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adish
- 작성일
- 2010.11.25
- 감독
- 제작 / 장르
- 개봉일
소셜네트워크. 이 영화는 꼭 보고 싶었습니다. 최근 저의 관심사인 Facebook(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의 이야기 이기에 더욱 관심이 갔죠. 게다가 영화를 놓고 마크 주커버그가 영화 내용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 더 큰 관심을 불러왔습니다. (리뷰에 네타가 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뭐랄까 고전이 생각났습니다. 사기에 나오는 유방과 항우가 생각났습니다. 뭐 인간 사는 것이야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면 똑같은 것이니까요.
왜 갑자기 유방과 항우 이야기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영화를 놓고 보자면 페이스북에 대한 아이디어를 냈던 것은 마크 주커버그가 아니더군요. 윈클보스라는 쌍둥이 형제와 네렌드라라는 인물이 페이스북의 전신을 기획하고 마크 주커버그와 함께 하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마크 주커버그는 그의 절친인 왈도 세브린에게 자금을 빌리고 페이스북을 만들어버립니다. 그리곤 의도적으로 윈클보스 형제와 네렌드라를 피하죠.
페이스북은 거대한 성공을 거두고 여러 학교를 차례 차례 접수해나갑니다. 아이디어를 빼앗긴 윈클보스 형제와 네렌드라는 발만 동동 구릅니다. 카메론 윈클보스는 그 와중에서도 예의를 차리고 마크 주커버그를 설득하여 잘못을 뉘우치도록 할 작정이었죠. 하지만 자신들이 우습게 봤던 오덕필 팍팍 풍기는 공돌이는 그들의 생각을 뛰어넘는 감각을 갖고 있는 놈이었죠. 결국 뒤늦게 소송에 들어가고 그들은 소송에서 승리하여 돈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받은 돈은 마크 주커버그에겐 '용돈' 정도였죠.
마크 주커버그는 유방과 같은 인물입니다. 출신 성분이 하찮은 것이 비슷하고(영화에서 마크 주커버그는 하버드 내에서 찌질이로 표현됩니다. 아주 잘 표현했죠)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것도 비슷합니다. 이들에겐 도덕적 관념이나 예의 보다는 자신의 목적이 더 중요하니까요.
모든 의사결정권을 지니고 있었던 카메론 윈클보스는 항우와 비슷합니다. 마크 주커버그가 그를 피해다니면서 열심히 페이스북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와중에도 그는 도덕과 예의를 들어 마크 주커버그를 놓아둡니다. 그가 소송을 하고자 했을때는 이미 그는 미국 유명 대학이 페이스북을 사용하도록 만든 후였죠.
뭐 몇 가지 더 이야기를 해볼까요? 유방은 자신이 성공한 이후 처절한 토사구팽을 감행합니다. 자신의 권력에 함부로 도전을 하지 못하도록 싹을 밟는 다는 것이겠죠. 이는 밑바닥 인생을 겪으면서 처절한 경험을 한 후에 얻은 하나의 철학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뭐 권력을 가진사람에게 있어서 인자함을 볼 수 있는 것은 위협이 되지 않을때 뿐이죠.
그런면에서 마크 주커버그도 유방과 똑같습니다. 친구 왈도 세브린을 몰락시킬때도 절묘한 지략을 통해 한 순간에 바보를 만들죠. 영화에선 직접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숀 파커를 신고한 것도 아마 마크 주커버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영화에서 지나가며 보여준 그의 명함이 모든 것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아마 'X발 내가 대표다!', 아니면 'X까 내가 대표다!' 정도로 나왔습니다)
아~ 마지막으로 한 마디. 광고 카피에 있었던 문구, 5억명의 온라인 친구, 전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 하버드 천재에 반해 영화를 보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다소 실망감이 있으실 겁니다. 하버드 천재는 덕삘 팍팍 풍기는 왕따이고, 전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는 남의 아이디어를 이용하고 친구와 동료를 배반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또한 5억명의 온라인 친구를 두기 전에 그는 홧김에 저지른 온라인에서의 실수로 수많은 적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친구라곤 같은 방을 쓰는 친구 2명과 절친 왈도 세브린 밖에 없었죠.
오히려 미국의 카피-몇 명의 적이 없이는 5억명의 친구를 만들수 없다-가 더 마음에 드네요. 그는 5억명의 친구를 만들기 위해 'a few enemies'를 만들었으니까요.
페이스북의 창업 비화가 궁금하신 분이나, 혹은 사회의 비정함(?)에 대해 보고 싶으신 분에게 추천해드리고 싶은 작품입니다.
P.S 강력한 권력자 밑에 들어갔다면 사는 방법은 2가지 입니다. 권력자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는 선에서 성장하는 것, 아니면 빨리 힘을 키워서 탈취하는 법이죠. 장량, 소하는 앞의 방법을 사용했고(장량은 아예 떠났죠), 한신을 비롯한 다른 인물들은 어설프게 우왕자왕 하다가 토사구팽 당했습니다.(사업을 하던, 회사를 다니던 명심해야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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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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