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반

안또니우스
- 작성일
- 2009.1.31
[음악관련] 시인과 촌장 Best
- 글쓴이
- 시인과 촌장
미디어신나라
노래하는 음유 시인 하덕규 초기 음악의 진수를 오롯이 담고 있는 숨은 명반이다. 하덕규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사랑일기>부터 사회성과 낭만을 한꺼번에 담고 있는 <진달래>, 동화적 이야기가 한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얼음 무지개> 등 그의 감성이 배어 있는 주옥 같은 명곡들로 빼곡하기 때문이다.
또 <풍경>은 한편의 수채화를 보듯 담백하면서 회화적 이미지가 그려지는 곡인데 실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모든 것이 엉망진창 뒤죽박죽인 오늘날의 실상에 대한 풍자이기도 하면서 다들 제자리를 찾아가야 진정 아름다움이 회복된다고 발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모든 것들 중에서도 조성모의 리메이크로 더 알려진 <가시나무>가 압권이라고 본다. 곡의 진행은 기복이 없고 단조조와 보이지만 특히 의미심장한 가사가 마음결을 흡인한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자리 없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편한 날 없네' 이 부분은 늘 나의 고백이기도 하다. 오로지 욕망으로만 응축된 타인에 대한 배려의 여지는 조금도 없는 인색한, 허울 뿐인 내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는 것이다.
통기타의 고즈넉한 선율에 실린 하덕규의 알곡 같은 시들을 오늘도 흥얼거리며 때론 감상에 젖고 더러는 이 시대와 나의 존재에 대해 골똘히 생각해 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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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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