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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1.7.27
모든 그리운 것은 시가 된다
- 글쓴이
- 서정윤 저
마음시회
홀로서기 이후의 시 : 모든 그리운 것은 시가 된다 - 서정윤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발간되고 나서 33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유명한 시 <홀로서기>의 서정윤 시인의 신작을 읽어보았다. 2부 영혼의 기도는 절대자로 느껴지는 기도의 느낌을 띈 시가 많아서 조금 와 닿지는 않았고, 나머지 1, 3, 4부는 특별한 종교가 없으신 분도 읽기에 괜찮으실 것 같다. 시와 시인을 별개로 놓을 수는 없는 고로 제자 성추행 관련 벌금형을 받은 이슈가 있는 분이니 이 부분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심지어 미성년자 였기 때문에 민감한 이슈라 미리 써놓는다. 사람 마음이 서평을 쓰기 위해 시인을 검색하면 나오는 이 사건을 알기전과 후로 재독했는데, 아내분을 위해 쓰신 시를 보고 전후의 감상평이 나의 경우에는 크게 달라졌다. 물론 가까이 있는 사람의 고마움을 몰라보는 경우는 있을건데, 그게 아무래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네 앞에 선다라는 의미도 자꾸 교단으로 읽히더라고.(솔직하게 적을 수 밖에 없는 점 참고 바랍니다)
마음에 와닿았던 시 <뉴스의 그늘>을 인용해본다.
뉴스의 그늘
- 서정윤
하루살이는 하루만 사는게 아니다
짧게는 네 시간 사는 것도 있지만
보통은 이삼 일 살고
길게는 보름간 살아있는 것도 있다
하지만
하루만 산다는 위장의 이름을 달면
아무도 자신의 목숨에
관심가지지 않을 줄 안 것이다
건드리면 죽은 척하는 공벌레나
건드리기도 전에 죽어야지 라고 말하는
할머니보다
한 단계 높은 위장술이다
저녁 어스름에 강변을 산책하다 보면
하루살이 떼의 공격을 받을 때가 있다
그냥 모른 척하며
빨리 그 구역을 벗어나려고 할 뿐
살충제를 뿌려서 없애야 겠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살아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도
살아가는 것이 이다지 힘겹다
백년과 하루가 다를 것 없고
속았다는 느낌조차 없는 말의 잔치에
멍하니 빨려들어 가는 최면이었다.
1연의 하루살이의 위장술이라고 명명된 시어들이 하루살이와 인생에 빗대어 하루살이라도 하찮지 않고, 그들도 하루살이 같이 하루 벌어 사는 나도 힘겹지만 각자의 위장술을 통해 하루를 버텨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살이지만 실제로는 더 살고, 팍팍한 삶이라 되뇌여도 실제로는 작은 행복들이 그리고 가끔식 행운들이 찾아온다. 그리고, 아마도 힘든 일도 그 하루살이 떼들을 만났을 때처럼 숨 한번 참고 뛰어가면 또 지나가지기도 하고. 그런 것을 말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잔잔한 사랑노래인 <파수꾼의 시>도 마음에 들었다. “그대 향한 내 사랑은 별이에요. 밤이 되기 전에는 보이지 않아요“ 라는 1연이 잔잔히 어둠처럼 스며있는 사랑을 표현해 주는 것 같아서 예쁜 시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에 띄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달빛이나 별처럼 늘 주변에 있다는 느낌 그런 안온한 사랑을 표현한게 아닌가 싶다.
80년대 시인의 베스트셀러 시집을 만나봤던 분들에게는 신작이 새로운 소식이 되지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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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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