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자
  1. 나를 만드는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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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시차의 눈을 달랜다
글쓴이
김경주 저
민음사
평균
별점7.5 (28)
잠자자
 

시를 읽는다. 아니 시는 읽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 한다.


그런데 나는 느끼는 것이 몇 되지 않는다. 시가 어려운 것인가? 아니다. 삶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는 시인과 내가 소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랜 만에 잡아본 시집이 나를 온통 복잡함 그리고 혼란으로 끌어들인다.




[시차의 눈을 달랜다] 김경주의 시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어의 조합으로 나의 눈을 시 속에서 떼어내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같은 문장을 다시 읽는 동안 읽으면 읽을수록 나의 머리는 복잡해 져 가고 있었다.




그의 시는 하나의 시를 통으로 볼 때와 한 문장 한 문장 따로 읽을 때의 느낌이 서로 다르다.  어떤 시는 이어지는 듯 한 문맥이지만 어떤 시는 전혀 다른 문장의 나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분명 연관성이 있을 듯하지만 아직 그의 삶을 통째로 이해하기에는 나의 삶의 무게가 더 가벼운 듯 하다.




연민이란 인간은 결국 자신과 가장 닮은 허구를 타인 쪽으로 열고 간다는 거다.


(Page 45 입김으로 쓴 문장 중에서 )




그의 시를 읽으면서 조금은 교만한 나를 발견한다. 나와 닮은 허구를 그의 시에서 찾아 느끼려고 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시인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없는 나의 단어의 한계와 의미의 한계를 느껴 보면서 시에 대한 존경심을 뿜어낸다.




시인은 제목을 시차라는 단어를 끄집어내서 이야기한다. 그의 시에는 시차가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려 주지는 않는다. 많은 여행의 뒤안길을 표현하는 느낌의 시들이 눈에 들어오고 머릿속에 남아있지만 여행의 상념을 이야기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의 새로운 환경에서 느껴지는 생소함이 시로 표현된다 하더라도 나는 시차의 느낌을 발견하지 못한다. 그의 시에서 시차는 동시대에 놓여 있지만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으로 움직이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을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쉽지만 미약한 시에 대한 나의 한계는 여기까지 인 듯하다.




짧은 글이 몇 백 페이지의 소설보다 더 오래 읽어도 다 읽은 다음 머릿속은 하얗게 되어 있다. 그래도 그의 단어 조합은 아직도 머릿속에서 무언가를 전해 주는 듯한 느낌만은 오래 간직하고 남아 있을 것 같다. 그 느낌이 무엇인지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에는 알게 될 지도 모른다는 헛된 희망을 품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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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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