 딸이 산 것이니 별로 후회할 것도 없다.
하긴 딸에게는 이런 리뷰를 쓰는 것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아침에도 아들이 김진명의 소설이 어떠냐고 해서 난 시류나 타는 수준 없는 소설가라고 했다. 뭐 그렇다고 하더라도 딸이나 아들의 수준에서는 읽어서 나쁠 것이 없으리라. 하지만 시류나 타는 소설가들은 한심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다.
이 책은 도대체 320쪽이나 읽었는데도 남는 것이 없다. 그냥 가족사라도 남기라고 할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소설은 재미있고 책을 덮으면 그래도 남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인생을 쓰면서 뭔가 남는 것도 없이 그냥 단순한 교육적인 소설이라니. 이런 소설을 창비라는 출판사가 냈다니 하는 생각까지 든다. 물론 돈을 벌어야 출판사도 유지하는 것이니 그리 할 말은 없다.
내가 요즘에는 좋아하지만 이전의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같은 책, 이제는 공부를 좀 했다고 인정하지만 천년의 사랑을 쓸 당시의 양귀자 같은 작가는 그래도 발전성이 있어서 책을 읽게 된다. 하긴 조정래같이 처음과 끝이 동일한 작가였으면 더욱 바랄 것이 없겠지만 그래도 발전은 매우 좋은 일이다.
인생의 깊이를 더해가는 것처럼 보이더니 갑자기 장사속인 상도같은 소설을쓴 최인호 같은 작가(상도의 내용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너무 내용을 길게 늘리고, 요약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독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래로 필을 꺾었으면 좋았을 법한 이문열 같은 작가를 생각나게 만든다.
이 소설은 어쩌면 10여 년 전쯤의 아버지라는 소설을 되새기게 만든다. 물론 가족의 이상이 사라지는 상태에서 가족을 생각하는 것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아버지라는 소설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내가 지나친 것일까.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 운운하는 우리의 현실이 아쉽다. 정말 책들 좀 많이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나만의 생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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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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