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차를 차고로 회전을 하여 들어가다 좁은 차고 문에 차의 옆 부분을 긁어버린 사고가 발생했다. 아내는 홍위병으로 트랙터도 운전해 봤고 정비도 해 봐서 자동차에 대한 상식이 뜻밖에도 많아서 놀란 적이 있는데 운전 면허증을 오래 전에 따고도 실제로 승용차를 운전해 본 경험은 별로 없어 지난여름엔 시내운전 연수를 받았으나 그래도 아직 운전이 서툴다.

 

▲차 사고 부위

내가 건강도 안 좋고 날씨가 춥기 때문에 외출을 삼가고 있기에 아내는 갖고 가야 할 물건이 꽤 된다면서 차를 직접 몰고 가게 된 것인데 목적지에 잘 다녀와서 지하차고에 차를 몰아 가던 길에서 회전하여 들어가다가 좁은 차고의 문에 손님 석 쪽을 주욱 긁어버린 것이다.

 

겨우 차를 차고에 대고 흥분한 상태에서 집에 돌아온 아내는 집의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나에게 차 사고가 났다고 하면서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내가 화를 낼까 봐 걱정한다.

 

그러나 내가 생각해도 자신이 잘못해서 차가 망가졌으니 야단맞을 각오를 하며 이야기하는 아내에게 나는 야단을 치는 대신 사람만 다치게 하지 않았으면 차야 고치면 되는 거지 하면서 오히려 아내의 마음이 진정되도록 더 따뜻하게 대해주며 사고에 대해 의식적으로 별말을 하지 않았다.

 

자동차 사고가 세계에서 제일 많이 나는 국가 중 하나라고 하는 한국에서 운전을 배우고 하고 다녔으니 아마 한국인은 나름대로 자동차 운전을 잘하는 나라에서 온 셈인데 그런 한국인이 중국에 와서는 중국인이 개판으로 운전하고 다니는 중국의 교통상황을 보고는 많이 놀란다.

 

그러면서 중국에선 운전하지 못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만큼 중국인의 교통문화가 형편없기 때문이고 이렇게 형편없는 중국의 자동차 문화는 중국인에게 공중도덕심과 교통법규를 더 잘 지키게 될 때까지 많은 시간이 가야 바로 잡힐 것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러니 교통사고도 차가 많이 증가하며 초보운전자가 더 늘어나기에 더 많이 날 것이란 생각도 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아들도 차를 빌려가 운전할 수가 있고, 또 초보운전자인 아내도 운전하게 될 경우를 생각해서 사고가 나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자동차 보험을 들 때엔 가장 요율이 높은 보험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 차를 사서 자동차 보험에 들 때 사고가 나면 남의 차는 물론 내차의 파손부분도 보상해 주는 보험을 들도록 하여 아내는 주위에 알아보고 평판이 좋은 곳에 보험을 들어 놓았다.

 

사고가 난 사실을 보험회사에 신고하니 뜻밖에도 친절하게 사고 접수를 하여주며 절차를 알려준다. 이번 아내가 낸 사고의 경우는 우리가 들어 놓은 보험이 전손 보험이기 때문에 수리비 100%가 모두 보상이 가능하다고 하며 아무 염려하지 말고 신고 절차를 밟으라고 한다.

 

단지, 사실 확인을 위해 디카가 있으면 사고가 난 지점에 가서 사진을 찍어 사고 장소를 확인할 수 있게 사진을 확보한 다음 보험회사의 사고처리 의뢰인에게 가서 신고하면 신고를 받고 사고 확인을 하고 나서 수리견적서를 받아 원하는 정비공장 어디에라도 수리견적서를 갖다 주고 차를 수리하면 된다는 것이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전화를 받은 보험회사원의 이야기대로 사고확인서를 접수하러 가니 핸드폰으로 보험회사에 접수된 접수번호가 SMS로 바로 도착이 되어 있다. 이 번호를 기재하여 사건확인서를 작성해 제출하니 신청받는 사람이 디카로 차의 사고부분을 찍고, 내가 찍어온 사고 현장 사진도 찍고 사고 확인을 하더니 수리견적서를 바로 발급해 준다.

 

제대로 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정비공장 어디에라도 가서 이 수리견적서를 제출하고 자를 고치면 된다며 친절하게 안내를 해 준다.

 

후진국이라고만 생각했던 중국에서 선진국인 미국에서보다 더 편하게 모든 사고처리절차를 전화 한 통으로 하게 되니 여기가 진짜 중국인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된다. 내가 가입한 보험회사가 좋아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되지만 아마도 많은 보험회사가 영업하는 중국이기에 다른 곳도 역시 이런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 여겨진다.

 

▲사고를 확인하고 견적서를 내 주는 곳

모든 것이 잘 처리가 되자 아내는 안심한다. 보험회사가 돈을 지급하겠다는 증명이 되는 수리견적서를 갖고 차를 산 딜러가 운영하는 정비공장에 오늘 맡길까 하다가 몇 가지 차를 타고 가서 처리해야 할 일을 다 처리한 다음 내일 갖다 맡기자고 하고는 일을 잘 보고 돌아왔다.

 

운전자의 운전문화는 후진국이지만 자동차 보험처리는 선진국 수준을 뺨치게 해 놓은 중국의 양면성을 보면서 전손 배상보험을 들어 놓은 것이 아주 잘했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자신의 운전미숙으로 사고가 나서 미안해하는 아내에게 나는 오히려 이런 사고가 좀 나더라도 튼튼한 보험을 들어놓았으니 걱정하지 말고 운전 경험을 쌓아야 한다며 운전을 계속해 주기를 당부한다.

 

그러면서 젊은 시절 내 잘못으로 큰 사고를 내고 정신을 잃고 병원에 실려가 있을 때 병원에 급히 오신 아버님께서 정신이 들자 야단맞을 것을 걱정하고 있던 나에게 자동차를 운전하다 보면 사고도 나게 마련인데 이만하길 다행이라시며 사고처리는 아버지에게 맡기라 하시며 나를 오히려 위로해 주신 아버님의 따듯함을 나는 보험을 잘 들어 놓고 아내에게 그대로 해 준 셈이 되었다.

 

친구에게서 전화가 오니 아내는 차 사고 낸 일을 이야기하며 남편이 화를 낼 줄 알았더니 그 반대였다면서 남편 자랑을 한다. 이번 일로 나는 아내에게 좋은 점수를 참 많이 받게 된 것 같다. (2011년 2월 10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