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어 클럽 리뷰

시엘
- 작성일
- 2018.12.13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 글쓴이
- 이창현 글/유희 그림
사계절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이 책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거부할 수 없는 미끼를 던지고 있다.
이 미끼는 독서가들의 은밀하게 내제된 ‘나는 그 희귀하다는 독서를 취미로 갖고 있다’는 부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너 독서중독자 아니야? 너 책 좋아하지 않아? 대놓고 들이대는 책에게 당신은 저항할 수 있을까?
이런 미끼는 물어주는 것이 예의이다. 그래서 덥석 물었다.
자신만만하게 책을 펼친 독자에게 작가님은 초반부터 강력한 한방 을 날린다
뭬야!!! 책 좀 읽은 독자가 이대로 순순히 물러설 순 없다.
‘책은 우리 안에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기 위한 도끼여야만 한다.’ -프란츠 카프카
‘유일한 선은 앎이요, 유일한 악은 무지이다.’ - 소크라테스
대차게 반박하며, 다시 책장을 넘긴다.
사회 부적응자의 오라가 물씬 풍기는 슈, 고슬링, 사자와 미지의 생물 ‘예티’가 회원으로 있는 정체 불명의 독서 모임에 반가운 신입 회원 ‘경찰’ 과 ‘노마드’가 등장한다.
그리스 비극을 즐겨 읽는 ‘경찰’은 실제 경찰이지만 범죄 조직에 잠입해서 이중 생활을 하고 있고, 자기 개발서를 즐겨 읽는 노마드는 독서 모임에서 쫓겨나고 들어오길 반복하게 된다.
< 독서중독자들의 비장의 TIP 좋은 책 고르는 방법이다 >
세상에 날개란 닭 날개만 있는 줄 알았는데, 책 날개란 것도 있다. 관심을 가지도록 하자.
책 날개는 닭 날개 만큼 소중한 날개이다.
< 독서 중독자들의 두번째 TIP 책을 선택하는 기준이다>
나는 책 표지와 제목에 심쿵하면 고른다!!! 그것이야말로 나의 책 선택기준이다.
내 책장이랑 리더기 안에 어쩐지 베스트셀러가 굉장히 많이 보였던 것은 나의 기분탓일까?
나는 어쩐지 독서 중독자에서 멀어지는 기분이 든다.
나의 정체성은 독서 중독자가 아니였던 것인가?
독서 중독자의 하위 분류인 베스트셀러 중독자였단 말인가?
독서 중독자인 당신은 어떤 종류의 책을 읽고 있는가?
나는 소설을 주로 읽는다.
시와 에세이 종류는 취향에 맞지 않아서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자기 개발서 종류는 거의 안 보다시피 하고, 역사책은 좋아해서 잘 보는데 요즘 들어서는 잘난 척을 좀 하고 싶어서 다양한 분야의 인문학 서적을 읽고 있다.
소설이 차지하는 분량이 압도적으로 많긴 하지만 책을 많이 읽고 있으니 ‘나는야 독서 중독자’ 라고 말하길 주저하지 않겠다.
띠로링∼독서 중독자의 길이 저 멀리서 '잘가' 하고 작별 인사를 한다.
나는 이대로 독서 중독자의 길에서 튕겨 날라가고야 마는가!!
다시 정신을 수습하고, 독서 중독자인 당신은 지금 무슨 책을 읽고 있는가?
나는 지금 '스티그 라르손' 의 <밀레니엄 시리즈 5권 받은 만큼 복수하는 소녀> 를 읽고 있다.
책은 한권 다 완독하고, 다른 책을 이어서 봐야 하는 것이다!!
흰 자는 여백이요, 검은 자는 글씨로다................
(싯타르타만 읽어 본 나란 인간은...나머지 제목은 들어 본 적도 없다......)
저기 아는 척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당신도 제목도 들어 본 적 없으면서 잘난 척 하지 말길 바란다.
다 같이 손 잡고 패닉의 소용돌이로 들어 가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혼자만 독서 중독자인 척 하지 말기 바란다!!!
저 만치 멀어지고 있는 독서 중독자의 길에 아직 미련이 남아서 좀 더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 드디어 내가 이 책에서 가장 감동을 받았던 부분이 나왔다.
그래, 집착은 나쁜 거다. 책에서 말한 것은 다 옳다. 의심하면 안된다.
내 머리를 쥐어뜯게 만든 40만원짜리 '책세상문고 고전의 세계 87권' 아!
우리 그만 헤어지자. 너를 영원히 잊지 않을께. 아마도...
그래, 세상 살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쓸데없는 데 낭비할 시간이 없다.
세상에 존재하는 책이 얼마나 많은데 그 중에서 좋고 재밌는 책만 읽기에도 내 시간이 모자라다.
이젠 과감히 치울 건 치우자. 이건 정말 좋은 배움이다.
멀어진 독서 중독자의 길에서 다시 독서 중독자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독서 중독자인 당신! 빨간 펜 꺼내들고 별표 다섯 개 하자. ☆☆☆☆☆
독서 중독자들이 꿈꾸는 독서 장소는 어떠할까?
주인공이라 믿고 있는 우리의 '경찰'은 이런 한적한 곳에서 한가로이 책을 읽고 싶어한다.
독서 모임 회원들 역시 그들의 개성만큼 독특한 독서 라이프를 즐기고 싶어하는데, 독서 중독자 독자분들은 어떤 독서 장소를 꿈꿀까?
내가 꿈꾸는 곳은 바로 여기닷!!
내가 손수 한땀 한땀 종이를 자르고 나무를 깍아 장인 정신으로 완성한 나의 서재이다.
사이즈는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20㎝정도의 아담한 서재이다. 음하하하
큰 유리창이 있는 창가에 각양각색의 아름다운 꽃이 보이고 이런 멋진 서재에서 나를 위해 맛난 커피를 끓여줄 멋진 Mr. 로맨스 그레이 와 귀여운 냥냥이 한 마리랑 신나는 판타지 소설 과 이렇게 노후의 독서 라이프를 즐기고 싶다!!
혹시 우리의 주인공 '경찰'을 보고 낯익은 '어떤 남자'의 향기를 킁킁 느끼지 않았는가?
only 독서 중독자라면 잘 모르실테지만, 영화 중독자의 삶도 병행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잊을 수 없는 그 영화 '양조위' 의 '무간도'
어쩐지 '경찰' 의 수염에서 그 남자 '양조위' 님의 향기가...... 아닌 건 아니라고 해야한다!!!
무간도란 '무간지옥' 을 뜻하는 것으로, 죽음이나 환생없이 영원히 고통받으며 갇혀지내야 하는 지옥을 말한다.
왜 작가님은 '무간도'를 패러디하셨을까?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처럼 수백만, 수천만이 넘는 책들 속에 파묻혀 갈 곳을 잃고 내 책을 찾아 어슬렁거리는 독서 중독자들의 막막한 심정이 무간지옥속에서 갇혀 고통받는 영혼들과 같다고 생각하신 걸까?
그 심정을 이해한다.
재밌는 책을 찾아헤매지만 다들 나와 다른 독서 취향을 가지고 있어서 누군 인생 책인데 나는 쓰레기 책일 뿐...
나는 인생책인데 누구에겐 '노 이해'라고 답글 달리는 책일뿐...
세상엔 이렇게 많은 책들이 있는데 왜 내 책은 찾기 힘든 것일까?
오늘도 나는 이북 리더기에 담긴 3천권이 넘는 책들 중에서 내 책을 찾다 절망에 빠진다.
한 마리의 굶주린 아귀 귀신처럼 벗어날 수 없는 책에 대한 굶주림에 몸부림치며 (뭔가 있어 보인다) 내 책 찾아 삼만리를 부르짖으며 인터넷의 바다를 폭풍 질주 하고 있다.
언제쯤 내 통장을 텅장으로 털어버리는 이 무간 지옥같은 책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으련지...
영화와 다르게 '경찰' 이 살아 남은 것으로 보아 나도 언제간 독서 중독자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이 보이는 듯도 하다.
소위 '병맛 개그의 향연' 도 온 몸으로 느꼈다.
그거 두개를 더하면 'B급 감성 사이로 고고히 흐르는 지적 인문주의의 대향연' 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참고하길 바란다.
'B급 감성 사이로 고고히 흐르는 지적 인문주의의 대향연' 이 뭔가요? 이런 질문은 하지 마시길....
나는 학창시절 A 아니면 취급하지 않고, '고고' 보다는 '도도'한 여자라 'B급' 이나 '고고히 흐르는' 이런 말과는 사이가 좋지 않아서 친절한 답변을 할 수 없다.
독서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내가 독서 중독자인가 테스트를 하기 위해 한번 보시면 좋을 듯 하다.
혹시나 책을 싫어하는 분들이 본다면 독서가들에게 친밀감과 우월감을 가지면서 독서 쯤 별거 아니네 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리라 본다.
무서워 하지 마라!!! 책은 물지 않는다!! 책을 펼쳐라 !!!! 그리고 읽어라!!!!!
*이 리뷰는 예스24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6
-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