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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s417
- 작성일
- 2024.3.16
머꼬네집에 놀러 올래
- 글쓴이
- 이만교 저
문학동네
사실 이 책을 구입한 것은 한참 되었지만 제목만 보고는 동화책쯤으로 생각하고 중학교 학급문고에 꽂아두었었는데, 방학하고 집에 가져와 읽어보니 첫 장부터 일제 강점기 할아버지 할머니가 등장하더니 6.25 한국전쟁, 5.16 군사쿠데타 유신독재, 5.18 광주를 거쳐 IMF까지 격변의 한국 근현대사를 징하고 장하게 살아남은 한 가족의 ‘낙원구 행복동’ 이야기가 펼쳐졌다.
소설의 공간적 배경은 명확한 동네 이름을 알 수 없는 서울의 위성도시의 변두리, 시간적 배경은 IMF 구제금융 시절인 1990년대 후반쯤 되는 것 같다. 주인공인 ‘나’는 군대를 다녀와 어학연수를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이니까 아마 대학 2학년이나 3학년쯤 되는 93학번이나 94학번 복학생일 것 같다. 나와 비슷한 연배이다.
얼핏 보면 청소년소설이나 역사소설 같기도 한 이 책의 주장르는 ‘휴먼다큐 블랙코미디 판타지’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 후반 당시 가난하지만 보통의 도시 소시민들의 일상과 <응답하라 1994/1997>을 떠올리게 하는 익숙한 거리의 풍경들, 젊은이들의 풋풋한 연애와 대중문화 생활(머꼬네집에서 왕가위의 ‘중경삼림’과 디카프리오를 만날 줄이야!), 주머니가 얇은 노동자와 자영업자로 살아가기에 만만치 않은 요지경인 삶,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정’이란 것이 아직 남아있던 시절의 진한 사골국 같은 가족 간의 우애, 있는 듯 없는 듯 그림자처럼 물러나 있지만 세월의 지혜와 담대함으로 생불(生佛)이 된 노인들에 대한 경외, 아기 예수가 강림한 것마냥 새생명 ‘머꼬’의 탄생을 축복하며 갖는 한 줄기 희망과 기쁨 등이 정의 넘치는 사회교과서나 눈물 짜는 인간극장이 아니라 장진 감독의 <킬러들의 수다>처럼 유쾌하게 그려지고, 남달리 지적이고 예리한 작가의 묵직한 통찰과 번뜩이는 기지는 유치찬란 초딩스러운 블랙코미디와 아무 때나 ‘짠!’하고 나타나는 판타지 유머로 한없이 가벼워진다.
작가는 일부러 작정이라도 한 듯이 한 페이지에 최소 한 번씩은 배꼽 잡고 깔깔거릴 웃음 한 줌이나 짠하게 찔끔거릴 눈물 한 방울의 덫을 촘촘한 레이더망처럼 설치해 놓았다. 애써 ‘이 정도쯤이야.’ 하고 안 넘어 가보려고 해도 바로 그 다음 장에서 만화 영화처럼 피용~ 당하고 만다.
나는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않는 이런 유쾌하고 엉뚱한 순수명랑코믹 판타지를 너무 사랑한다. 특히 ‘사람 살리는 이야기’를 정치적이라며 은밀히 외면하는 수많은 위선들에 맞서 현실에 꼿꼿이 발 딛고 당당히 큰소리치는, 거기다 보란 듯이 한 술 더 떠서 끝내주게 웃기는 주인공들이라면 더더욱 응원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귀여운 꼬물이 머꼬와 <머꼬네집>은 우리의 구원이자 신이다.
소설의 공간적 배경은 명확한 동네 이름을 알 수 없는 서울의 위성도시의 변두리, 시간적 배경은 IMF 구제금융 시절인 1990년대 후반쯤 되는 것 같다. 주인공인 ‘나’는 군대를 다녀와 어학연수를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이니까 아마 대학 2학년이나 3학년쯤 되는 93학번이나 94학번 복학생일 것 같다. 나와 비슷한 연배이다.
얼핏 보면 청소년소설이나 역사소설 같기도 한 이 책의 주장르는 ‘휴먼다큐 블랙코미디 판타지’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 후반 당시 가난하지만 보통의 도시 소시민들의 일상과 <응답하라 1994/1997>을 떠올리게 하는 익숙한 거리의 풍경들, 젊은이들의 풋풋한 연애와 대중문화 생활(머꼬네집에서 왕가위의 ‘중경삼림’과 디카프리오를 만날 줄이야!), 주머니가 얇은 노동자와 자영업자로 살아가기에 만만치 않은 요지경인 삶,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정’이란 것이 아직 남아있던 시절의 진한 사골국 같은 가족 간의 우애, 있는 듯 없는 듯 그림자처럼 물러나 있지만 세월의 지혜와 담대함으로 생불(生佛)이 된 노인들에 대한 경외, 아기 예수가 강림한 것마냥 새생명 ‘머꼬’의 탄생을 축복하며 갖는 한 줄기 희망과 기쁨 등이 정의 넘치는 사회교과서나 눈물 짜는 인간극장이 아니라 장진 감독의 <킬러들의 수다>처럼 유쾌하게 그려지고, 남달리 지적이고 예리한 작가의 묵직한 통찰과 번뜩이는 기지는 유치찬란 초딩스러운 블랙코미디와 아무 때나 ‘짠!’하고 나타나는 판타지 유머로 한없이 가벼워진다.
작가는 일부러 작정이라도 한 듯이 한 페이지에 최소 한 번씩은 배꼽 잡고 깔깔거릴 웃음 한 줌이나 짠하게 찔끔거릴 눈물 한 방울의 덫을 촘촘한 레이더망처럼 설치해 놓았다. 애써 ‘이 정도쯤이야.’ 하고 안 넘어 가보려고 해도 바로 그 다음 장에서 만화 영화처럼 피용~ 당하고 만다.
나는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않는 이런 유쾌하고 엉뚱한 순수명랑코믹 판타지를 너무 사랑한다. 특히 ‘사람 살리는 이야기’를 정치적이라며 은밀히 외면하는 수많은 위선들에 맞서 현실에 꼿꼿이 발 딛고 당당히 큰소리치는, 거기다 보란 듯이 한 술 더 떠서 끝내주게 웃기는 주인공들이라면 더더욱 응원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귀여운 꼬물이 머꼬와 <머꼬네집>은 우리의 구원이자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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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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