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사진
별이맘
  1. 일.고.십 생각나눔

이미지

도서명 표기
고독의 위로
글쓴이
앤서니 스토 저
책읽는수요일
평균
별점7.8 (18)
별이맘

우리는 '관계'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우리는 타자와의 관계맺음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위치를 재확인하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쓴다. 관계의 결핍, 관계의 끊어짐이 곧 자신의 소멸이라도 되는 듯이 기어코 관계 속에서 자신의 삶을 연명하고자 노력한다. 타자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기도 하고, 관계에서 오는 만족감에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한다. 관계가 주는 평온함, 안정감으로 우리는 '관계의 관성'에서 쉽사리 벗어나기 힘들어 보이기도 한다. 때때로 '허약한 관계'로 인해 자신의 삶이 얼룩지더라도 말이다.

 

우리 삶에 그림자와 같은, 관계의 실타래 속에서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을까. 관계를 벗어나서는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을 수 없는 것일까. 관계에서 소외된, 혹은 '자발적 독립'이라 명명하고자 하는 '고독의 시간'속에서 삶의 가치를 찾을 수는 없는 것일까. 관계 속에 물들어진 인간의 가치를 고독이라는 내면적 울림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진정한 나를 마주하는 용기와 함께. 외로움과 쓸쓸함의 경계로만 생각했던 고독이란 이름 앞에 어떤 말을 앞세워 삶의 위로를 건네려고 하는 걸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저자는 관계의 부재 속에서도 삶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관계가 행복의 필수조건이 아니듯이, 불완전한 관계를 벗어나 내면적 통합과정을 통해 새로운 통찰을 이끌어냄으로써, 고독이 삶에서 차지하는 의미를 역설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 고독해야 하는 이유, 고독으로부터 위로를 받아야 하는 이유, 혼자 있는 능력, 창조적인 상상력의 발현, '나와의 대화'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저자 나름대로의 논리를 제시한다. 수많은, 위대한 사상가들의 발자취 속에서 말이다.

 

대상이론 관점에서 개인의 존재가 정당화되려면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존재가 있어야 한다. 즉, 고립된 개인으로 살아갈 때, 그 삶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 그러나 독립적이고 개별적이며 독자적인 삶을 살았던 위대한 사상가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발견하려 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바꾸려하고, 자신의 창조물을 통해 우주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가장 의미있는 순간은 새로운 통찰을 얻는 순간이다. 그리고 이런 순간은 혼자 있는 순간이다.

-전혀다른 두 가지 욕망과 통합 (p.19-20)-

 

때때로 고독 속에 감춰진 그들의 삶을 정신 병리적 현상으로 바라볼지라도, 그들의 삶에서 '고독'은 유일한 도피처이자, 삶의 희망처럼 보이기도 한다. 관계에서 배제된 삶이 '아무 의미 없다'라는 대상이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듯, 그들은 자발적 고독 속에서 보다 자유로이, 자신의 삶을 탐구하고, 창조적 상상력을 통해 외부세계의 연결을 꾀하기도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다른 사람들과 상호 작용을 하면서 살아간다. 모든 인간은 인간관계뿐만아니라 인간관계 이외의 것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어린 시절에 경험한 사건, 타고난 재능과 능력, 기질 차이 등 여러 요소에 따라, 한 개인이 인생의 의미를 주로 다른 사람들에게서 찾는가 아니면 고독에서 찾는가가 결정된다. (p.48)

 

'인간은 평생 다른 사람들의 지지와 친교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존재'라는 말에 인류학자, 사회학자, 심리학자 모두가 동의하듯이(p.339),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작용과 반작용을 통해 삶의 동력을 유지해나간다. '관계'는 삶을 유지하는 데 있어 수많은 이유 중 하나이자, 동력의 가장 큰 역할을 차지한다. 관계가 행복의 유일한 수단이 아닐지라도, 고독이 곧 불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우리는 관계의 울타리 안에서 안정감과 평안함을 느낀다. 불완전한 개개인이 사회라는 합을 만들어가는 것처럼, 불완전한 관계가 오히려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시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관계의 관성에서 벗어나, 자발적 독립을 향한 발걸음을 내딜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

 

가장 행복한 삶이란 인간관계나 인간관계 이외의 것 어느 한 쪽에 대한 관심을 유일한 구원의 수단으로 이상화하지 않는 삶일 것이다. 전체를 향한 소망과 추구에는 인간 본성의 양면 모두가 포함되어야 한다. (p.49)

 

사회로부터 완전한 고립, 타인의 관계에 대한 물리적 고립은 아닐지라도, 정신적 고독에 대한 갈망과 그 의미에 대해 꽤나 합리적인 답을 찾아주는 듯 했다. (위로라고 불러도 좋을만큼) 결국은 '중도'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적어도 내가 혼자 있고 싶은 이유, 그토록 혼자만의 시간을 갈망했던 이유에 대한 답을 찾은 것 같다. 그러한 시간이 결코 의미 없는 시간이 아니었다는 위로와 함께. 지금 내가 갈망하는 '고독'은 치열하게 벗어나고자 했던 관계에 대한 외로움과는 다르다. 물리적으로 혼자임에는 같지만, 그 안에서 홀로 침잠하는 수동적 자아와는 달리, '나'를 찾고자 하는, 혹은 나를 잃지 않고자 하는 적극적 자아와의 만남을 갈망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관계의 얽매임으로부터 벗어나, 관계와 '나'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누구나 내면 깊숙한 곳에 자신만의 작업장을 간직하고 있어서 

언제든 마음대로 그곳으로 들어가 자유와 고독을 지을 수 있어야 한다."

- 미셸 드 몽테뉴 -

 

언제고 한 번은 나 자신과 마주해야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때론 막연한 고립감에 그저 회피하고 싶어질 때도 있고, 싹트는 감정을 무시해버릴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감정을 온전히 받아 들여야지만, 상처 입은 내면의 나를 치유할 수 있다. 그 속에서 본연의 나를 찾을 수 있으며, 무한한 상상력의 발현을 통해 창조적인 삶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할 것이다. 그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 인생이기에, 적어도 한 번은 자신만의 길을 향해 한 발 내딛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자유와 고독의 끊임없는 줄다리기 속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고독으로부터 자신을 쓰다듬을 수 있는 위로가 필요한 것 같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우리 모두

좋은 본성과 너무도 오랫동안 떨어져 시들어가고,

일에 지치고, 쾌락에 진력이 났을 때,

고독은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가.

- 윌리엄 워즈워스 -

 

◎ 고독에 답하다 : http://blog.yes24.com/document/10476235

좋아요
댓글
21
작성일
2023.04.26

댓글 21

  1. 대표사진

    별이맘

    작성일
    2018. 6. 27.

    @큰산

  2. 대표사진

    휘연

    작성일
    2018. 6. 28.

  3. 대표사진

    별이맘

    작성일
    2018. 6. 28.

    @휘연

  4. 대표사진

    나른한오후

    작성일
    2018. 7. 20.

  5. 대표사진

    별이맘

    작성일
    2018. 7. 25.

    @나른한오후

별이맘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5.3.7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3.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5.2.19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2.19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19.5.14

    좋아요
    댓글
    9
    작성일
    2019.5.14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7.1
    좋아요
    댓글
    149
    작성일
    2025.7.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7.3
    좋아요
    댓글
    175
    작성일
    2025.7.3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7.1
    좋아요
    댓글
    127
    작성일
    2025.7.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