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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폭삭 속았수다
글쓴이
성우제 저
평균
별점9.1 (20)
augusta

처음 책을 집어 들고 분량에 좀 놀랐다. 한 개인의 올레 완주기가, 물론 사진이 군데군데 들어가 있기는 하나 근 오백 페이지에 육박하다니. 올레길을 어떻게 걸었기에 이만큼이나 할 이야기가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은 책을 읽어가며 이해와 감탄으로 바뀌었다. 


이 책, 성우제의 ‘폭삭 속았수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의 제주 방언)은 단순히 개인의 여행기만은 아니다. 물론 개인적인 소회나 감상도 충분하나, 그 이상으로 그가 올레길을 걸으며 만났던 제주 사람들과, 그가 밟았던 제주의 각 동네 이야기가 이 책을 이루고 있다. 즉 이 책은 제주 올레 기행문인 동시에 그가 올레길을 걸었던 2013년 5월 제주의 박물지, 그리고 출신과사는 지역이 다양한 제주인들의 인터뷰이기도 한 셈이다. 


기자로 올해 일했던 저자의 경력 탓인지 각 꼭지의 글이 잘 쓴 기사처럼 수월하게 읽힌다. 물론 글 내용의 충실함은 저자가 제주올레의 대모 격인 서명숙 이사장의 옛 직장 후배라는 인연 덕분에 최상의 코스를, 단순히 올레길 주변에 사는 이들만이 아니라 올레길을 처음 만든 이들과도 만나가며 걸은 덕분이기도 할 것이다. 읽는 이 입장에서는 조금 더 내밀한 속살 이야기를 조금 더 깊이 알게 되는 것이니 그 점도 고맙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제주라는 섬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지만 이 아름다운 섬에 사는 이들의 상처 역시 가리지 않고 보여준다. 이재수의 난으로 피해를 입었던 천주교와는 공식 화해가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그 상처가 생생한, 여전히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을까 싶은 제주 4.3 사태. 그리고 예전부터 출륙금지령을 비롯해 제주인들이 받아온 오랜 차별과 수탈의 역사를 책을 읽다 보면 새삼 실감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랬기 때문에 제주는 대한민국에서 자발적인 지역공동체 단위의 기부 문화가 가장 발전한 지역이기도 하다. 먹고 살기 위해 일본으로 이주했던 제주인들이 거기서 힘들게 번 돈을 고향마을에 기부하고, 고향은 그들을 기념하며 세세하게 그 내역을 기록한 비석을 줄지어 세우는 그 곳이 바로 제주다.


셀 수 없이 여러 번 다녀왔고 많이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지역이었는데도, 책을 읽으며 새삼 내가 제주에 대해 모르는 것이 참 많았구나 싶었다. 올레길을 걷건, 걷지 않건 다음번 제주에 가면 제주의 풍광이 조금은 다르게 보일 거 같았다. 책을 읽는 기쁨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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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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