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독서계획

akardo
- 작성일
- 2009.5.2
개발독재에 대한 저자의 글은 80년에 <세계> 잡지 80년 2월호에 실은 논문으로 당시 우리나라의 박정희 체제에 대해 적혀 있다. 우선 개발도상국에서 일어나는 개발독재의 두 종류에 대해서 헌팅턴의 이론을 잘 이용해서 결국 독자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스페인 프랑코 체제부분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근현대사와 겹쳐지는 부분이 많아 놀라면서 읽었다. 어쩜 대응방식이 하나도 안 다를까. 신기하군. 그러니까 개발독재로 뭉쳐서 말할 수 있었던 거겠지.
진화에 대해 사람들이 갖기 쉬운 오해들을 차근차근 흥미로운 예시를 통해 잘풀어줌. 진화란 갑작스럽게 이 단계에서 저 단계로 넘어간게 아니라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걸 알면 그렇게 오해하는 일은 없을 듯하다. 진화론과 관련된 여러 이론들을 설명하면서 왜 점진적인 진화가 그 이론들에 비해 타당한가를 잘 설명하고 있음. 일반인이 읽어도 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쉽고 간결하면서 재미있게 씀. 번역도 깔끔하고 쉽게 풀어주면서 옮긴이 주도 있어 이해하기 쉽다. 이 출판사에서 나온 <코스모스>도 괜찮게 봐서 출판사에 대해 믿음을 갖게 됨.
추리는 추린데 대체 역사 판타지 오컬트 미스터리다(길기도 해라; )마술로 과학수사를 대신하는 기묘한 추리물이다. 아하하; 음. 판타지 세계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이렇게 사건이 해결되는구나란 걸 깨닫게 해준다. 가톨릭 세계관과 오컬트의 결합이라서 흥미롭다. 영국과 프랑스가 합쳐진 영불제국에 폴란드가 대립하는 세계다. 주인공 다아시 경이 영불제국 사람이라서 그런지 상당히 영국 고전 미스터리 삘이 난다.
영국 고전 미스터리의 향기를 폴폴 풍기면서 결국은 애거서 크리스티 유명작을 패러디하기까지 하다. 역시나 <나폴리 특급 살인> 이 가장 재미있었다. 처음에 다아시 경이 누구일거라고 점찍었었는데 역시나 내 추리는 틀렸다. 판타지면서도 의외로 고전미스터리에 정통한 게 좋다. 마술수사란 게 실제 세계의 과학수사의 방식과 겹쳐지는 부분이 보여서 흥미롭다. DNA수사를 이용해 피의자를 찾아낸다든가 하는 게 마술수사답게 변형되어 나오는 게 재미있다. 실제 수사방법과 하나하나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을 듯.
전권에 비해 좀더 스릴러물, 스파이물 색채가 진해졌다. 폴란드와 영불제국의 대립이 격화되고 그와중에 일어나는 살인 사건. 누가 진짜 범인인가? 세계관 설정이 독특하고 마술도 과학과 비슷한 규칙을 가지고 있어서 만능하진 않다. 역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다아시 경이다. 약간 홈즈삘이 나는데 잘생기고 멋지고 똑똑한 탐정이다. 정말 고전적인 탐정이다. 범인이 그 사람이었다니 놀랍다. 어떻게 사건을 배치하는가에 따라서 이야기의 맛이 달라진다는 걸 새삼 느낀다. 본트라이옴프 경도 마음에 드는데 다음권에선 안나오는 듯하니 안타깝다. 탐정물에서 탐정이 힌트를 안주고 은근히 놀리는 귀여운 조수역을 담당하고 있어서 좋았는데 말이다. 장편도 잘쓰는 작가라는 걸 알게 되다.
세계의 신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듯. 신화라는 것은 사람이 세상을 보는 하나의 시각이라고 볼 수 있다. 종교 역시 신화다. 신화학 입문서. 비교문학, 비교종교에 관심이 있는 입문자가 봐도 좋을 듯하다.
전작과는 달리 이세계에 원래 살던 사람인 기자 캐서린 코리가 주인공. 초반부는 전투 묘사는 적은데 여자 주인공 성격이 이상하다. 자의식 과잉도 정도가 있다. 신종 바이러스가 빅밴을 중심으로 퍼짐. 바이러스를 견딜 수 있는 몇몇 사람들의 이유가 전작과 비슷해서 아연해짐.;
오다기리라는 사십대 초반 정도 되는 남자가 주인공. 조깅을 하다가 순간 `오분후의 세계`로 넘어가 긴 행렬에 끼어있었다. 그 세계는 원래 오다기리가 살던 실제 세계완 다른 세계로 일본은 연합군(미국,영국,중국,소련)에게 점령당했고, 일본 내에서 저항파는 `언더그라운드`라는 지하조직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었다. 좀 지나치게 저항파를 상품화, 우상화시킨다는 느낌. `언더그라운드`란 조직이 저항음악으로도 유명하다면서 줄줄이 늘어놓을 땐 좀 많이 거부감이 들었다. 멋지게 보이려고 꼼수를 쓴다는 느낌? 저항이 패션화되면서 물화, 희석화. 그리고 역시나 순종 일본인인 주인공이 혼혈인이 대부분인 이세계에서 독특하고 중요한 인물로 부각되는 것 역시 다른 이세계 판타지물에서 많이 본 것.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오다기리가 가진 시계가 이세계의 시간보다 오분 늦게 간다는 것 강조. 대체 역사 밀리터리물.
사기 전엔 SF 단편들로만 이루어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호러물도 있을 줄은 생각을 못해서 조금 당황했다. 앞의 두 단편은 연애물로 봐도 좋을 듯 하다. 김보영 씨의 미래로 가는 사람들 시리즈는 광속에 가까운 여행에 대한 소재를 사용. 그 여행을 끊임없이 하면 어떻게 될지 작가나름대로 보여주고 있다. 박애진 씨 소설들은 전반적으로 과학소설과 주류 문학 사이에 걸쳐진 듯한 느낌. 전통적인 과학소설보다는 90년, 2000년대의 젊은 주류 소설 작가들 경향이 강했다. 하나의 세계관, 과학 기술 등의 아이디어의 참신함보다는 등장인물들의 내면세계에 천착하는 모더니즘 소설이라고 할까. 소설집 전반적인 느낌은 정통 과학소설보다는 경계소설 쪽을 지향하고 있는 듯하다.
주석과 함께 읽으니 당시 영국의 시대상황과 앨리스란 아이와 관련된 뒷이야기, 작가 루이스 캐럴에 대해 좀더 상세히 알 수 있어 좋았다. 루이스 캐럴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에다가 목사였다는 사실에 약간 충격 받았다. 그의 작가적 상상력과 종교적 신념은 좀 많이 벌어져있는 듯하다. 본업인 수학자와 목사로는 별달리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을 봐도 그렇다. 작가 개인으로선 약간 안타깝다고 할까. 그래도 수학자로서의 재능이 문학에서 마음껏 꽃을 피웠으니 좋은 걸지도 모르겠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 하얀기사 이야기에서 좀 슬퍼졌다. 처음엔 루이스 캐럴이 스무살 나이 차이나는 실존인물 앨리스를 좋아했다는 게 꺼림칙했는데 이걸 보면서 뭔가 공감이 갔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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