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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네스
  1.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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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 동양사
글쓴이
이만적 저
중앙북스(books)
평균
별점9 (4)
아그네스

 

 올 가을 독서모임에서 루쉰의 단편집 <외침>을 읽고 토론하며 중국근현대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어려움을 느꼈다. 또 고미숙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을 읽고 토론할 때도 옛 중국에 대한 배경지식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 후 중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성을 느껴오다 서평단에 신청하게 된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은 오랜 시간 역사를 공부하고 가르쳐온 노하우가 담긴 결과물이라 한다. 역사를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에 남도록 하기 위해 고심한 방법이 역사 속 주요 인물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가는 서술 방식이라 한다. 인물에 초점을 맞춘 서술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전후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중국사에 중점을 두고 서술하면서 주변의 북방 유목 민족과 서아시아, 인도, 일본 등의 역사를 장과 장 사이에 특강으로 다루어 중국과 아시아가 현재까지 이어져오는 과정을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상 장점은 중국 역사의 시작을 다루는 하·상·주나라에서부터 장기 집권화하고 있는 현대 중국의 시진핑까지 각 시대마다 인물에 얽힌 일화와 유래를 통해 고사성어와 교훈을 함께 얻는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는 점이다.  

 

  흔히 중국사에서 태평시대를 일컬어 '요순시대'라고 한다. 요임금이 죽기 전 자신의 딸을 순임금과 결혼시키며 아들이 아닌 순임금에게 제위를 물려주었다. 순임금도 자신의 아들 대신 치수(治水)에 공을 세운 우임금에게 제위를 물려주어 우임금은 중국의 전설적인 왕조인 하(夏)나라를 세웠다. 이처럼 아들이 아닌 현명한 인물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것을 선양(禪讓)이라 하는데, 저자는 이러한 선양이 가능했던 것은 당시 사회가 아버지 중심의 부계 사회가 아닌 모계사회의 전통이 남아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본다. 우임금부터는 현명한 인물에게 제위를 물려주지 않고 자기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인(商人)'과 '상업(商業)'의 기원을 알게 된 것도 뜻밖의 재미다. 하나라를 멸망시킨 상(商)나라는 후에 은(殷)으로 천도해 은나라라고도 한다. 상나라의 주왕이 미녀 달기에게 빠져 술로 된 연못과 고기로 된 숲인 '주지육림(酒池肉林)'에서 연회를 베풀며 과중한 세금을 걷자 많은 신하와 백성들의 원성을 샀다. 주왕은 이들을 잔혹하게 죽여 신망을 잃어가다 주(周)나라 무왕에게 멸망했다. 이때부터 정치활동에 제약이 생긴 상나라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파는 일에 전념하며 생긴 말이 '상인'과 '상업'이라 한다.

 

 1368년에 남경(난징)에서 명나라를 세우고 황제가 된 주원장이 백련교도로서 홍건적의 일원이던 승려 출신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원나라 말기에 잇단 가뭄이 발생해 20만 명이 넘는 주민들을 동원해 황허강의 물길을 정리하는 큰 공사를 했는데, 이때 피폐해진 많은 백성들이 미륵 신앙을 중심으로 한 종교 결사인 백련교에 가담했다. 교주인 한산동은 자신을 미륵보살이라 하며 불의 기운으로 일어선 나라인 송나라를 상징하는 붉은 수건을 머리에 동여매 홍건적이라 불린다. 그가 원에 체포돼 처형된 후 1355년 또 다른 홍건적 유복통이 그의 아들 한림아를 옹립하고 송이라 했으나 그 후 실권을 쥔 자는 주원장이다. 그는 제2의 제갈공명이라 불리는 유기의 조언으로 백련교를 멀리하기 시작하더니 오히려 탄압했고 유교(성리학)를 통치 이념으로 삼아 양쯔강 하류 유학자 집단의 지지를 얻었다. 1368년 주원장은 명을 세우고 홍무제가 되어 원 정벌에 나서 수도를 점령하고 순제가 도망가 죽었다. 순제와 기황후의 아들 아유시리다라(소종)가 이복동생 평종과 함께 몽골고원으로 옮겨가 황제가 되어 북원을 세웠다. 1387년 홍무제는 군대를 보내 북원을 토벌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의 자살 비행기 특공대를 가미카제(神風)라고 부르는 유래는 13세기 여몽연합군의 일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1274년 원나라와 고려 연합군인 여몽연합군이 일본 원정을 시도했는데 하카타 근방 육상에서 일어난 전투에서 일본을 물리친 후 기상 악화로 인해 함선으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태풍이 불어 여몽연합군은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되었다. 일본은 이때 불어닥친 태풍이 신의 바람이라 여기고 '가미카제'라 불렀다. 2차 대전 때 일본군 특공대는 미국을 물리치기 위해 여몽연합군 때 불어닥친 바람처럼 혼령이 일본을 지켜주길 바라며 붙인 이름이다.  

 

 1911년 10월10일 우한(무한) 지역에서 일어나 전국으로 퍼진 신해혁명은 전투다운 전투가 일어나지 않은 혁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미 청나라는 재정문제로 민간이 보유한 철도 국유화를 둘러싸고 주주인 신사층과 격돌했고 일반 민중도 청과 적대적이었다. 중국 본토의 3분의 2가 혁명군의 수중에 있었고 각 성의 대표자들은 상하이에 모여 삼민주의(민족주의, 민권주의, 민생주의)를 주장한 쑨원을 임시 대총통으로 선출하고 1912년 1월1일 난징에 중화민국 임시정부를 세웠다. 중화민국이 탄생한 10월10일은 건국기념일이 되었다. 이후 1915년부터 중국에서는 신지식인을 중심으로 반봉건 계몽운동인 신문화운동이 전개돼 잡지 <신청년>을 발간하고 유교를 비판하며 민주주의와 과학 정신을 옹호했다. 1919년 5월 4일 산둥반도가 일본에게 넘어가게 한 파리 강화회의에 반발해 천안문 광장에서 베이징 대학교 학생들이 전개한 5·4운동은 그보다 두 달 전 한반도에서 전개한 3·1운동에 자극 받은 것이라 한다. 루쉰의 단편집 <외침>이 담고 있는 시대적 배경이기도 하다. 

 

 처음 알게 된 일화를 중심으로 이 책을 소개해보았다. 독서모임에 참여하면서 문학작품을 읽고 토론할 때마다 역사적 배경 지식의 부족함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마침 운 좋게 만난 이 책 덕분에 지도와 사진 자료들을 보며 무리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학창시절 복잡하게만 여겨져 어렵게 느껴지던 춘추전국시대와 위진 남북조시대 등 고대 중국사에 대한 이해도 흥미를 가지고 이해할 수 있었다. 역사를 사랑하는 저자가 역사를 알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예명인 '이만적'을 필명으로 하게 된 사연도 남다르게 다가온다. 중학생 이상이라면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중국사와 아시아사로 추천한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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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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