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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isy
- 작성일
- 2021.2.5
Z세대 부모를 위한 SNS 심리학
- 글쓴이
- 케이트 아이크혼 저
현대지성
처음에는 정보량이 많아서 책이 잘 읽히지 않았는데, 나름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저자의 특수한 상황 상 내용이 자꾸 한 부분에 치우쳐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의 초기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삶이 어떠한 변화를 겪어왔는가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리해준 점은 좋았다. 애매하게 알고 있었던 것들이 클리어해지는 느낌이랄까.
초창기의 인터넷 세상은 익명성이 보장되어 지금보다 훨씬 자유로웠기 때문에, 사람들은 온라인에서는 새로운 정체성을 갖고 마치 현실과는 다른 존재로 살아가기가 쉬웠다고 얘기한다. 저자의 설명대로 예전에는 온라인 세상과 오프라인 세상은 애써 구분할 필요가 없었다. 구분이 너무 쉬웠으므로.
그런데 이제는 신원을 명확히 해야 활동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 많아지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선이 모호해졌다.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리는 콘텐츠가 점점 자신의 실제 모습을 닮아가게 된 것이다.
나도 요즘 SNS를 열심히 하는 편은 아니지만, 여러 개의 플랫폼을 경험해 보면서 가끔 '이게 뭐지..??' <-- 나도 이게 무슨 질문인지, 뭘 헷갈려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멍하니 이 온라인 세상에 대해서 자꾸 뭔지 모를 물음표를 던지곤 했다.
SNS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온라인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SNS세계에서 활발히 활동을 하면서 갖게 되는 시선은 많이 다르긴 했다. 그러니 SNS를 그래도 전보다는 많이 하게 되었던 것 같고.
SNS세상에서의 '망각'
저자는 책에서 '망각'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물론 디지털 발자국을 남긴 사람들에 해당되는 이야기겠지만) 계속 자신의 삶이 기록되고 어딘지도 모르는 곳까지 공유되어 망각을 하고 싶어도 자꾸 방해를 받는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과거를 털고 일어나서 현재의 삶을 충만하게 꾸려가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얘기하는 것이다. 즉, 과거를 계속 짊어지고 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과거를 '짊어진다'는 표현은 긍정보다는 부정에 가까운 표현이고, 모든 상황을 아우르는 말은 아니다. 과거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며 안고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존재하고 그 둘을 동시에 원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현재 SNS를 하면서 '망각'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을까, 적을까?
우리나라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 같은 플랫폼이 들어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사용하기까지 다른 나라와는 시차가 분명 있었던 것 같은데, 현재 '망각'이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시기 속에 있는 걸까, 아니면 아닌 걸까?
저자는 이런 시대를 유년기와 청소년기가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지속되는 환경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온라인으로 삽시간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사진이나 영상(어릴 때의 흑역사 등)이 삽시간에 일파만파로 퍼져나가 수치심을 느끼며, 헤어나올 수 없어 고통을 받는 몇몇 사람들을 예로 든다.
과거와 단절하는 능력이 심각하게 제한을 받고, 심지어 우리의 과거 관계망을 보존하는데 투자한 민간 기업들이 그 능력을 통제할 수도 있는 세상이 다가왔다. p38
SNS때문에&덕분에
SNS때문에, SNS덕분에
요즘 대학생들은 훨씬 더 많은 관계를 간직한 채 캠퍼스에 들어오게 된다는 것(이미 확립된 사회 관계망이 이들을 따라오기 때문),
대면 상호작용도 전자매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결혼식에서 참석자들이 온라인 환경에서 사귄 친구들과 대화 나누느라 딴전 피우는 모습을 목격하는 것이 쉬워짐)
어딘가로 멀리 떠나도 연락이 끊기지 않는 세상이 된 것
과거와 현재가 하나로 합쳐진다는 것
청소년들이 성장 과정에서 저지르는 실수나 판단 오류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면제해주었던 사회심리적 유예가 작동하지 않게 된 것
이처럼 아날로그 미디어에 비해 디지털 미디어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을 뿐더러 '잊지도 않는다.' 아날로그 미디어는 생산 시점과 배포 시점 사이에 항상 시차가 존재하지만, 디지털 미디어는 보통 생산과 배포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청소년들은 이제 더 이상 기억할 목적으로 자신의 사회적 삶을 기록하는 게 아니다. 단지 기록 플랫폼을 통해 세상살이를 경험할뿐이다. P165
최근 10년 사이 우리 얼굴 대부분이 태그가 됐다는 것
등등 온라인 사회 관계망 플랫폼을 통해 우리의 일상에는 슬며시 변화된 것들이 생각보다 많다.
많은 기업들은 사용자가 인터넷에서 만들어내는 정보를 모아서 수익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기술 기업들이 온갖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청소년들 손에 주어주고 이 기술을 최대한 자주 사용하게 만들려고 애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P183
결국, 저자는 우리에게 SNS시대에 인간이 지닌 망각의 능력(치유와 자유의 힘이 있는 능력)을 유지하면서 잊고 잊히는 경험을 지켜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에서 우려하는 부분들, 예견하는 내용들이 충분히 고민할 만한 가치가 있지만, 난 상당부분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뉴미디어는 계속해서 등장하고, 세상에 변화하는 속도는 이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가 될 수도, 되지 않을 수도, 새로운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
급변하는 세상, 경험해보지 못하고, 예측하기 힘든 세상에서 살면서 자신만의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 저자는 급속도로 정보가 공유되고 원치 않는 개인적인 정보들이 퍼지는 SNS의 특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예로 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었다. 무고한 피해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망도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것이다.
묻힐뻔한 억울한 사건들이 짧은 시간 안에 수많은 사람들을 통해 공유되며 수면위로 떠올라서 더 공정하게 해결되는 순기능도 있지만, 누군가의 작은 실수에 대중들이 과도한 비난의 화살을 날리기도 한다. 저자와는 달리, 과도기를 지나면 대면하는 오프라인 세상처럼 온라인에서도 서로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배려하는 그런 문화가 만연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은 또 나의 지나친 낙관주의가 발동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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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출처를 넣어주세요. ex) 234page, 4번 트랙<사랑해>, <브리짓존스의 다이어리>에서 브리짓의 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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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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