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 북켄드-2012년 5월

레드미르
- 작성일
- 2012.5.2
미야자키 하야오가 말한 재미가 바로 이런 점들에 있지 않을까?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휴먼 감동 스토리. 여기에 신비로운 이야기까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드들이 한껏 담겨 있는 이 작품을 그래서 그가 그렇게 격찬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이 책, 전작의 감동 코드들은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전혀 이질적인 요소라 할 수 있는 사실감과 신비로움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참 재미있고 감동적인 작품이라고 평하고 싶다.
초등학교 때 동화작가인 고(故) 조풍연 선생님의 <소년판 삼국지(전 12권/계림/1980)>을 시작으로 근 30 여 년 동안 계속된,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내 삼국지 편력(編曆)에서 분명 기억해 둘 만 한 책임에는 틀림없다고 할 수 있겠다.
음악 소설이라는 색다른 소재가 주는 재미와 성장소설의 감동, 두 가지 모두를 맛볼 수 있었던, 그리고 다 읽고 나서도 귓가에 계속 맴도는 클래식 선율처럼 여운이 오래 남는 책이었다. 다음에는 책 속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들을 맞춰 들으면서 읽어봐야겠다. 머릿 속으로 상상했던 음악과 실제 연주 음악은 어떻게 다른 지, 또한 어떤 감동을 줄 지 자못 기대가 된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이 책의 어둡고 잔혹한 이미지가 쉽게 가시지가 않는다. 이처럼 이 책, “이야기” 자체보다도 이런 어둡고 끔찍한 이미지가 훨씬 여운이 남는 그런 소설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올해 들어 읽은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의 SF, 판타지 소설들 중에서 이야기의 호불호를 떠나서 이런 이미지만큼은 가장 강렬하고 인상 깊었던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작가가 공들여 쓴 작품을 올곧이 즐기지 못하고 평가 절하하는 것 같아 작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에 불과한 글이고, 다른 곳도 아닌 민족의 성산(聖山)인 백두산이 대폭발을 일으킨다면 그 재난을 겪어야 할 사람들이 바로 남이 아닌 “우리”들이기에 좀 더 관심과 애정이 갈 수 밖에 없어서 쓴소리를 했겠거니 하고 너그러이 이해해주길 부탁드린다. 그리고 이야기 면에서 아쉽기는 하지만 백두산 대폭발로 야기되는 참상에 대한 묘사 만큼은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는 것처럼 생생하고 사실감 넘치니 충분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이 책의 가장 큰 반전은 어쩌면 이 책 자체가 아니라 이제 고등학교 3학년(1994년 생)에 불과한 “작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어린” 친구가 쓴 작품이라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었는데, 다 읽고 나서 작가의 이력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 후에 멍한 충격마저 느껴졌다. 몇 몇 청소년 작가들 작품읽어봤지만 그들 작품 중 가장 발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작가라고 평가하고 싶다.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재미가 없고, 밋밋하고 싱거운 느낌까지 드는 결말에 실망스러운 분들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미나토 가나에” 식과는 구별되는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맛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어쩌면 이 책이 그녀가 앓고 있었을 “소포머 징크스”를 스스로 잘 이겨내고 있다고 우리들에게 털어 놓는 “고백”과도 같은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대한 만큼의 로맨스는 없었지만 그래도 전편보다 한결 성장한 직장인 “엔도”를 다시 만나게 된 것 만큼은 흐뭇하기까지 했던 재미있는 책이었다. 후속편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보다 더 성장한 엔도 - 그래도 이번 책에서 나름 로맨스를 완성(?)했으니 후속편에서는 더 이상 엔도의 로맨스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 를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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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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