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ycho

2007年, 스물두살 대학생의 독서 리스트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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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읽고 나서 가슴 한켠이 너무너무 따뜻해왔던 이야기. 왜 책 옆에 '강력추천'이 붙어 있고, 서점 직원들이 추천하고 싶은 책 1위로 뽑혔는지는, 읽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가족애의 따뜻함 뿐만 아니라 내가 그리도 싫어하고 치를 떨었던 수학이 얼마나 아름다운 학문인지를 알려주는 책. 꼭 읽어보세요 :)

  2. 25세가 지나면 여자는 두 종류로 갈린다고 한다. '결혼하는 여자' 그리고 '여행하는 여자'. 나는 아무래도 후자에 가깝지 않을까? 글쓴이가 토로하는 답답함과 마음의 헤매임이, 지표를 잃은 지금의 나와 너무도 닮아 있었다. 글을 쓰는 방식까지 비슷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아주 약간의 불편함을 느낀 것은, 분명 그녀의 말하는 방식에 따른 것이리라. 나의 글체에 대한 반성을 곁들여 했다.

  3. 웰컴 투 이사카 코타로's 월드! 미야베 미유키와 온다 리쿠가 확고한 세계를 가진 작가라면, 이사카 코타로 역시 그러하다. 독특한 설정과 군더더기 없는 문체 덕분에 단숨에 읽어내려 간 책. 마지막 부분에서 받은 느낌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직선으로 이어진 아스팔트 도로의 사진을 보는 것처럼, 모든 내용은 지평선쯤의 점으로 모아졌다.

  4. 온다 리쿠의 책을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적지 않은 충격! 새벽녘에 잠이 오지 않아 책을 들었는데, 새벽 5시쯤이 되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멈춰야 하는데, 자야 하는데- 하면서도 '조금만 더' 하며 책을 놓지 못하는 그 느낌, 아시는 분은 모두 아시리라 ^_^

  5. 아쉬운 듯 하면서도 하나하나가 주옥 같은 작품집. 일상 속의 다양한 주인공들이 탐정이 되어 활약한다. 어린 소년까지! 마지막의 '둘시에나에 어서오세요' 편이 가장 느낌이 좋았다. 나는 미야베 미유키의 글쓰는 방법이 좋다. 앞으로도 미야베 월드의 주민으로 살아가지 않을까? :D

  6. '엄마는 내 얼굴 따위 보기 싫을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이 얼굴을 보여 주겠어. 엄마는 나를 때릴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피하지 않을 거야. 누가 뭐래도 나는 엄마의 아들이라는 것을 이해시키겠어. 그리고 나는 나라는 것도 알려 주겠어!' (P276) 아이의 결심이 대단하지 않나요? 나 역시 '내가 나인 것'을 타인에게 증명할 수 있을까,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또한, 아기자기하고 예쁜 것만이 동화라고 생각했던 내게 이런 류의 어린이용 도서는 또 처음이라. 충격적이었다.

  7. 음악에 대한 올바른 열정이 그리는 길을 따라 걷는 것은, 나 역시 유럽음악축제의 순례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만든다. 책 자체도 너무 예쁘고, 너무 머리가 아프지도 않고, 사진도 참 감각적으로 잘 찍으셔서 유럽 여기저기를 여행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유럽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은 꼭 한번 읽어보시라! 나 역시 여름 유럽여행의 예정일정이 많이 바뀌었다 ^_^

  8. <리뷰어 도서> 저자는 양손잡이 리더십을 위한 조건으로 '믿음, 만족, 협력'의 세 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굳이 파트너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 관계에 적용 가능한 것들이 아닐까?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하고, 서로의 관계가 지속되려면 '만족'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하며, 그 관계가 지속되려면 서로가 서로에게 '협력'을 해야 하는 것이다. 계속적인 협력을 하려면 서로에 관한 굳은 믿음이 필요하다. 곧, TSC는 서로서로에게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는 것이다. 인간 관계를 현명하게 유지하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말이다.

  9. <리뷰어 도서> 이 완역본을 읽고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내가 생각하고 있던 줄리엣과 원본의 줄리엣이 전혀 다른 인물이라는데에 있다. 나는 막연하게 줄리엣이 18세 정도의 아리땁고 성숙한 처녀라고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원전에서의 그녀는 14세도 채 되지 않는 소녀이다. 이 14세도 되지 않은 소녀는 그 시대의 조숙한 처녀의 모습을 보이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녀는 얼마 전부터 추앙되어 왔던 '당당한 현대 여성'의 모습에 딱 들어 맞는 모습을 보인다. 이들의 비극적인 사랑은 이미 알고 있었던 이야기이기에, 오히려 처음으로 보는 줄리엣의 당차고 적극적인 모습에 주목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이 아름답고도 슬픈 고전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엉뚱하게도 줄리엣을 조명해버렸지만, 그것은 또 그것대로 만족스러우니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4세기도 전에 현대의 여성의 모습을 꼭 닮은 적극적인 여성상을 그려낸 셰익스피어가 놀라웠다. 서양의 귀족 사회도 조신한 여성상을 추구했다고 알고 있었기에……. 문학은 가끔 미래를 예견한다.

  10. 사실, 미야베 월드로 어서 오세요! 를 외치는 나이지만, 이 소설은 조금 낯설었다. 종래의 미야베 미유키와는 다른 무언가가 엿보인다고 해야 하나. 사실 너무도 일상적이고 잔잔한 전반부는 지루하기까지 했다. 보통의 추리 소설에 비한다면 그리 자극적인 이야기도 아니다. 책 표지의 일상적인 풍경, 책 전반부의 내용 그대로 이 소설은 내내 담담하다. 하지만 거기에는 누군가의 깊은 고뇌가 숨겨져 있다. 불륜을 눈치 채고도 모른 척 하는 누군가, 언니를 이기지 않고는 못 배기는 누군가, 결코 칭찬받지 못할 사랑을 하는 뻔뻔스러운 누군가……. 이 책을 읽는 것을 도저히 멈추지 못한 것은, 소설 속 일상에 등장하는 누군가들의 모습이 내 주변의 누군가들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0.001% 이하의 확률로 일어나는 희귀한 사건이 아닌, 주변에 흔히 있을 것 같은 소문 속의 사건들, 그 사건의 주인공들을 말이다.

  11. 소설의 초점은 키티에게로 맞춰져 있다. 간단히 말하면 너무도 편협하고 이기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던 '철없는 소녀' 키티가 철이 드는 과정이라고 해야 할까. 그 과정 속에서 서머싯 몸은, 키티를 통해 인간이 얼마나 모순적인 존재인가, 인간의 본연의 것은 무엇인가, 마음의 평화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 등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드리워진 인생의 베일을 들춰, 숨겨진 인생의 본 얼굴을 보여주려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 관점은 언제나 그렇듯, 소설의 초점에 충실한 반면 한눈을 팔기 마련이다. 내 시선은 지고지순한 애정을 보이는(내 생각에) 월터에게로 가서 꽂혔다. 월터의 사랑은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그것은 인간의 본성을 정확히 설명하는 말로, '모순적'이라는 것이다. 월터는 키티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증오했다. 애증이라는 말이 이다지도 정확히 들어맞을 수가 있을까. 그가 마지막 순간, 키티가 의도한 대로 마음의 평안을 찾았을 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키티가 대륙의 끝에서 발견한 종교를 초월하는 마음의 평온에서 나는 인간에 대한 생각을 했고, 동시에 가련한 남자의 지독한 애정, 종전에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랑의 형태를 바라보며 사상 최대의 로맨티시즘에 빠져 있다. 에드워드 노튼이 월터의 역에 딱 들어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개봉될 영화 <페인티드 베일>도 꼭 보러 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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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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