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서재 2023

책읽는호르데아리
- 작성일
- 202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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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안데르스 한센 저
동양북스(동양books)
저자 안데르스 한센은 스웨덴의 정신과 의사로 2019년 공중파 텔레비전에서 '당신의 뇌'라는 5회의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공영라디오에 출현해서 '이렇게 잘 지내는데 기분은 왜 이렇게 나쁜가' 라는 주제를 다루었다. 이들 프로그램의 출연으로 스웨덴에서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은 듯하다. '역행자'의 저자가 추천한 도서로도 유명한 이 책은 디지털이 지배하는 삶이 우리 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려준다.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우리 몸의 일부나 다름없어진 휴대전화라는 도구에 중독된 삶을 살고 있다. 비단 십대와 이십대의 청소년 뿐만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도 휴대폰으로 유튜브를 보고 카톡을 하는 세상이다. 2018년 페이스북의 총가입자수가 나를 제외한 사람으로 20억 명을 돌파했다고 하니 5년이 지난 지금은 더 늘어났음이 분명하다. 우리의 뇌는 아직 원시시대의 수렵채집 생활의 단계에서 많이 진화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현재 디지털 세상에 살고 있다. 수렵채집 시대에서 살아 남은 인간은 작은 소리에도 주위를 경계해야 했다. 그 당시 인류의 평균 수명은 30세 미만이었고 10~50%는 다른 사람에게 맞아 죽었다. 먹을 것이 생기면 배가 터질 지경까지 일단 먹어두는 쪽이 생존에 유리했다. 현대의 우리는 생존에 유리하도록 설계된 유전자의 지시와 뇌의 보상체계에 의해서 끊임없이 자극을 갈망하게 되었다. 살이 찌는 것은 더 이상 생존에 유리하지 않음에도 여전히 설탕과 지방을 갈구한다.
우리의 뇌는 생존에 유리하도록 진화했으므로 지난 1만여 년 동안 해 온 그대로 작동한다. 뇌는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성에 도파민을 분비해서 보상을 하므로 우리는 휴대전화 알림음을 확인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뇌는 새로운 정보 중에서 감정적으로 흥분되거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에 민감하므로 위험과 관련있는 내용을 추구한다. 그래서 우리가 범죄사건 기사에 알게 모르게 끌리게 된다. 또한 알림음은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어 뇌에 보상한다. 우리 선조에게 무리에서 배제되어 혼자 고립된다는 것은 생존가능성이 희박해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심박동수를 올리는 운동의 유익성을 강조한다. 운동은 집중력을 높이고 장기 기억력을 향상시킨다. 우울증과 불안감을 줄여준다. 또한 숙면을 취할 수 있게 해 준다. 휴대전화와 디지털 기기는 취침 전에 멀리하고 가능한 다른 방에 두고 잘 것을 권한다. 공부를 하거나 독서를 할 때에도 휴대전화가 옆에 있으면 비록 무음설정을 해 두더라도 집중력이 저하된다고 한다. 청소년들은 우울감을 더 많이 느끼고 주의가 산만하며 수면부족에 시달린다. 심지어 자다가도 몇 번씩 휴대전화를 본다고 한다. 우리가 디지털 기계에 중독되어 SNS의 '좋아요'나 '하트'의 숫자와 알림음에서 쾌락을 맛본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다른 뇌과학 관련 책에서 익숙한 내용도 많지만 저자는 학술적인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이 책으로 알게된 또 다른 한 가지는 최신의 학술연구라고 할지라도 연구설계과정에서 학술지에 발표까지는 4~5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책에 인용된 자료는 이미 최신 자료는 아닌 것이다.
전자책을 읽은 경우보다 종이책을 읽은 학생들이 내용을 더 잘 기억했다는 부분이 충격적이다. 나의 경우 종이책도 좋아하지만 편리성으로 인해서 휴대전화로 전자책을 훨씬 더 많이 본다. 블루라이트를 발생시키는 전자기기는 숙면을 방해한다. 휴대전화나 태블릿에서 방출되는 블루라이트는 뇌를 깨워서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눈에는 블루라이트에 강하게 반응하는 세포가 있어서 잠자기 전에 휴대전화를 보면 생체시계를 2~3시간 되돌리는 효과가 있다.
저자의 다른 책 '뇌는 달리고 싶다'는 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책으로 지난 달에 읽었다. '인스타 브레인'에서는 운동의 중요성도 언급하지만 휴대전화에 중독된 인간의 뇌에 중점을 두고 있다. 나는 휴대전화에 중독된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 같다. 밤에라도 가능한 휴대전화를 멀리하고 종이책을 읽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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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