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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tek
  1.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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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최초의 문명은 고대 인도에서 시작되었다
글쓴이
게오르그 포이어스타인 등저/정광식 역
사군자
평균
별점7 (2)
aitek

  인도는 알면 알수록 그 깊이에 놀라게 된다. 역사책에서 아리안족이 인도를 침략하면서 지배계급으로서의 지휘를 세습하기 위해 만든 것이 카스트 제도이고, 힌두교의 뿌리인 베다 경전도 이 아리안족에 의해 유입된 것으로 배웠다. 아리안족은 유럽-인도어를 쓰는 종족으로 후에 로마를 멸망시킨 게르만족의 조상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아리안족에 대해서는 '도대체 어떤 민족이기에 빙하기이후에 돌연듯 나타나 세계사의 중심에 서게된 것일까?'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으나 너무나 고대적 일이라 이에 대한 기록을 찾기도 어려웠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 학설은 히틀러 당시의 독일에 의한 영향으로, 당시 권위있던 일부 역사학자에 의해 만들어진 이야기이며 역사적 근거가 희박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역사라는 것은, 특히 고대 역사라는 것은, 많은 가정을 수반할 수 밖에 없다. 뼈 몇 조각, 토기 몇 조각, 거주지 흔적 몇 가지를 가지고 가장 근접하다고 생각되는 모형을 만드는 과정이니 권위있는 역사학자의 주장을 반박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유럽-인도어도 처음에는 '언어'로서만 고려하다가 그 언어를 쓰는 종족의 개념으로 '가정'되고 이 선민적인 종족이 좀 더 미개한 종족들을 정복하면서 이동하는 역사 모형이 만들어졌고, 근거가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언급한 사람의 권위에 의해 수십년이 흐른 후 자연스럽게 주류로 받아들여졌다는 주장이다. 책의 내용을 읽을수록 더 근거있게 들린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인 인더스강 유적을 가지고 있는 인도로서 이 주장이 맞는다면 세계사에서 인도 문명의 위상은 퍽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신화가 곧 역사가 될 수는 없지만 신화 속에 역사의 흔적이 은유적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 베다는 신화는 아니지만 종교적인 내용에 역사적 내용이 같이 섞여서 수천년을 내려 왔고 그 안에 인더스강 유역 역사에 대한 내용이 남아 있다고 한다. 베다의 내용을 보면 인더스강은 고대에는 7개의 강이 합쳐지는 매우 큰 강이었고 모헨조다로나 히라파외에도 큰 도시들이 발달되어 있었다고 한다. 아리안 족에 의한 것이 아닌 지질적인 대재앙에 의해 인더스강 유역의 지형이 바뀌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갠지스강으로 이동을 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다양한 근거로 설명한다. 인더스 문명은 기원전 아주 오랜 기간동안 발달했고 자연스럽게 해상을 통해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에 영향을 주었기에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인도 문명의 흔적이 남아있다. 인더스강 유역에 대한 발굴은 지금도 계속 진행행이고 이제는 사막이 된 지역의 지하에는 고대 문명의 잔재가 남아 있을 것이라고 한다. 특히 인더스 문명의 도시규모는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의 규모에 비하면 상당히 크다고 한다.





   문자가 발달하고 종이등 기록매체가 발달한 이후의 역사는 기록을 통해 파악할 수 있지만 고대의 역사는 정말 파편적이다. 인도는 메소포타미아의 쐐기문자나 이집트의 상형문자와 같은 기록 문자보다는 구전을 통한 지식의 전달이 더 발달한 듯 한데 '그 방대한 베다의 내용을 어찌 기억으로만 전달할 수 있었을까?' 책의 설명에 의하면 인도에서도 기록에 대한 내용이 있었으나 열대지방의 특성상 기록이 제대로 보존되기 어려웠기에 구전과 암기에 의한 전달이 더 발달했다고 한다. 해상을 통한 교역이 발달하고 더불어 상업이 발달하면서 거래에 대한 기록이 필요했을 것이고 특히 메소포타미아의 문자는 인도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 주장하는데 근거없지 않다.


   인도는 중세뿐만 아니라 고대에도 모든 진기한 것들의 근원지였던 듯 싶다. 중세 때 콜롬버스가 찾으려 했던 새로운 항로도 인도로 가는 길 아니였던가? 육로는 중간에 있는 이슬람 국가에 의해 세금조로 뜯기는 것이 많으니 직접적인 교역로가 필요했고 그러한 길을 찾고자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해상으로 나가기도 했다. 그런 전통이 단지 중세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왔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 문명에게 인도의 의미는 보물섬같은 곳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스 철학을 접했을 때 그리스 철학내에 있는 '윤회사상'이 퍽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어디에서 이런 사상이 그리스로 유입된 것일까?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이집트에 당시로서는 유학을 갔고 그 곳에서 인도에서 온 사두(종교 수행자)를 만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인도의 사두를 만나서 논의한 이야기들도 전해온다. 기독교 다수의 외경에도 인도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다. 이 모든 것들이 그저 이야기꾼들에 의해 만들어진 이야기들일 뿐일까?


  현대이든 고대이든 인간은 먹고 살아가는 세상사외에도 영적인 것에 대한 고민을 가졌을 것이고 이런 영적인 것에 대한 깊이에 있어서는 인도를 따라갈 문명은 없어보인다. '우파니샤드'의 내용을 보면 수천년을 흐르는 깊은 경외감을 느낀다. 그래서 영적인 것에 관련된 모든 이야기에 인도와 관련된 흔적들이 남아 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은 또한 지식적이지만 재미있는 여러 이야기도 전해준다. 불교에서 '아라한'의 어원도 아리안였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불교나 힌두교에서 중요시 하는 '108'이라는 숫자가 '태양의 지름 대비 태양-지구의 거리' 나 '달의 지름 대비 달-지구의 거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어떻게 알았을까를 보니 땅위에 막대기를 세우고 막대기 길이에 108배 되는 곳에서 태양이나 달을 보면 크기가 맞는다고 한다. WoW, 그런데 이 이야기는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가 피라미드의 높이를 구하는 비례법칙에서 사용한 방법 아닌가?


  책의 뒷부분에서 과학과 종교간의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현대에 들어 과학은 종교와 대립된 길을 걸어가고 있다. 과학의 발달은 종교 내용을 논박하는 증거로 제시되기도 한다. 생물의 진화에 관해서는 상호간 팽팽한 대립각을 이루는 것이 사실이다. 생물의 다양성과 복잡한 메카니즘을 보면 '이것이 어떻게 단순한 진화의 결과인가'를 묻게 되고 반대 진영은 진화를 가파른 절벽쪽에서 바라보지 말고 반대편 완만한 구간에서 바라보면 가능한 일임을 주장한다. 


  한편 지구의 나이에 관련된 일은 어떠한가? 유럽에서는 중세때까지 지구의 나이가 6천년정도 되었기에 곧 종말이 올것으로 생각을 했고,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생각에 태양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말은 사형까지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다. 현대도 지구의 나이가 10,000이 안되었고 방사성탄소 연대측정(지구의 나이가 대략 40억년 전후)도 전세계적인 홍수(노아방주)이후에 영향을 받았기에 정확할 수 없다는 종교관련 과학단체의 주장도 본 듯 하다. 복잡한 이야기는 화성에서 가지고 온 암석의 연대기, 빛이 도달하는 거리를 생각할 때 우주의 나이 등등 끝도 없을 이야기이다.


  물론, 과학의 뿌리를 흔드는 것들도 있다. 양자역학 이전까지만 해도 결정론적으로 세상을 바라봤지만 지금은 확률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빛의 속도를 넘어서 벌어지는 양자간의 비국지성(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쌍을 이루는 두 양자에서 한쪽을 관측하면 다른 쪽에 영향을 주는 현상)은 현상만 알 뿐이지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영역이다. 인간은 무언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공간이라는 렌즈를 통해서만 인식할 수 있는데 어쩌면 이 현상은 그 바깥에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되도 우리가 볼 수 있는 한계는 세상의 한쪽면 뿐이라면? 힉스입자가 발견되고 힉스장의 존재가 인정되어도 과연 세상을 구성하는 4가지 힘의 작용에 대한 통합된 이론이 나올 수 있을까? 이 분야도 늘 흥미진진 하지만 법칙을 발견했다고 해도 그 다음에 '왜 시작되는가?'에 대해서는 근원적인 질문이 남을 것이다. 따라서 종교와 과학간의 관계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종교와 과학이 반드시 대립해야할 것인가? 그 대립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근원지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교인을 가지고 있는 아브라함의 자손들의 종교(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이다. 종교에 대한 기록은 역사적 실체와 신화적 내용이 섞여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불교만 봐도 초기경전에는 인간적인 스승 석가모니 부처가 나오지만 법화경에는 우주쇼가 나온다. 이슬람도 꾸란에는 기적에 관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 다만 성경에는 그런 내용이 다수 등장하는데 예수님의 가르침만을 근본으로 하고 구약의 고대적 이야기는 역사적 사건과 신화의 복합체로 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사조도 있는 것으로 안다. 하여간 베다의 사상은 진화론을 포함 현대의 과학적인 발전과 대립될 필요가 없는 것이 큰 매력이기도 하다. 책은 베다의 사상을 좀 지루한 듯 설명하고 있지만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다른 시각을 줄 것이다.


  길을 막고 있는 소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 지저분한 길거리, 신분제도에 묶여 있는 가난한 사람들, 갠지스강에서 한쪽에서는 화장한 재를 뿌리고 한쪽에서는 그 물로 목욕하는 광경, 여자들에 대한 각종 테러 등등 이런 모습만이 인도가 아니다. 인도에는 이 책이 말하고 있듯이 전세계가 아주 오랜적부터 빚지고 있는 정신적인 유산이 있다. 그에 대한 이해를 원한다면 진지하게 일독할만한 책이다. 좀 분량이 되지만...


5/25/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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