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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속의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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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준만 교수가 2006년에 펴낸 <글쓰기의 즐거움>이란 책을 읽다 보니 베껴두고 싶은 문장이 너무 많군요. '모순어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부분도 그런데요,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두 쪽 가량 열심히 베껴 보겠습니다.







 


 "그 환한 불빛 속에서 나는 수많은 사람을 보았지. 소리 내어 말하지 않지만 속마음을 말하는 사람들을. 듣는 척하지만 건성으로 듣는 사람들을. 소리 내어 부르지 않는 노랫말 짓는 사람들을. 아무도 감히 '침묵의 소리'를 막지 못하네."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침묵의 소리(the Sound of Silence)'라는 노래의 일부다. 칼럼니스트 이윤대는 '침묵의 소리'를 예로 들면서 모순어법(oxymoron) 예찬론을 폈다.


 


 "모순어법은 활발한 두뇌활동의 결과물이다.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단어를 결합시켜 우리를 더 높은 진리의 세계로 안내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양하게 사용된 모순어법은 사고의 폭도 한없이 넓혀준다. 삶의 부조리를 포착하는 통쾌한 '말놀이'를 통해 인생의 묘미를 느껴보자."


 


 이윤재는 모순어법을 "상반된 어휘가 때로는 강조와 효과를 위해 함께 사용된 수사법"으로 정의하면서 '옥시모론'이라는 말 자체가 '똑똑한 바보'라는 뜻으로 그 자체가 모순적이라고 했다.


 


"모순어법은 대립적인 사실이나 상반된 생각을 모순되게 표현함으로써 상황의 특이성을 강조, 맛과 멋을 극대화하는 언어표현법이다. 백두산 천지의 장관을 보고 '위대한 자연'이 아니라 '위대한 절망'이라고 표현한다면, 인간의 능력으로는 창조할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함을 인간의 왜소함에 견주어 더욱 강조하는 한 차원 높은 수사가 된다."


 


 셰익스피어가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구사한 '달콤한 슬픔'이나 충무공의 명문구 '필사즉생 필생즉사 (必死卽生 必生卽死 : 죽으려고 하면 반드시 살고 살려고 하면 반드시 죽는다)'도 모순어법이다. 이런 사례는 '우둔한 천재', '시원섭섭함', '천둥과 같은 침묵', '침묵시위', '침묵은 금이요 웅변은 은이다', '덜 받는 것이 득이다', '급할수록 천천히' 등등 무수히 많다.


 


조용필의 노래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도 모순어법이요, 헤겔의 역사적 경구 "우리가 역사로부터 배우는 것은, 우리가 역사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도 모순어법이다. '미운 정', '더러운 정'이라는 말도 모순어법이다.


 


 모순업법에서 신개념이 창출될 수 있으므로 늘 모순어법의 가능성을 스스로 모색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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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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