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군
  1. 해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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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절이 법정공휴일로 된 중국에서는 법정공휴일이 아닐 때와는 비교될 만큼 달라진 풍속도를 보게 되는 것 같다. 정부에서 하루 쉬게 해 주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를 실감하게 되기도 한다. 오늘, 6월 23일 하루를 쉬게 해 주고 있지만, 오늘이 금요일이라 토, 일요일과 함께 연휴가 된 것도 많은 사람이 이날을 명절로 다시 생각하며 즐기게 해 주는데 일조를 한다.


 


친하게 지내는 분으로 중국을 자주 왕래하시는 분에게서 전화를 받게 되었다. 단오절은 음력으로 지내는 명절인데 왜 한국과 중국의 단오절 날이 다르냐며 물어오신다. 그래서 달력을 찾아보게 된다. 한국은 6월 24로 내일이 단오절이라 되어 있다. 양력을 사용하며 음력은 거의 사용하지 않아 왔기에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으나 이렇게 명절이 된 단오절이 한국과 중국에서 하루가 다른 날 기념을 해야 하는 것을 알게 된다.


 


워낙 음력의 날짜란 것이 양력을 기준이 되는 달력으로 사용하는 한 해마다 양력으론 일자가 다른 날 지내게 된다. 게다가 올해는 윤달이 4월에 있어 조정되는 해라 양력으로 환산한 단오절은 10년 이래 가장 늦게 맞게 된다고 한다. 2009년엔 양력 5월 28일이 단오절이었으니 약 한 달간의 차이가 발생하여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중국과 한국이 23일과 24일로 단오절 날이 달라진 것도 기준 시각 때문이라 한다. 24시를 지나면 날짜가 바뀌는데 단 몇 초의 차이로 한국과 중국은 달력에 단오절 날을 다른 날로 표기를 해야 하고 그것을 지키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 보면 국가를 달리하는 탓이란 말도 틀린 말이 아니다. 국가가 다르고 서로 기준 삼는 것이 달라 발생하는 일로 시각도 인간의 손에 의해 조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오랜 역사와 더불어 나라가 크고 여러 종족에다 그 인구가 많아 그런지 단오절만 해도 유래가 여럿이다. 그래서 너무 많은 이야기가 생산된다. 그래서 대표적인 것을 찾아야 할 정도다.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전국시대 초나라의 시인이며 정치가인 굴원(屈原)의 고사라 해 그 고사를 읽어본다. 하지만, 명칭인 단오는 뜻밖에 간단하다. 단(端)이 처음을 뜻하고, 오(午)는 숫자 5를 뜻해 5자 두 개가 겹친 것에 의미를 두고 지어진 명칭이다.


 


아내는 처제와 함께 단오절이면 전통적으로 많은 사람이 먹는 종자(种子)를 만들어 이웃과 친지에게 보낸다. 직접 좋은 재료를 사다 정성을 다해 만든 종자는 돈을 벌려고 길거리에서 파는 종자와는 그 맛이 다른 것 같다. 하지만, 점점 이렇게 집에서 종자를 해 먹는 사람은 줄어들고 상업적으로 만든 것을 쉽게 사다 먹는 것이 더 보편화하는 것 같다. 게다가 포장을 아주 잘해 만든 선물용 종자는 가격이 꽤 비싼데도 사서 선물을 한다.


 


어릴 적 우리 집에서는 할머니와 어머니께서 명절 때면 송편을 하거나 시루떡을 쪄서 이웃의 어려운 사람에게 나눠주곤 했다. 그때 나는 그 심부름을 다녀오곤 했었다. 그때 부모님께서 먼 중국에서 와서 힘들게 사는 중국 화교에게 떡을 전달하라 해서 심부름을 가곤 했다. 그 화교는 추석이 되면 잊지 않고 월병을 보내오곤 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풍습은 먹고살기 어려운 시절 명절 때엔 서로 이웃에게 명절을 기념하며 먹을 것이라도 장만해 나눠 먹곤 했던 그 시절이 생각나게 한다. 가난했지만, 정이 있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종자를 만들어 먹는 그 유래가 굴원이 물에 빠져 스스로 자살해 죽자 물고기가 그의 시신을 먹지 못하게 하도록 물고기가 시신 대신 먹을 것을 물에 던져 준 데서 비롯되었다는 고사를 읽게 되니 사람끼리의 연분과 정을 생각하게 한다.


 


몇 년 전 한국의 한 대통령이 높은 바위언덕에 올라가 자살해 죽었다. 그가 떨어져 죽은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그의 무덤과 공원이 만들어져 있어 가 본 적이 있다. 굴원과 마찬가지로 자살한 것이다. 중국인은 종자를 만들어 그가 자살한 동정호에 그의 시신을 물고기가 먹지 못하게 던졌다고 하는데 한국에선 그가 떨어져 죽은 부엉바위 부근에 사람들은 돈을 기부하였고, 돌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놓은 공원이 만들어져 있었다. 방법은 달리하여 추모한 셈이지만 시대가 달라도 사람이 불쌍하게 느끼는 감정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2012년 6월 23일)


 




아내가 정성스레 만든 종자



가격이 꽤 비싼 종자 선물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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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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