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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주은
- 작성일
- 2019.11.28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글쓴이
- 김초엽 저
허블
SF는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터라 그런지, 이 책의 첫 단편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를 읽을 때만 해도 소설 속 세계에 완전히 몰입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결말도 조금은 모호하게 느껴져서 이 책의 매력을 많이 느끼지 못했죠. 하지만, 2부 <스펙트럼>을 읽으면서 점점 작가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자기 전에 읽다가 약간 눈물샘이 저릿해지는 느낌. 책 한 권에 총 7가지의 각각 다른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게 되는 힘이 있었습니다. 감정이 과도하게 표현되는 느낌으로 남는 책이 아니라, 은근한 여운이 남는 책이랄까요. 은은한 울림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각각 다른 주제의 이야기였지만, 책 전체를 관통하는 생각은 '이해'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잊힌 사람들에 대한 이해', '나와 다르게 느껴지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이해', '내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이해'.
<관내분실>에서 딸이 엄마를 이해하게 되는 장면을 읽으며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죠. 작가는 7가지 이야기에서 주인공들의 시선을 혹은 독자의 시선을 통해 이해의 관점을 넓혀갑니다. 특히 저는 이 책을 통해 잊힌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김상욱 작가의 <떨림과 울림>에서도 "아주 느리거나 빨리 진동하는 소리는 인간이 들을 수 없다. 이런 소리를 초음파라고 한다. 들리지 않는 소리가 있듯이 보이지 않는 빛이 있다. 눈에 보이거나 귀에 들리는 것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다. (p.19)"라는 구절이 있었지요. 우리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는 이들이지만, 마치 초음파처럼 귀에 들리지 않아서 눈에 보이지 않아서 우리가 잊고 지내는 존재는 없는지 돌아보고, 나와 다르다고 생각되는 사람들도 그들의 시선에서 바로 바라보아야 사람들의 세상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각자의 사연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SF 장르이기는 하지만, SF에만 국한되지는 않는 소설이라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문학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세계에 점차 매료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긴 여운과 잔잔한 울림이 남는 작품집이었어요.
솔직히 목숨을 걸고 올 만큼 대단한 광경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윤은 이 우주에 와야만 했다. 이 우주를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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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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