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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울만 저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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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9.4 (182)
재영

제1차 세계대전의 비극적 역사 중 하나가 바로 "유대인 탄압"이다. 히틀러를 필두로 한 나치당에 의해 많은 유대인들이 아우슈비츠 수용소 등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미 "안네의 일기", 영화 "피아니스트" 등 여러 작품들이 이 비극을 서술했고, 전세계인들이 이것을 안다. 


그러나 그 수많은 명작들과 비교해서도, 이 소설은 결코 뒤지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다.  


독일 귀족 소년과 유대인 소년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고 해서, 영화 "파자마를 입은 소년"과 비슷하지 않을까 넘겨짚었던 것이 후회되었다.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을 읽고서야, 왜 이 소설이 명작인지, "작은 걸작"으로 칭송받았는지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었다. 


말그대로 가슴이 저릿저릿한 아픔을 느꼈다. 

충격으로 한동안 말을 할 수도 없었다. 

프레드 울만이 나를 그 깊은 고독과, 비극의 구덩이로 빠뜨려 버렸다. 


사춘기를 맞은 열 여섯 소년들의 그 섬세하고, 아름다운 우정을 작가는 마치 한 폭의 풍경화처럼 묘사하고 있다. 화가였던 경험이 소설에도 녹아든 것이리라. 


이 둘을 갈라놓는 것은, "독일인"과 "유대인"이라는 좁힐 수 없는 간극이었다. 예민한 감수성의 두 소년도 어찌하지 못하는 출생은 결국 "나"를 "호엔펠스"에게서 멀어지게 했고, 전쟁으로 인해 끝내 영영 독일을 떠날 수 밖에 없게 한다. 


이 소설이 걸작인 것은 이 비극의 소용돌이 속에 빠진 두 소년을 흑백논리나 신파를 사용해 함부로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사춘기라는 예민한 시기를 겪고 있는 두 소년의 마음이 어떻게 흠집이 났는지, 작가는 마치 투명한 유리를 톡톡 건드려보듯 그리고 있다. 


결국 살얼음판을 걷듯 위태롭던 우정이 결국 쩍, 하고 금이 가버리고 만다. 거기에 더해, 상처 받은 "나"는 소년시절의 명랑함과 우정을 잊고, 시니컬하고 냉소적인 어른으로 성장해버린다. 


"유대인"이라는 것 때문에 자신과 완전한 우정을 이루길 망설였던 "친구"를 내내 원망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 이념이 망가뜨린 우정이라니! 


독일을 떠나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된 "나"는 어느 날, 자신이 다녔던 학교 동창들의 추모비를 세우는 데 기부를 부탁하는 편지를 받게 된다. 


사망자 명단에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괴롭혔던 동창들의 이름과 별로 친하지 않았던 이들의 이름들이 적혀있다. 


한때 같은 반에서 지냈으나 지금은 사망 소식을 듣고도 별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들. 


그러나 나는 그 속에서도 "친구"의 이름을 찾지 않으려 애쓴다. H로 시작하는 줄을 결코 보지 않으려고 낑낑 대는 모습에선 가슴이 너무 아파서 더 글을 읽을 수가 없었다. 


그 아이는 히틀러를 믿었다. 


오로지 그 사람만이 우리의 사랑하는 조국을 물질주의와 볼셰비즘으로부터 구할 수 있고 . . 그의 사람됨과 성실함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나를 감동시켰으니까. p138

그 깨끗하고 순수한 동경! 


그런데 아이야, 너는 왜. . . (스포주의) 



아래에는 이 책의 결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원치 않으신 분들은 그냥 이 책을 '사셔서' 읽으시면 됩니다. 진짜 너무 슬퍼요 ㅠㅠㅠㅠㅠㅠ 진짜 마음이 너무 아파요 ㅠㅠㅠㅠㅠ 흐앙ㅠㅠㅠㅠㅠ 나는 경고했어요 ㅠㅠㅠㅠㅠ 책 읽은 사람만 알 수 있는 슬픔 ㅠㅠㅠㅠ









<폰 호엔펠스, 콘라딘. 히틀러 암살 음모에 연루, 처형> 


차라리 읽지 말 것을. 결말을 뜯어 버릴 것을. 


이 한 줄의 문장이 가져온 충격파가 내 온몸을 강타하고 결국은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프레드 울만은 정말 훌륭한 작가다, 이 한 줄의 문장으로 이 소설이 완성되었다. 


단 한 줄로! 이 역사의 비극을 처절하게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자신의 믿음이 깨져버렸을 때, 그 아이의 좌절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히틀러를 암살하기 위해 나서기까지 그 아이가 얼마나 두려웠을지, 그리고 얼마나 유대인인 친구의 얼굴을 그리워했을지. . .  


프레드 울만 뿐 아니라, 이 책을 한국에 들여온 열린책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이 작품을 오래토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가슴이 먹먹하고 둥둥거려 아직도 정신이 아득하다. 


부디, 이 책을 읽지 말기를, 가슴이 아프기 싫다면. 


★(부제와 달리)이 책을 정말 추천한다! 

올해 무슨 책을 읽을 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 혹은 새로운 책을 아직 고르지 못했다면 

새해 목표가 책 읽기라면! 이 책을 꼭꼭꼭 읽어보길! 두 번, 세 번 강력 추천이다!  

출판사 열린책들의 자신감을 느낄 수 있다. 장담하건대, 절대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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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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